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타운으로 돌아온 가넷..그리고 12년 동안 그를 가슴에 새긴 한 남자.....
(제가 Vingle NBA커뮤니티에 올린 글인데, 매니아에도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원문 주소는 https://www.vingle.net/posts/921294-ííì´ì¼ë¡-ëìì¨-ê°ë·-ê·¸ë¦¬ê³ -12ë-ëì-그를-ê°ì´ì-ì긴-í-ë¨ì 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NBA팬이라면, 아니 NBA팬이 아니더라도 '케빈 가넷'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1995년 '미네소타 팀버울브즈'라는 팀에 고졸 루키로 데뷔하여 강산도 두 번 바뀐다는 20년동안 꼿꼿이 코트에서 안광을 부라리는 살아있는 전설이죠! 특유의 터프한 플레이스타일과 제스처, '외계인'이라 불릴 정도로 미친 운동능력은 20년 동안 꾸준히 뭇 NBA팬들을 흥분(?)시켰습니다.
가넷은 미네소타의 알파이자 오메가, 모든 것이었습니다. 그는 매일 밤 코트를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덩크하고, 블락하고, 사기더웨이를 던지며 팀을 열정적으로 이끌었습니다. 7풋의 선수가 스몰포워드를 방불케 하는 스피드로 달리고 점프하고 페이더웨이를 던져대니 막을 수가 없었죠. 팬들의 사랑, 리그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으며 가넷은 리그 올스타를 넘어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슴엔 항상 미네소타의 유니폼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조던하고 리바운드 다툼 해서 이겨본 사람?
NBA에서 MVP 트로피 한 번 만져라도 본 사람?
하지만 가넷 혼자만의 힘으로 NBA우승컵을 들어올리기는 무리였습니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가넷이 이끄는 미네소타는 번번이 플옵탈락, 혹은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넷은 이를 악물고 덤벼들었지만 경쟁팀들의 높은 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했습니다. 미네소타팬들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 누구보다 우승을 갈망했던 가넷으로서는 견뎌내기 힘든 시련이었습니다.
결국 가넷은.....
보스턴으로 이적하여 피어스, 알렌과 함께 빅3를 형성합니다. 우승을 위해 팀을 옮긴 것이었죠. 보스턴에서는 가넷을 데려오기 위해 다섯명의 선수와 현금, 그리고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였고 그 결과 게임에서나 볼 법한 초호화사기라인업이 탄생하였습니다.
가넷이 이적한 보스턴은 당해 시즌 66승 16패로 압도적인 위용을 보이며 파죽지세로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어떤 팀도 막을 수 없는 무시무시한 포스를 풍겼죠. 가넷은 보스턴에서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며 보스턴 수비의 핵이자 공격의 중심점이 되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드디어 그가 원하고 또 원하던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었죠.
그 반면......
미네소타의 홈구장인 타겟센터는 조용했습니다. 팬 입장에선 팀을 떠나서 우승컵을 거머쥔 슈퍼스타가 미울 법도 하건만(마치 헤어진 연인이 다른 짝 만나서 잘 먹고 잘 사는 걸 보면 배가 아프듯이) 미네소타 팬들은 가넷이 미네소타에 바친 헌신을 익히 알고 있기에 가넷이 떠날 때도 묵묵히 보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타겟센터는, 예전보다 조용해졌습니다.
가넷이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불살랐던 열정이 사라진 타겟센터......
그렇게 8년이 흘렀습니다.
영영 저물지 않을 것만 같던 가넷도 보스턴에서 커리어 정점을 찍은 이후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점점 노쇠해갔습니다. 보스턴에서 트레이드되어 브루클린으로 둥지를 옮긴 가넷은 여전히 열정을 분출했으나 더 이상 예전 같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의 커리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가넷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8년간 그 자리에서 묵묵히 그를 기다리고 있던 그의 홈타운, 타겟센터로 말입니다.
8년 만에 이루어진 늑대대장의 복귀, 타겟센터는 환호하였습니다.
지금의 가넷은 더 이상 예전의 '외계인'은 아니었지만 미네소타의 타겟센터를 들썩이게 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미네소타에서는 그를 위해......
https://www.youtube.com/watch?v=R0KnSH46tHI
경기 시작 전, 가넷을 기념하는 헌정영상을 타겟센터 전체로 흘려보냅니다.
.....그리고 돌아온 가넷을 기념하는 것은 비단 미네소타와 타겟센터만이 아니었습니다.
타겟센터의 카메라가 관중석에 조용히 앉아있는 중년의 남자를 비춥니다. 다른 관중들도 그를 아는지 환호성이 쏟아집니다. 그는 손사래를 치지만 관중은 카메라가 그를 비출 때마다 환호하기에 바쁩니다.
모두의 주목을 받는 그, 어디 하나 특출난 구석 없이 평범해보이기만 하는 그는 바로......
https://www.youtube.com/watch?v=6_tnQdHU7Vg
몇 번이나 사양하던 그는,
12년이 흘러 아이들과 함께 타겟센터를 찾은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스테이지로 걸어나오더니 곧 언제 망설였냐는 듯 가넷을 향한 격정적인 댄스를 선보입니다.
그의 가슴에는 12년 전, 경찰에게 이끌려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KG'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관중들의 환호..!!
가넷도 감동했는지 평소엔 잘 보이지 않던 환한 웃음과 제스처를 보냅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느끼는 것만 같습니다...!!
미네소타에서 커리어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가넷, 더 이상 예전 같은 미친 모습은 보여줄 수 없더라도, 그가 다시 미네소타 '21'번을 달고 타겟센터를 누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말 감격스러운 광경입니다.
앞으로 미네소타의 영건들과 가넷이 새롭게 만들어갈 뉴 미네소타 라인업, 그들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아마도.......그때도 저 아저씨는 타겟센터에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