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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8-05 10:49:25
1. 켄트 베이즈모어
군대에 가면 막내들이 신고식을 합니다. 대학에 들어가도 신입생들은 신고식을 치르죠. 고참의 자리를 치워주거나 선배들을 대신해 청소를 하는건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일입니다. 시작은 그렇게 보잘것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지' 하며 추억으로 떠올리게끔 하는...
미국사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대스타들이 처음부터 떵떵 거리며 지내진 않았어요. 대표팀에 소속되어 선배들의 가방을 날랐던 크리스 폴이라던지 버스에 자리가 없어 짐칸에 탔던 케빈 러브라던지 조던의 조력자로 유명한 스카티 피펜은 찰스 오클리에게 장난으로 맞기도 하고 목을 졸리기도 합니다. 어딜가나 똑같은거 같아요. 신고 방식이 다를뿐이지 막내를 대하는 형들의 짖궂은 장난은 비슷합니다.
2. 마이애미 키드
마이애미 히트가 보스턴 셀틱스에게 시리즈를 뒤집혔습니다. 분위기 좋게 2연승을 거뒀지만, 내리 세경기를 내주고 마는데 굉장히 뼈 아프게도 5차전이었던 홈 경기를 내줘 남은 시리즈를 암울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데 관중석에서 누군가 "Good job, Good effort" 라고 외칩니다. 잘했다고 격려하는것 같은데 진 경기에서 저런 소릴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소리친 사람을 찾았는데 알고보니 마이애미를 응원하는 꼬매팬이었습니다. 어린 팬은 조롱할 뜻은 아예 없었고, 언젠가 자신이 배운대로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들에게 격려하기 위해서 했던 말이었다고 합니다. 꼬마의 격려에 탄력을 받았던 것일까요? 마이애미는 6차전 7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파이널에 진출했고, 기세를 몰아 우승을 차지 했습니다.
3. JJ 레딕
팀 사기를 올리는것에는 어떤것이 있을 까요? 스티브 내쉬처럼 끝없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멋진 플레이를 보인 동료에게 다가가 격정적인 환호하는 방법등이 있을 겁니다. 반대로 사기를 떨어뜨리는 건 어떤것이 있을까요? 예전에 필라델피아로 팀을 옮겼던 크리스 웨버는 프리드로를 실패하자 벤치에 앉아있는 동료들이 웃어서 기분이 나빴다고 하죠. 비슷하게 영상에 나온것처럼 레딕이 하인릭의 평범한듯한 드리블에 쓰러지자 동료들이 좋아하며 웃습니다. 심지어 레딕이 어떻게 넘어졌는치 흉내를 내며 놀리는데에 힘을 실어주죠. 사실 저는 이 장면 이후 상황을 잘 모릅니다. 레딕이 기분 나빠했을지 아니면 그냥 웃어 넘겼는지 잘 몰라요. 그렇지만, 동료선수들이 수비하던 자신을 보며 실수에 좋아하고 놀리는건 모르긴해도 사기가 올라가진 않았을거라 확신합니다.
4. 선디아나 게인스
농구에 있어 버저비터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아마도 수많은 하일라이트 필름속에 버져비터 만큼 극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은 없을겁니다. 영상의 주인공은 nba 슈퍼스타도 올스타도 팀의 주전선수도 아닙니다. 평범하지 못한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밖의 선수죠. 이름도 낯선 이 선수는 드래프트되어 nba에 입성한 선수가 아닌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유타에 콜업되어 10일 계약을 맺은 매우 흔한 선수입니다. 르브론이 이끄는 클리블랜드와 살얼음 판을 걷는 듯한 경기에서 유타는 마지막 공격권을 가졌고, 한골 차이로 뒤진 유타는 동점이나 역전을 노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코버와 프라이스를 거쳐 게인스에게 마지막 찬스가 왔고 그대로 손을 떠난 볼은 깨끗하게 림을 갈랐습니다. 게인스는 이 슛 한방으로 남은 기간 nba에서 뛸수 있게 되었고, 이후 유타를 옮겨서도 잠시나마 nba 무대에서 뛸수 있었습니다. 역시 인생 한방인가요?
5. 마이클 조던
선수들에게 명예의 전당은 어떤것을 의미 할까요? 현역 시절 우승과 mvp같은 수많은 수상들이 있다면 은퇴이후 선수들에게는 명예의 전당이 그것을 대신하여 최고의 영예를 가져다 주는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전설들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그 전설들 속에는 nba의 아이콘이라 할수있는 마이클 조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에게 명예의 전당 입성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아니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마이클 조던이 아니면 누가 들어간단 말인가 싶을정도로 그만큼 조던은 은퇴와 동시에 명예의 전당 입성이 거의 기정사실이 되어 있었죠. 2009년 조던이 공식적으로 은퇴한지 6년만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 수많은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조던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그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으며 첫 우승때 보다 은퇴 이후 팬들의 환대때 보다 더 많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만큼 마이클에겐 이날이 농구공을 들었다 놓은 이후 최고로 값진 날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조던의 라이벌 조던의 은사들 조던의 가족들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내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참 웃기지 않나요? 그 피도 눈물도 없을것 같던 농구황제 쪼잔이가 누가봐도 당연했던 일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것이 말이죠. 물론 저도 매우 감동 먹었던 일이었습니다. 조던의 명예의 전당 연설은 검색창을 통해 찾아 보실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한번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두려움은 환상이다' 라는 말이 저 연설을 통해 나왔는지 처음 알았답니다.
ps. 내일이면 이제 휴가기간이 끝납니다. 가족들과 잠시 물놀이도 갔다왔고, 보고 싶은 영화와 먹고 싶은것들을 먹으며 나름대로 휴가를 편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시리즈로 만들생각을 했던건 아니었는데, 역시 혼자 보기 아까운 영상들을 보면 이렇게 글이 길어지게 되더군요. 이렇게 글을 끝낸다고 했지만 시간이 나고 더 좋은 영상이 있으면 이어서 계속 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여러분들이 이 글을 통해 조금 더 nba를 좋아하는 계기가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입니다. nba의 모든 순간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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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너무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