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감독, 그리고 신중한 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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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19 20:15:48
안녕하세요~ 지난 2년간 스탠 밴건디 아래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 하고 있는 디트 팬입니다 이번 글에서 스탠 밴건디 감독이 GM으로써는 어떻게 해나가고 있는지 간단히 (?) 써보려 합니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SVG는 감독으로써 남 부럽지 않은 기록을 갖고 있는 분입니다. NBA 감독 10년 차에 430승 285패를 기록 중이고, 디트에서 지난 2년간 많이 깎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60.1%의 승률을 기록 중입니다. 포제션과 수비가 중심을 이루고 지키는 농구가 트렌드 였던 2000년대 중후반에 1 in 4 out 이라는 현대적인 스페이싱 농구를 선보이면서 2008-09 시즌에는 제임스가 이끌던 캐벌리어스를 꺾고 파이널 까지 올라갔구요. 그 시절 매직이 강했던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하워드를 중심으로 3점 슈터들이 경기당 26.2개의 3점을 던졌고 (상대편은 평균 15.8개), 넬슨과 히도와 하워드의 픽앤롤, 그리고 하워드가 포스트업이 만개해 가고 있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위력적이었던 포스트업등 공격의 옵션이 다양했었습니다. 근데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간과 하시는 부분이 올랜도의 수비 입니다. 2008-09 시즌에 매직은 오펜시브 레이팅이 11등 밖에 되지 않았지만 디펜시브 레이팅이 리그 1등 이었습니다. 또한 2009-10 과 2010-11 시즌에는 디펜시브 레이팅이 리그 3등 이었구요. 하워드가 2선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피에트러스, 히도, 라샤드는 스위칭 디펜스를 하면서 유기적인 디펜시브 진형을 꾸리면서 어느 팀과 상대해도 강력한 수비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위해선 두가지 요소가 필요 했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드와잇 하워드 라는 디팬시브 앵커고 두번째 요소는 키와 피지컬을 갖춘 윙 자원들 입니다.
이렇듯 공격과 수비 철학이 명확한 밴건디에게 2014-15 디트로이트 로스터는 몸에 맞지 않는 옷과 다름 없었습니다.
PG - 제닝스, 어거스틴
SG - KCP, 믹스
SF - 자쉬, 싱글러, 버틀러
PF - 먼로, 톨리버
C - 드러먼드, 조엘 앤써니
일단 스페이싱을 추구하는 밴건디 감독에게 자쉬-먼로-드러먼드는 재앙과 같았습니다. 프론트 코트가 슛이 없으니 유기적은 볼 무브먼트나 패싱 플레이는 기대 할수 없었고 자쉬 먼로 드러먼드의 동선이 겹치면서 돌아 가면서 한번 씩 쏘는 단순한 아이솔레이션 일변도 였습니다. 팬 입장에서 정말 갑갑한 경기력이었죠... 수비는 어땠습니까? 스페이싱과 스몰 라인업이 주를 이루는 트렌드에서 먼로가 빠른 4번을 맡아야 했고 수비 진형이 허물어져 오픈 3점을 맞기 일쑤 였죠. 아무리 밴건디가 유능한 감독이지만 본인의 철학과 맞지 않는 로스터에선 실력을 발휘 할 수 없었습니다.
2. 신중한 GM
2014-15년에 디트로이트는 리그 최악의 팀중 하나였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전통적으로 스타들이 오지 않는 비인기 구단이었는데, 배드보이즈 1기와 2기의 영광을 누리고 팀의 지주였던 데이빗슨 오너가 타계하고 농구팀 운영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였던 데이빗슨 부인 아래에서 듀마스가 거하게 말아드시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죠. 디트로이트 팀의 망가짐과 동시에 디트로이트 도시 경제도 최악으로 다다르면서 몇년동안 경기장 매진을 기록하던 팀에서 관중 동원력이 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밴건디 같은 인재를 데려오려면 전권을 주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밴건디에게 GM과 감독을 모두 일임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감독으로써의 밴건디는 걱정이 없었지만 감독과 GM을 겸임 하는것에는 많은 걱정과 의문이 있었습니다. 특히 단기적인 성과를 이루고 싶어 하는 감독 입장에서 리빌딩을 해야하는 디트로이트 팀을 잘 발전 시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저의 우려와 다르게 지난 1년 반 사이에 GM 밴건디는 팀 로스터를 신중하고 현명하게 업그레이드 시켰습니다. 밴건디가 진행한 지난 8번의 크고 작은 트레이드를 보시죠. 순서는 연대순으로 했습니다. 빨간색이 보낸 선수, 파란색이 받은 선수들입니다.
- 윌 바이넘 <-> 조엘 앤써니
- 토니 미첼 <-> 앤써니 톨리버
- 어거스틴 + 다토메 + 제렙코 + 싱글러 <-> 레지 잭슨 + 테이션 프린스
- 캐론 버틀러 + 션 윌리엄스 <-> 얼산 일야소바
- 2020년 2라픽 <-> 마커스 모리스 + 대니 그레인저 + 레지 불락
- 퀸시 밀러 <-> 스티브 블레이크
- 얼산 일야소바 + 브랜던 제닝스 <-> 토바이어스 해리스
- 조엘 앤써니 + 2016년 (Top 8 보호) 1라픽 <-> 디모 + 마커스 쏜튼
보시다시피 일야소바와 2016년 보호 1라픽을 제외 하고는 벤치 선수나 플레잉 타임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로 레지 잭슨과 토바이어스 해리스 같은 준 올스타급 선수들과 마커스 모리스, 디모, 쏜튼, 톨리버 같은 로테이션 플레이어들을 데려 옵니다. 또한 잭슨, 해리스, 디모는 25살도 되지 않은 선수들로 드러먼드, KCP, 스탠리 존슨 같은 유망주들과 함꼐 같이 성장 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의 경기력 개선 뿐만 아니라 리빌딩도 함께 잘 되고 있다는 것이죠.
이번 트레이드 데드라인 전에 데려온 선수들을 포함한 로스터 입니다.
PG - 레지 잭슨, 블레이크, 딘위디
SG - KCP, 쏜튼, 믹스
SF - 마커스, 스탠리 존슨
PF - 해리스, 디모, 톨리버
C - 드러먼드, 베인스
이로써 밴건디의 1 in 4 out과 센터를 중심으로 한 스위칭 디펜스를 실현 할수 있는 로스터가 제법 만들어 졌습니다. 잭슨, KCP, 마커스, 스탠리, 해리스는 다 본인의 포지션에서 피지컬과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입니다. 또한 4번이 발이 느려 수비 구멍이던 일야소바에서 해리스로 바뀌면서 2-3-4번 윙 포지션 선수들이 스위칭 디펜스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KCP는 리그에서 뛰어난 온볼 디펜더로 거듭나고 있고 동 포지션 대비 피지컬이 좋은 마커스, 스탠리, 해리스의 디펜스는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좋은 수비를 펼칠 거라 봅니다. 또한 이번 영입으로 인해 다양한 수비 로테이션의 기용이 가능해 졌습니다. 예를 들어, 일야소바, 톨리버는 골스 같은 빠른 4번을 만났을때 고전 했었습니다. 지속적으로 한 선수가 공략 당하니까 수비 로테이션이 무너 지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해리스는 3-4번이, 그리고 디모는 4-5번이 가능한 선수기 때문에 매치업에 따라, 상대 팀 로테이션에 따라 다양하게 라인업을 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2008-09 매직 팀 같은 공격의 다양성이 가능해 졌습니다. 올해 디트로이트 경기를 보시면 레지 잭슨- 드러먼드 픽앤롤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대부분 인걸 아실 겁니다. 아쉽게도 오펜스가 단순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KCP와 일야소바의 공격적인 한계였습니다. 이 두 선수는 캐치앤 슛이나 컷인 특화 선수들이고 본인이 오펜스를 캐리 할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레지 잭슨이 공을 잡고 드러먼드와 픽앤롤을 하면서 수비 대형을 무너뜨려 주지 않으면 KCP와 일야소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죠. 오펜스가 궁극적으로 한 가지 옵션 뿐이다 보니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상대 팀들이 점점 디트로이트 오펜스를 간파하고 효율적으로 수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잭슨-드러먼드의 픽앤롤이 시작될때 상대편 가드는 드러먼드 픽 안쪽으로 돌면서 같은 편 빅맨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드러먼드를 차단합니다. 이는 잭슨의 슛이 약하기 때문이죠. 드러먼드로 향하는 앨리웁이나 패스 루트를 차단 한 후에 가드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잭슨의 돌파를 견제 및 수비 합니다. 되도록이면 잭슨에게 풀업 점퍼를 유도 하면서 말입니다. 드러먼드가 만약 중거리 슛이 있었다면 픽앤팝 이라던지 변칙적인 공격을 섞어서 수비 선수들에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겠지만 드러먼드는 중거리 슛도, 자유투 능력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토록 드러먼드 잭슨 두 선수 다 장단점이 너무 명확 하기 때문에 시즌이 지날수록 예전 같은 위력이 나오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해리스는 혼자서 공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입니다. 또한 리그에서 가장 컷인을 잘하는 선수중 한 명이죠. 디모는 드러먼드와 베인스에 비교해서 한 단계 높은 포스트업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쏜튼은 KCP보다 정확한 3점과 폭발력을 가지고 있구요. 이렇게 이번 영입으로 인해 디트로이트는 벤치 강화 뿐만 아니라 공격 옵션의 수를 늘렸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반복되는 레지 잭슨-드러먼드 픽앤롤이 아닌 여러가지의 공격을 가능해 졌습니다. 2008-09 매직때 히도-하워드 투맨게임, 라샤드 컷인 같은 다양했던 공격을 도입 할 수 있는 로스터가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밴건디는 GM으로써 놀라울 정도로 디트로이트를 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가 기대되는 적은 디트로이트를 응원 하면서 처음 입니다. 이번 영입으로 인해 동부 플옵 다크호스로 떠오른 디트를 많이 지켜봐 주세요~ 끝으로 농구는 디트로이트!
이 게시물은 홈지기님에 의해 2016-02-19 20:15:06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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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모터 씨티가 다시 움직이는 것 같아서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