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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코비 브라이언트가 코비 브라이언트 였던 마지막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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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4-13 07:45:10
코비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기 직전 7경기에 대한 ESPN BAXTER HOLMES의 회고 기사입니다.
저는 사실 커리어 내내 안티였는데, 이 시즌에 코비의 회광반조 & 고군분투를 지켜본 이후로는 이 고집불통의 선수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단 하루, 단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그에게 소소하나마 이 번역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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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완 제이미슨은 그의 오른쪽 락커에 발을 얼음물에 담그고, 무릎에는 아이스백을 두른 채로 널브러져 있는 자신의 팀메이트가 진심으로 걱정되었다.  14년을 NBA에서 뛰어오면서 제이미슨은 이보다 더 지친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35살 생일을 4개월 앞둔 그는 제이미슨의 말에 따르면 “105살짜리 할머니”처럼 움직였고, “야, 너 괜찮아?”라는 그의 물음에 이미 NBA에서 54,000분 이상을 뛴 이 선수는 (같은 나이 다른 누구보다도 6,000분 이상을 뜀) 대답을 하는 것 조차 버거워 보였다.

다른 이들도 걱정하였다.  “보호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라고 드와잇 하워드는 레이커스 코치들에게 이야기 했고, 코치들도 시도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감독 마이크 댄토니도 매 경기의 1쿼터 말미마다 그의 스타 플레이어에게 “너 좀 나와서 쉬어야 해”라고 빌다시피 호소 하곤 했지만, 그 스타 플레이어는 항상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쉬고 싶어지면 그때 이야기 하겠습니다.”

그리고 누적이 되기 시작했다.

제이미슨과 가드 크리스 듀혼은 그의 팀메이트이자, 스타 플레이어가 자신의 락커 앞에 쓰러지듯 널브러져 있는 것을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매 게임 마다 이는 반복되었고, 한 경기씩 지날 때 마다 제이미슨은 그 얼음으로 둘러쳐진 초췌한 영혼을 바라보면서, 이것이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 얘가 이걸 버텨낼 수 있을리 없어.”라고 그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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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30일 : Lakers at Kings





27-46으로 킹스에게 뒤진 채 2쿼터가 막 시작되려는 차에, 댄토니는 매일 밤 해왔듯이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애원하였다.  제발, 1분만이라도 쉬어.  “아뇨, 오늘은 48분 뛸겁니다.”라고 코비는 말한다.

그리고 그는 23초만을 제외하고 경기를 풀로 소화하며 103-98 역전승을 이끌어 내었지만 그 와중에 왼쪽 발목을 접질렀고, 이틀 전에는 밀워키 전에서 왼쪽 발의 뼛조각이 심하게 염증이 생겨 경기 후에 목발을 짚고 아레나에서 퇴장하여야 할 정도였다.  “가끔은 정신력으로 버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라고 브라이언트는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말한다.  “지금은 앉아서 쉴 때가 아니죠.”

왜냐하면 킹스전 승리 이후 8게임이 남아있는 지금 이 시점에 레이커스는 재즈와 컨퍼런스 8위 자리를 놓고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재즈가 타이브레이커를 가지고 있다)  레이커스는 프랜차이즈 역사 상 가장 굴곡이 많은 이번 시즌을 살리기 위해서는 계속 승리하여야만 하였다.

생각해보면 이 팀은 오프시즌에 투타임MVP인 스티브 내쉬를 데려왔고, 쓰리타임 DPOY인 드와이트 하워드를 데려온 팀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둘이 합쳐 6번 이상의 올스타 선정 기록이 있는 선수들을 한번에 데려온 팀이었다.  내쉬, 브라이언트, 메타, 파우가솔 그리고 하워드의 이 스타팅 라인업은 도합 33회의 올스타 선정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페이롤은 1억불 (100밀)을 초과하여 리그 최고치였다.  서류 상으로는 이 슈퍼팀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높이 올라갈 것이 확실시 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참사에 가까웠다.  레이커스는 5경기 만에 마이크 브라운 감독을 해고하였고, 1월에는 시즌 중 최악의 기록으로 5할 승수에서 8경기를 못미치는 기록을 내고 있었다.  브라운 감독의 대체자로 닉스에서 순탄치 않은 4년을 보낸 마이크 댄토니를 선임한 것은 보기에 따라 기막힌 선택으로 보이거나, 갈팡질팡하며 길을 잃은 프랜차이즈의 신호로 보이기도 했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거야?’라는 생각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었습니다.”라고 레이커스 센터 로버트 사크레는 당시 LA의 분위기를 전한다.  당시 레이커스 어시스턴트 코치였단 다빈 햄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였다면 “재앙”이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제이미슨은 “역대 가장 실망스러운 팀 중 하나”로 불리게 되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한달 전,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커리어 중 처음으로 약속을 하였다.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될 것이라고.

 “공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팀메이트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죠.”라고 브라이언트는 당시를 회고한다.  “모두에게 우리가 이것을 해낼 것이라는 것을 이해시켜야 했어요.  단순히 희망하는게 아니라, “우리는 이걸 해낼거야”라는 메시지 였습니다.  가끔은 그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나면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거든요.”

브라이언트는 새크라멘토 전을 기점으로 해서 이 약속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네, 하지만 전 그게 좋았어요.  X나게 좋았죠.”라고 그는 말한다.  “그걸로 제 커리어 그 어느 때도 도달할 수 없던 레벨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 처리 했고, 8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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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는 몸을 앞으로 기울여, 눈을 크게 뜨고는 이 시즌이 어떻게 달랐는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매일 밤 5시간씩 필름을 보면서 연구합니다.  보고 또 보고, 돌려보고, 위크 사이드의 각각의 선수들의 행동 패턴을 관찰합니다.”라고 브라이언트는 말한다.  “제가 스크린 앤 롤을 할 때 그 선수가 뭘 하는지를 봅니다.  두 명을 바라보고 있는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은지,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지 말이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스크린을 타고 나오면 그가 아무것도 주의깊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란 걸 알 수 있죠.  그럼 저는 공을 그가 알아채기도 전에 조디 믹스에게 연결해줄 수 있고, 조디는 3점을 넣을 수 있죠.  이런 식으로 코트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게임 전체를 컨트롤 하기로 마음먹었죠.”

그가 상대하는 모든 팀에 대해 그는 최근 5경기를 본다.  그는 그 팀이 케빈 듀란트, 르브론 제임스, 혹은 드웨인 웨이드 같은 엘리트 공격수들을 상대로 어떻게 플레이 하는지, 특정 지역을 어떤 로테이션으로 어떻게 수비 하는지를 본다.  그는 이러한 로테이션 별로 특징을 기억해 두었다가 자신의 팀메이트들을 그들의 수비를 깰 수 있는 포지션에 위치 시킨다.  

브라이언트는 이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신의 팀메이트 들을 마치 체스 판 위의 말처럼 이동시키듯이 능숙하게 손을 움직인다.  그는 활기차고 열정적이며, 그의 목소리는 에너지가 넘치고 날이 서있다.
 “지휘자 같다고나 할까요.”라고 그는 말을 잇는다.  “그런 식으로 해서 우승을 할 수는 없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불가능하죠. 하지만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야 했습니다.  모든 세세한 디테일까지 다 제가 관리해야 했죠.  모든 플레이를 제가 콜 했습니다.  코트에서 각각의 선수들의 위치를 다 정해주고, 수비 할 때에도 저의 의지대로 모든 것을 바꾸었습니다.”

모든 플레이를 다 콜 했다고?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라고 댄토니는 말한다.  “부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음, 뭐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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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일 : Lakers vs. Mavericks





3일 후,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브라이언트와 댄토니는 다시 플레잉 타임을 가지고 논쟁하였지만, 논쟁이라기 보다는 사실 브라이언트가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댄토니는 상황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편이다.  이번 경기는 TNT 방송이기 때문에, 타임아웃도 길고, 하프타임도 길어 조금이나마 휴식시간을 더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이커스는 이러한 방식을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만약 브라이언트가 정 쉬지 않으려고 한다면, 레이커스는 게임 클락이 멈춘 상태에서 그의 휴식 시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쿼터 간 휴식시간이나 타임아웃 시에 그는 벤치에서 가장 늦게 일어났고, 필요할 경우 시합 중에 치료를 받기도 하였는데 스탭들이 열팩을 가져와 아픈 부위에 대주고는 하였다.  이 때 레이커스 수석 물리치료사인 주디 세토가 브라이언트를 주로 전담하였는데, 일부 팀메이트들은 브라이언트가 마치 매 라운드 공이 울릴 때마다 세컨으로 돌아와 치료를 받지만 상태는 점점 안좋아지는 권투선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부상 부위가 어디든 간에 문지르고 누르고, 열팩을 갖다대어 낫게 하려고 했었죠.  계속 따뜻하게 몸을 유지하고, 수분을 계속 공급해주었었죠.”라고 당시 레이커스 가드였던 대리우스 모리스는 회고한다. 

하프타임에 레이커스는 55-40으로 리드하였고, 브라이언트는 코트 나오기 직전까지 락커룸에서 치료를 받다가 맨 마지막으로 나왔다.  (하프 타임에 진행된) 샤킬 오닐의 34번 져지 은퇴식에 그가 참석하지 못한 이유이다.

내쉬도 결장 중인 상태에서 (그는 햄스트링 부상을 치료 중이었다) 브라이언트는 시즌 두번째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다.  23득점 11 어시스트, 11 리바운드.  또 그는 4개의 스틸과 2개의 블록을 기록하였다.  레이커스가 20점차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47분간 휴식 없이 출장한다.  지난 경기까지 합쳐 총 79초를 쉬었다.  “지금은 그냥 참고 밀고 나아가야 할 때 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다리를 얼움물에 담그고, 본인 라커 앞에 널브러진 채로 말이다.

조금이라도 체력을 보전하기 위해, 34세의 브라이언트는 슛어라운드에도, 연습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팀의 엘 세군도 트레이닝 시설의 사이드에서 마사지 테이블에 누워서는 치료를 받는다.  

보통 브라이언트는 프리게임 슈팅 루틴을 경기 시작 4시간 전에 시작한다.  경기장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 2~30분 간 약 250개의 슛을 쏘는데, 이 시점에는 그것도 힘든 상황이다.  “프리게임 루틴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라고 당시 어시스턴트 코치이자 선수 발달 담당이었던 필 핸디는 말한다.  “경기 전에 어떤 워크아웃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없는 날도 운동을 하지 보다는 치료를 받고 쉬는데에 주력 했었습니다.”  모든 것은 그가 경기에 조금이라도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2경기에서 2승을 거두었지만, 댄토니는 브라이언트의 신체적 부담이 누적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레이커스는 다음 경기까지 이틀의 휴식 시간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3일간 2개의 경기가 있었다.  “우리도 조심해야 하겠죠.”라며 그는 덧붙인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쉬게 하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뛰는 것이 향후에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을 바랄 뿐입니다.”라고 가솔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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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브라이언트가 엄청나게 지쳐보였다는 팀메이트들의 증언에 대해, 댄토니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한다.

 “내가 그것을 부정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라고 댄토니는 오늘날 말한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거기에 대해 매 경기마다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없었습니다.”라고 댄토니는 말한다.  “한번은 미치 컵책에게도 이야기 했었죠.  ‘미치, 저렇게 계속 할 수는 없어.  경기에서 빼줘야 한다고.’  그가 원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저한테 여러 번 말하곤 했죠.  ‘마이크, 힘들면 그때 말할께요.  그리고 나가야 될 것 같으면 그 때 말 하겠습니다.’”

 “될대로 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19,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에 입씨름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정도는 해줬어야 그를 시합에서 뺄 수 있었을지 모르죠.  도무지 나오지를 않으려고 했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죠.”

 “물론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었고, 그러길 원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선수를 그런식으로 기용하여서도 안되죠.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 얘기도 했어요.  다른 코치들도 자기를 빼지 못했기 때문에, 저도 자기를 뺄 수 없을거라구요.  뭐 그런 식이었죠.”

브라이언트가 코치진에게 자신의 몸상태를 알리지 않았을진 모르겠지만, 자신의 팀메이트들에게도 그것을 숨길 수는 없었다.

우리 모두 그가 얼마나 무리하고 있는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얼마나 많이 뛰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가솔은 말한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그러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에 대해 많은 걱정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그는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다.

 “별로 느끼지도 못했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거나 하지도 않았어요.”라고 그는 이제 말한다.  “해야 할 일이 있었죠.  플레이오프에 나가야 하는 것. 그걸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했고, 48분을 통으로 뛸 수 있도록 경기 전까지 몸을 만드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사람들이 그가 고집불통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고집불통이 그를 수년 간 위대한 선수이게끔 했던거죠.”라고 모리스는 말한다. “그게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선수의 재능이자 저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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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5일 : Lakers vs. Grizzlies





브라이언트의 목소리는 지쳐있었고, 거칠어져 있었다.  86-84로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꺾은 경기에서 그는 거의 43분 동안 출전하며 24점, 9 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하였고, 경기 후에 “X빠지게 힘드네요.”라고 말하였다.  4쿼터 중에 그는 3분 정도 쉴 것을 요청하였으나, 경기로 돌아온 이후로 그는 다리가 받쳐주지 않았고, 마지막 1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20풋 점퍼를 미스한 것을 포함하여 마지막 6개의 슛 중 5개를 실패하였다.  “마지막 슛을 쏘고 힘들었던 게 아닙니다.”라고 그는 반박한다.  “그냥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쳤던 것 뿐입니다.”

브라이언트는 3경기 도합 144분 중 총 137분을 뛰었다.  “두 경기 전에 저는 이미 우려스럽다고 이야기 했었습니다.”라고 가솔은 말한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그가 최고입니다.”  이는 레이커스가 처한 양날의 검 같은 상황이었다.  브라이언트에게는 휴식이 필요하지만, 승리 하기 위해서는, 특히나 그 언제보다도 승리가 절실한 지금은, 그가 필요하였다.

 “그 당시에 그가 너무 많이 뛰는 것이 아닌지, 젊은 선수들을 투입해서 몇 분 정도는 쉬게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고 때때로 생각은 했었습니다.”라고 모리스는 회고한다.  “하지만 그가 기여하는 바가 너무 커서 그러기가 쉽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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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7일 : Lakers vs. Clippers





브라이언트는 본인의 커리어 16시즌 중 15시즌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였고, 레이커스가 유타에 플레이오프 막차 자리를 놓고 반 경기를 앞선 상태에서 또 하나의 진출 기회를 맞이하고 있었다.

내쉬와 월드 피스가 결장한 가운데, 댄토니는 구멍을 막기 위해 로테이션을 7인으로 축소시킨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부족하였고, 결국 한때는 자신들의 밥이었던, 하지만 지금은 더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은 클리퍼스에게 109대 95로 패한다.

브라이언트는 25득점을 하였지만 야투가 6-19 로 저조하였으며, 10 어시스트와 7 리바운드도 기록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39.8초를 제외한 모든 시간을 출장하였다.  클리퍼스는 사상 처음으로 퍼시픽 디비전 타이틀을 차지 하였으며 1975년 이래 처음으로 레이커스를 상대로 시즌 스윕을 달성한다.  여기에 유타가 골든스테이트를 꺾으며, 레이커스는 9위로 추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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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당시 햄스트링에 통증이 엄청났었어요.”라고 브라이언트는 회고한다.  “땡기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스트레칭도 할 수 없었죠.  집에 얼음 목욕을 위한 방이 있는데, 얼음 목욕을 하고는 추워서 옷을 3겹을 껴입고 잤어야 했어요.  하지만 몸을 회복시키려면 그렇게 해야 했었죠.  와, 지금 생각하니 미친 짓이네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춘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제일 문제였던 부위가 어디였는지 아세요?”라고 그는 묻는다.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것 같긴 한데요, 사실 오른쪽 발목이 제일 심각했어요.  발목이 너무 아파서, 왼쪽으로 무게 중심을 둬야 했었죠.  이건 고등학교 때부터 있었던 문제에요.  그 당시 정말 심하게 접질렀었는데, 그게 계속 이어졌죠.  하지만 오른쪽 발목은 (무브를 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위에요.  왜냐하면 팀들이 저를 상대로 다운 커버리지를 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에 제가 왼쪽으로 드라이브 해서 풀업샷을 쏘게 되는데, 이 때 발목이 받쳐주지 않으면 슛을 하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른쪽 발목을 엄청 단련해야 했어요.  많은 경우 통증을 참고 슛을 쏴야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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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9일 : Lakers vs. Hornets

레이커스는 3쿼터까지 27승 51패의 호넷츠 상대로 동점인 상황이다.  레이커스와 플레이오프 막차 경쟁 중인 유타는 막 썬더에게 패하여, 일단 잠시나마 레이커스가 다시 8위가 된 상황이다.  3쿼터 동안 7득점 밖에 하지 못한 브라이언트는 4쿼터에 팀의 34득점 중 23점을 몰아넣으며 104대 96으로 역전승을 이끈다.  하지만 그는 불안해하고 있다.  이 게임은 백투백 일정의 첫 경기였는데 그는 41분을 뛰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좀 쉽게 가는 해가 되는 줄 알았는데요.”라고 그는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말한다.

사실 하워드, 가솔, 내쉬, 월드피스와 함께라면 레이커스는 6월에 샴페인을 터뜨리고 우승 기념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어야 맞다.  조디 믹스는 향후 2년간 파이널에서 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레이커스에 합류하였다.  제이미슨은 타 구단의 더 좋은 딜을 뿌리치고, 에이전트에게 전화하여 말했다.  “드와잇이 LA에 간다는군.  내쉬도 거기 있고.  재밌을 것 같아.”  하워드와 내쉬가 새로운 퍼플 앤 골드 유니폼을 두르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 지면을 장식하였을 때에 헤드라인을 장식한 문구도 그와 같았다.  “이거 정말 재미있겠군.(Now this is going to be FUN)”

하지만 이 시즌은 헐리우드를 방불케 하는 재앙이 되었다.  모든 드라마의 중심에는 하워드와 브라이언트가 있었는데, 이 둘은 계속 충돌하였다.  “머리가 두 개인 몬스터는 공존할 수가 없었고, (둘 간의 갈등이) 다른 팀메이트들의 진을 빠지게 했습니다.”라고 제이미슨은 당시를 회고한다.

 “1년 내내 일어나던 일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우리는 우승을 이뤄낼 것이라고 계속 저 자신에게 이야기 했습니다.”라고 하워드는 말한다.  “우리는 우승을 할 수 있는 재능과, 의지와, 적절한 조합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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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0일 : Lakers at Trail Blazers





4개의 경기가 남아있었고, 레이커스는 놀랍게도 아직 자신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지만, 오늘 경기가 그들을 시험대에 오르게 할 예정이었다.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15번의 백투백 두번째 경기를 모두 패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로즈 가든 (블레이저스 홈 구장)에서 치른 최근 14경기 중 12경기를 패배하였다.

블레이저스는 부상으로 인하여 탑4 플레이어 중 2명이 결장하였고,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로 4명의 루키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그 루키들 중 하나인 포인트가드 데미언 릴라드의 17득점에 힘입어 1쿼터에만 41득점을 하였다.

하지만 레이커스에는 브라이언트가 있었고, 17득점으로 맞불을 놓음과 동시에 시즌 최다득점인 47점 (로즈 가든 상대팀 선수 최다득점 기록)과 더불어 8 리바운드, 5 어시스트, 4블락, 3 스틸, 그리고 단 하나의 턴오버를 기록하였는데, 일라이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이러한 라인은 리그 역사상 단 한 번도 달성된 적이 없다고 한다.  레이커스는 113대 106으로 승리하였고, 브라이언트는 적지에서 MVP 챈트를 받았지만, 가솔은 이 퍼포먼스에 대해 “달콥씁쓸하였다”고 표현하였다.  개인 기록으로 매우 대단한 것이었지만, 또한 전형적인 코비 브라이언트 히어로 볼 경기로, 그가 14-27 야투를 기록하였다. 

 “저는 개인적으로 좀 더 많은 볼 무브먼트와 (선수 간) 밸런스를 선호합니다.”라고 가솔은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말한다.

 “핑계거리를 찾으려고 하면 안됩니다.”라고 브라이언트는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해줄거라고 생각하면 안되고, 스스로 해내야 합니다.”

커리어 처음으로 브라이언트는 연장전을 가지 않은 경기에서 48분을 모두 출전한다.  최근 6경기에서 그는 총 288분 중 274분을 뛰었다.

 “입을 놀려 플레이오프에 간다고 호언장담을 하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 아닙니까.”라고 댄토니는 그날 밤 말하였다.

그날 밤 코비는 샤워에서 가장 늦게 나와 거의 텅 빈 락커룸을 가로질러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이후 그는 트레이닝 룸에서 늦게까지 치료를 받느라고 팀 전용기에 가장 늦게 탑승한다.  비행기에서 보통 코비 옆에 않는 모리스는, 그가 좌석에 앉으면서 얼마나 조심스레 앉는지를 알아채고는 말한다. “거봐, 그렇게 많이 뛰니까 그렇잖아.”





브라이언트는 뉴포트 비치에 위치한 자택에 새벽 2시에 도착하여, 30분 간 스트레칭을 하고는 얼음 목욕을 한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가 말하길 몸이 아프고 왼쪽 아킬레스가 많이 경직되어 있는 것을 느끼지만, 예전보다 더 심한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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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는 코비입니다.”라고 레이커스 수석 트레이너 게리 비티는 이야기한다.  “그게 코비를 코비스럽게 하는거죠.  코비는 재능이 가장 뛰어는 선수가 아닙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이야기 할거에요.  저와도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재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모든 다른 것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코비보다 그 재능이 더 뛰어났고, 그 둘은 동시대에 뛰었죠.  하지만 다른 선수들로부터 코비를 떼어놓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누구였더라도 그를 막을 수 없었을 거에요.  설령 예수님이 내려오셔서 “코비야, 이렇게 하면 안된단다.”라고 헀더라도, 코비는 아마 이렇게 얘기 했을겁니다. ‘물을 와인으로 바꾸시고, 사람들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시는 일에만 힘쓰시죠.  저는 이 농구에만 신경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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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2일 : Lakers vs. Warriors





돌아보면 3년 전에 일어났던 그 일에 대하여 불길한 전조들이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게임 – 검투사였던, 총알도 먹히지 않을 것 같았던, 편집광 적인 그 코비 브라이언트 말이다 – 에는 그러한 전조가 충분히 많이 있었다.  하지만 역사란 것이 늘 그렇듯이, 뭐든지 일어나고 난 후에야 모든 것이 명확해지는 법이다.

3쿼터에 10분 30초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1점을 리드하고 있던 그 때 코비는 돌파를 시도하고, 센터 페스터스 에질리와 포워드 해리슨 반즈 사이에 공중에서 샌드위치 당한다.  브라이언트는 세게 바닥에 떨어지고 왼쪽 무릎을 부여잡는다.  네 명의 팀메이트들이 그를 둘러싸고 섰고, 관객들은 고요해졌다.  가솔은 벤치에 손짓을 하고, 비티가 브라이언트에게 다가가자, 그는 천천히 일어나 절뚝거리며 걷기 시작한다.  그는 경기를 속행하고, 두 개의 자유투를 모두 꽂아넣는다.  
단 4분 만에 다시, 워리어스가 7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브라이언트는 돌파를 시도하고 에질리와 무릎을 부딪힌다.  브라이언트는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스럽게 절뚝거린다.  그는 코트 반대쪽까지 걸어갔다 돌아온다.  다시, 관객들은 침묵한다.

모리스는 당시 “아, 몸이 완전 박살나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회고한다.

 “젠장, 빼야돼,”라고 햄은 생각했었다고 한다.  “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돼.”

 “넘어지는 건 흔한 일이죠.”라고 비티는 이제 말한다.  “뭘 어쩌겠어요?  코비한테 ‘두 번 넘어졌네?  시합에서 빼야겠네’라고 얘기했다간, 그 친구가 목을 잡아 뜯을겁니다.”

4쿼터 3분 8초를 남겨두고 워리어스가 2점차로 리드하고 있던 상황에, 45분 째 뛰고 있던 브라이언트는 반즈를 제끼고 돌파를 시도하다 넘어지고 만다.  왼쪽 발의 뒤쪽에서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혹시 발로 찬거야?”라고 그는 반스에게 묻는다.  반스는 아니라고 말한다.  “씨X!!” 브라이언트는 외친다.  팀메이트들은 그를 둘러싼다.  그는 아킬레스건이 다리를 타고 말려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가장 그 다운 행동을 한다.  손가락을 이용해 말려 올라간 힘줄을 다시 내리려고 시도한다.





 “그냥 조금만 더 버텨줄 방법을 찾으려고 한거죠.” 브라이언트는 웃으면서 당시를 회고한다.  “그냥 끊어진 상태에서 더 뛸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발 뒷꿈치로 걸으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고 뛸 수 있지 않을지 그런 생각을 했었던거죠.  그 시점까지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으니까요.  이 경기를 져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면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던거죠.”

하지만 그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번에는 불가능했다.  “다른 그 어떤 것도 그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었습니다.”라고 세토는 말한다. “하지만 이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완전히 끝난거였죠.”

브라이언트가 발을 질질 끌면서 레이커스 벤치로 천천히 걸어갈 때에, 그의 표정을 지켜본 세토는, 그가 브라이언트를 거의 커리어 내내 지켜보면서 단 한번도 그에게서 보지 못한 표정을 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다 끝났다, 라는 것이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작전타임 내내, 그는 멍한 표정을 짓고,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잔걸음을 걸으며 발을 테스트 해보고는, 팀메이트들에게 종아리가 발목에 와있는 느낌이고, 오르막을 오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의 느낌을 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마치 그가 두 사람이 된 느낌이었어요.  경쟁자로서의 코비와, -죽는 다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전투에서 장렬히 패배하고 한 손에는 칼을, 한 손에는 방패를 든 채 죽어가고 있는 코비의 두 사람이 있었죠.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50명의 전사를 죽이고, 20마리의 말을 죽였지만, 죽음이 그에게 왔고, 마침내 그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었죠.”

브라이언트는 그 시점까지 경기 전체를 뛰고 있었다.  그는 자유투를 쏘기 위해 경기에 남았고, 지금 돌아보면 말도 안되지만, 두 개의 자유루를 모두 꽂아 넣는다.  비티는 사크레에게 브라이언트를 부축해 나오라고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그를 밀어낸다.  “아냐, 도와주지마”라고 말하고 그는 스스로 라커룸까지 걸어서 나간다.

트레이닝 룸에서 브라이언트는 유니폼을 벗지 않고 트레이닝 테이블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팀의 트레이닝 스태프에 둘러싸인다.  비티는 톰슨 테스트를 진행하며, 브라이언트의 왼쪽 종아리를 누른다.  만약 브라이언트의 발이 바닥 쪽을 향해 움찔거리지 않으면, 그의 아킬레스건이 나간 것이다.

테스트 결과 아킬레스건이 끊어진 것이 확인되었고, 비티는 브라이인트에게 이 소식을 전한다.  방 안 가득 찬 사람들은 아무 미동도, 소리도 내지 못한다.  브라이언트는 가득 찬 게토레이드 병 두 개를 벽으로 집어 던졌고, 하나는 터진다.  브라이언트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잠깐이지만, 처음으로 그의 눈에서 의심을-패배감이 아닌, 의심을-보았습니다.”라고 비티는 오늘날 회고한다.  “’하, 이게 정말 끝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그런 느낌 말이죠.  아킬레스 건 부상이었는데요.  흥미로운 사실은, (부상 전에) 그에게 만약에 아킬레스건 쪽에 문제가 있냐고 물어봤으면 그는 분명히 아니라고 했을거라는거죠.  그것이 아마 그가 제일 두려워했던 것이었을 거에요.  사전 경고가 전혀 없는 부상이니까요.”

 “아킬레스건은 모든 운동선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야수와도 같습니다.”라고 브라이언트는 오늘날 말한다. “회복 기간이 길고, 다시 돌아오더라도, 돌아온 선수 중에 예전과 같았던 선수는 거의 없는데, 이게 저한테 왔단 말이죠.  (재활을) 할 수 있을지 몰라요.  피곤하기는 또 무진장 피곤하죠.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제 이걸 다시 할 수 있을지를 모르는 상황이 된거였죠.”

결국 외과의사이자 레이커스의 마이너리티 오너인 패트릭 순-셩 박사가 다음날 아침 그를 진찰하고는 수술을 권유한다.  브라이언트의 가족들이 들어온다.  그의 두 딸들은 울고 있다.  그는 딸들을 달래주려 하지만, 공허한 느낌이 그들을 감돈다.  뭐라고 위로해줘야 한단 말인가?

경기가 종료되기 전, 레이커스의 벤치로 그의 부상 소식이 전달된다.  레이커스는 2점차로 승리하여 최근 7경기 중 6경기를 승리하지만, 선수들은 락커룸으로 걸어가며, 혹시 자신들이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경기를 본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선수들이 라커룸에 들어설 때에도 브라이언트는 트레이닝 룸에 남아 있었으며, 분위기는 무겁다.

 “마치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것 같았죠”라고 햄은 말한다.

약간의 분노의 감정도 존재하였다.

 “무언가를 해서 이러한 상황을 막았어야 했어”라고 모리스는 말한다.



브라이언트는 샤워를 하고, 부트를 착용하고는 목발을 짚은 채 트레이닝 룸을 나선다.  큰 미디어 무리가 그를 기다린다.

그의 눈은 눈물로 인해 충혈되어 있으며, 그가 서 있는 그의 라커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다. “돌을 두드리고 있는 저 석공을 보라.  족히 백 번은 내리쳤지만 돌은 깨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백 한번 째 내리침에 그 돌은 두 조각이 날 것이고, 그 돌을 쪼갠 것은 그 마지막 한 번의 내리침이 아니라, 그 앞에 있었던 모든 것들이리라.”

이 문구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락커룸에도 걸려있으며, 그 프랜차이즈의 교리 중 하나였다.  스퍼스의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마이크 브라운 감독이 경질 되기 전 레이커스 라커룸에도 걸어놓은 것이었다.  
브라이언트가 어떻게 자신이 족히 백만번은 했던 그 무브를 하다가 아킬레스 건이 파열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는 동안, 어쩌면 그 아킬레스 건이 돌이었고, 지난 7경기가 그 돌을 둘로 쪼개놓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비티가 맨하탄 비치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떠나려는 찰나에, 브라이언트의 전화를 받는다.  그는 비티에게 내일 아침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한다.

브라이언트가 빠진 레이커스는 정규 시즌 잔여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  재즈가 패배함에 따라 레이커스는 정규 시즌 마지막 날에 플레이오프 마지막 자리를 확정한다.  레이커스는 마지막 40경기에서 28승 12패를 기록하는데, 이는 NBA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었다. 

스퍼스는 1라운드에서 레이커스를 경기당 평균 19점 차로 스윕한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마지막 4경기에서, 브라이언트는 보호 부츠를 신고 목발을 짚은 채 터널을 빠져나와 부상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레이커스 벤치 뒷줄에 앉았고, 가솔이 경기에서 나오자 그를 포옹해주며 말한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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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멧(메타), 그때 내가 어땠는지 기억나?”라고 브라이언트는 메타 월드 피스에게 가끔씩 묻곤 한다.

그 7경기 동안 브라이언트는 평균 28.9득점, 8.4어시스트, 7.3리바운드, 2.1스틸, 1블록과 45.6분의 출장시간을 기록하였다.  시즌 첫 71경기 동안, 그는 전체 시간 중 80% 정도를 뛰었다.  마지막 7경기에서 그는 95%를 출전하였고, 단 16분 45초 동안만 쉬었다.

 “평생 그 때처럼 죽도록 뛰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브라이언트가 그 7경기 동안 뛴 319분은 그 이후 레이 맥칼럼 (2014년 3월 28일~4월 8일 간 320분 출전)이 단 한 번 매치했을 뿐 누구도 그 가까이도 뛰지 못하였다.

브라이언트의 아킬레스 건이 파열되던 그날 밤, 레이커스 라커룸에 제기된 질문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 때 그 상황은 확실히 특별했었죠.”라고 댄토니는 회고한다. “하지만 물론 그 자체가 특별한 선수이니까요.  그게 떄로는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어요.  그는 자신의 의지를 모든 것에 관철시키려 합니다.  그게 경기이든, 상대팀이든, 자신의 팀이든, 프랜차이즈 자체이건 간에요.”

만약 댄토니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 때 일어난 일들 바꿀 수 있다면, 물론 바꾸겠다고 한다.

 “만약 (브라이언트의 아킬레스 건이 파열될 것을) 알았더라면, 물론 그런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는 짓을 되풀이 하지는 않게 되겠죠.”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그 때는 그걸 알 수 없었지 않았습니까.  좋건 나쁘건 코비의 결정이었죠.”

브라이언트, 하워드, 내쉬, 가솔, 월드피스는 그 시즌 단 7경기만을 동시에 선발출장 하였으며 그 중 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였다.  하워드는 그 해 여름 떠났고 가솔은 그 다음 해에 떠났다.  브라이언트는 다음 두 시즌 간 각각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에 접게 된다.  그는 아킬레스 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전과 같지 못하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세 시즌 간 그의 RPM 랭킹은 64위, 301위, 331위 이다.

하지만 지금도, 브라이언트는 그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저는 무언가 도전할 상대에 부딪히면, 자신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여서 그 한계가 어디인가를 파악하고,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없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가끔은 그 한계까지 지나치게 몰아붙여 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깨지더라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깨달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다시 자신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 해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면 저는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제가 저 자신을 그렇게 극한까지 몰아붙이지 않았더라면 저는 저에게 남은 것이 얼마 정도 인지를 알 수 없었을테고, 그랬다면 저 자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을겁니다.”

다른 이들이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그는 자신이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킬레스 건이 끊어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햄스트링 부상, 사타구니 부상, 뭐 그런 다른 부상들은 전에 다 겪어본 적이 있었죠.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은 한 번도 당해본 적이 없으니,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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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의 20번째 시즌 11월 28일, 레이커스는 포틀랜드 원정경기에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맞붙게 된다.  후반전 시작 전에, 브라이언트는 바이런 스캇 감독에게 자신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계획임을 밝힌다.  브라이언트는 원래 말하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스캇 감독이 자신에게 후반에는 좀 덜 뛸 것을 권유하자, 자기도 모르게 말을 꺼내고 만다.




“뭐, 맘대로 하세요.”라고 그는 말한다.  “뭐 저한텐 별 의미 없어요.  육체적으로는 전 아무 문제 없다구요.  감독님이 더 뛰게 하고 싶으면 더 뛰고, 덜 뛰게 하고 싶으면 덜 뛰죠.  어차피 올해가 마지막인데요.”

스캇 감독은 멈칫한다.

“잠깐, 뭐라고?”

브라이언트는 다음 날까지 공식적으로 은퇴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날 밤 포틀랜드에서 그는 라커룸을 떠나는 마지막 선수 중 하나였다.  3년 전, 그의 말에 따르면 “포스트 시즌에 나가려고 죽을 뻔 했던” 그 7경기 중,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였던 그 날 처럼.

모든 팀메이트 들이 자리를 떠난 빈 라커룸에서, 브라이언트는 라커 앞에 앉아, 자신이 마지막으로 정말로 자신다웠던, 두려움과 주위의 걱정을 떨쳐내고,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넣었던 그 밤을 보낸 그 라커 앞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앉아있다.  

그리고 미소 짓는다. 

17
Comments
2016-04-13 08:16:44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라니..
코비스러움이 보여지는 대목이네요.
존경합니다. 내일이 정말 마지막이네요.

2016-04-13 08:49:03

정말 슬프네요..

2016-04-13 09:50:20

코비가 너무 아쉬운게 커리어 막판이 꼬여버렸다는 거죠. 몸을 깎아가며 불태운 탓이기도 하지만 사실 저 시즌은 코비 말대로 저렇게 힘들거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즌이었고 코비가 아웃되어 플옵에 뛰지 못한 걸 생각하면 코비의 마지막 플옵은 그 전시즌에 달라스한테 망신스러운 경기 끝에 스윕당한 시리즈거든요.
레지밀러처럼 우승 가능성은 없는 팀이지만 그래도 플옵에서 불사르며 은퇴하는 걸 보고 싶었는데 정말 아쉽습니다.

2016-04-13 10:03:42

너무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사실 장문의 경우 띄엄띄엄 보곤했는데 몰입해서 정독해버렸네요.
읽어 내려가다보니 지난 수많은 장면들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안구에 습기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추천 100개 날리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6-04-13 10:20:28

부상당할수도 있다는걸 알고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저렇게 뛸거같네요 끊어지기 전부터 이미 몸에 큰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도 저렇게 몸을 혹사시키던 코비가 원망스럽습니다

5
2016-04-13 11:26:57

저당시 코비출전시간에 대해 댄토니가 안빼는거다 vs 코비가 안나가는거다 의견이 분분했는데 진짜 코비파워가 대단하긴했네요. 감독이 쉬라고 애원해도 말릴수가 없다니..

개인적으로 팬이긴하지만 글을 읽어보니 12-13시즌은 너무 막무가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젊은 시절도 아니고 커리어 말미였는데 자기 몸뚱이를 너무 믿은게 아닌가싶은.. 커리어 내내 대형부상을 안당해봐서 그런지 자신의 내구성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못한것 같네요. 
 아무리 농구가 5인 종목이라해도 결국 팀플레이가 중요한데 너무 혼자 모든걸 다하려하는 부분도 아쉽습니다. 플옵보다도 팀원간 유기적인 시너지를 살리는 쪽으로 가야했다고 보는데, 혼자 캐리해서 올라가려는 생각을 한다는게 코비답네요. 
2016-04-13 12:37:48

슬프네요...

2016-04-13 13:45:20

정말 성공도 좌절도 코비스럽네요...
집념, 열정, 의지력만큼은 그 누가 오더라도 코비를 이길 수는 없을 듯. 저 좀비가 그런 면에서 지고 끝나는걸 냅두진 않을테니까요...
저에게 가장 부족한 점들인지라 새삼 더더욱 그의 은퇴가 아쉽네요.

2016-04-13 13:50:25

제목부터 내용까지 한편의 영화를 본 기분입니다 던컨,노비,가넷과 더불어 참 커리어도 코비스럽네요..그런뜻에서 내년에 보스턴에서 은퇴하자 피어스..

2016-04-13 15:10:57

번역 너무 감사합니다. 당시 자세한 사정을 더 잘 알 수 있는 글이네요.


코비의 대단한 열정을 리스펙트하지만 조금만 고집을 꺾고 무리하지 않았으면 말년 커리어가 지금처럼 나빠지지 않았을텐데 결과적으로 팬으로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2016-04-13 16:57:40

글을 읽는 것도 힘들 정도네요

2016-04-13 17:56:12

번역 정말감사합니다. 이글 전까지 댄토니에 대한 원망이 조금 있었는데..이글을 보니 참..코비스럽다..라는 말밖에는 안나오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코비답게 플레이 하다 커리어를 마무리 하는거 같아 진짜 존경스럽고 제가 NBA를 본 이유이자 저에게 큰 추억을 남겨준 코비에게 정말 감사합니다..이선수를 응원할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네요..나머지 남은 마지막 경기 유종의 미를 거두면서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아름답게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2016-04-13 18:52:45

내쉬팬으로 입문해서 내쉬가 은퇴했을 때도 이렇게 슬프지 않았는데
정말 당시의 절박함과 코비의 좌절에 마음이 아프네요

2016-04-13 20:52:24

05-06내쉬 08-09가넷을 좋아했던 저로서는 코비는 항상 싫은 존재였습니다 자신감 넘치고 특유의 당당함뒤에 저런 쓰라린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농구를 즐기는 입장에서 한사람의 인간입장에서 봤을때 코비는 정말 대단한 사람인거같습니다 농구를 대하는 태도 그걸위해 모든걸 바치는 불사르는게 마치 내일의 죠의 주인공 죠가 연상됩니다 저도 살면서 한번도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단 생각이안드는데 코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드는군요 마지막에 '그는 그저 앉아있다 그리고 미소짓는다' 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나네요 삶에 대한 저의 안일한 태도를 반성하게되고 정말 무언갈 원한다면 그에 걸맞게 전부를 걸었던 코비를 보면서 느끼는게 많네요 참 멋진 사람입니다 농구밖에 모르던 지난날을 잘 마무리하고 부디 제 2의 인생을 편안하게 안락하게 지냈음하네요 인간 코비 브라이언트 존경스럽습니다 그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2016-04-14 02:13:27

영화 300..

레오다니스 보는것 같네요..
죽을 줄 알면서도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과 명예를 위해 전선에 나갔던 레오다니스와..
자신의 몸상태가 최악에 이른것을 알면서도 플옵진출이라는 자신의 명예를 위해 코트에 나갔던 코비..


2016-04-16 22:35:23

코비 비잉 코비...

코비의 지나친 투쟁심이 결국 비극을 만들어냈네요 너무나 안타깝지만 이런 코비가 가장 코비다운 모습이네요

Updated at 2019-03-09 11:18:12

동시대 가장 뛰어난 재능은 아니었으나(최상이 아니었을 뿐 탑급은 맞긴 함), 가장 뛰어난 투쟁심과 제일가는 노력으로  역대급에 오른 코비....

커리어 내내 팬이었는데, 이 일화를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읽으니 슬프네요.

이때 이 부상만 아니었으면 칼 말론 기록은 넘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하지만 이래서 코비 답다고 해야 하나....

객관적으로 nba 역대 최고는 마이클 조던이 goat지만, 내 마음속 goat는 코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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