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앤서니에게 5년 계약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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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07-06 19:54:35
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요일 오후 뒹굴거리다가 생각난김에 작성합니다. 자료도 좀 뒤져봐야 하고 계산기도 두드려야 해서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네요.
현재 제임스와 앤서니는 두 선수 모두 소속팀인 히트와 닉스로부터 5년 맥시멈 계약을 제시받을 수 있고, 다른 팀에게는 4년 맥시멈을 제시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표면적으론 돈만 생각하면 당연히 소속팀에 남아야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저는 두 선수가 5년 계약을 원할까에 의문점을 가졌습니다.
두 선수는 돌아오는 14-15시즌을 미국 나이 30세로 보내게 됩니다. 5년 계약을 마치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한다면 36세 시즌부터 시작하게 되죠. 하지만 36세의 NBA 선수에게 많은 돈을 덥썩 안겨줄 수 있는 구단은 사실상 없습니다. 35세까지 건강하게 뛰는 것도 사실 장담할 수 없는 일이죠. 설사 35세까지 건강하게 뛰었다고 해도 36세 시즌에 그 선수의 가치가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높을까를 고려한다면 36세부터 시작하는 계약의 액수가 높기는 매우 어려울거라고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죠. 3 1 1계약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처음 마이애미 빅3가 뭉쳤을 때처럼, 일단 5년 계약을 하되, 선수가 중간에 옵트아웃으로 FA가 될 수 있게 계약하는거죠. 하지만 이제 ETO와 옵션은 한 계약에 동시에 삽입하지 못하게 바뀌었습니다. 마이애미 빅3는 운 좋게도 2011에 CBA가 개정되기 전에 계약했기 때문에 그 효과를 누릴 수 있었죠. 더불어 ETO는 5년 계약의 마지막 해에만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옵션은 계약의 마지막 해에만 들어갈 수 있죠.
위에서 5년 계약은 36세부터 계약이 시작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돈을 덜 받는 길일 수도 있다고 했죠? 그러니 ETO는 고려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면 이제 2+1, 3+1 계약에 대해서 알아볼 차례로군요. 3+1계약을 하고 3시즌 뒤 FA가 돼서 나온다면 제임스와 앤서니의 나이는 33세가 됩니다. 33세의 FA는 큰 금액을 받을 수도 있는 나이죠. 물론 리스크가 있는건 사실이지만요. 만약 2+1계약을 해서 2시즌 뒤 FA가 돼서 나온다면 제임스와 앤서니는 32세에 FA시즌을 맞습니다. 아주 큰 계약을 따낼 수도 있는 나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과연 32, 33세의 선수들에게 맥시멈을 쉽사리 줄 수 있을까가 의문점이 될 수 있습니다. 35세 이후의 시즌들까지 보장해주는 셈이니까요.
얼마 전 NBA 전 vice president였던 스투 잭슨이 이런 트윗을 남겼습니다. 16-17시즌의 샐러리캡은 80m, 선수평균 연봉은 8m 정도가 될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14-15시즌의 샐러리캡이 63.2m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과 두 시즌 뒤의 캡이 그정도라니 의아할 만한 수치입니다. 재밌는건 그 수치를 파고들어가보면 그럴듯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이죠.
리그의 샐러리캡은 BRI(농구관련수익)의 44.7% 중, 일부를 제하고 30개 구단에게 공평하게 나눈 금액입니다. 리그는 7월 모라토리엄 기간에 예상 BRI를 정해서 샐러리캡을 계산해 발표하게 되죠. 올시즌의 샐러리캡은 63.2m로 예측되고 있고, BRI 예측분은 46억 6000만 달러입니다. 예상 BRI는 쭉 계산되어 있는데요. 대략 연간 4.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예상 샐러리캡을 계산해보면, 15-16시즌엔 66.05m, 16-17시즌엔 69.02m, 17-18시즌엔 72.12m이 되는걸로 나옵니다.
그런데 스투 잭슨은 16-17시즌에 예상캡이 80m이 될거라고 적었습니다. 그 배경을 생각해보면 15-16시즌을 끝으로 마감되는 TV 전국 중계권 계약이 나오는겁니다. 리그는 현재 TNT, ABC/ESPN과 전국중계계약을 맺은 상태입니다. 이 금액은 930m/y로 해마다 BRI에 더해집니다. 이 계약이 15-16시즌을 끝으로 만료된다는거죠. 16-17시즌엔 새 계약분이 BRI에 더해지게 될겁니다. 만약 새 계약이 지금 계약보다 커진다면 BRI가 올라가면서 샐러리캡도 늘어나겠죠.
그럼 여기서 전국 TV 중계권료의 히스토리를 알아볼 차례로군요. 95-98년의 중계권료는 99m/y 수준이었습니다. 99-02년은 210m/y, 03-08년은 367m/y, 09-16년은 930m/y 였죠. 이 증가분을 계산해보면 계약 갱신시 평균 증가분은 2.13배였습니다. 즉, 이걸 그대로 대입해보면 930m/y 계약이 2.13배 늘어나니 1981m/y 계약이 된다는겁니다. 이게 터무니 없이 많은 금액같지만, 실제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중계권 계약을 갱신한 MLB의 경우 1500m/y의 계약 조건을 받아냈습니다. 1981m/y가 그렇게 터무니 없는 금액은 아니라는거죠. 만약 1981m/y 수준으로 계약이 갱신되고 그게 BRI에 반영될 경우 16-17시즌 샐러리캡은 얼마나 될까요?
그렇다면 16-17시즌의 샐러리캡은 83.27m이 됩니다. 물론 1981m/y라는 수치는 실제로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검증해서 나온게 아니라 단순히 그 전의 계약 갱신시 인상률을 대입한 것에 불과하므로 MLB와 비슷한 수준의 1500m/y 계약을 맺었다고 가정해보죠. 1500m/y 계약이 됐을 경우, 16-17시즌 샐러리캡은 76.74m이 됩니다. 80m엔 조금 못미치죠? 대신 17-18시즌이 되면 샐러리캡이 80m이 됩니다.
지금까지 캡이 80m이 되는게 단지 꿈이 아니라는걸 수치로 보여드렸습니다. 이제는 캡이 80m까지 늘게 되면 맥시멈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걸 알아볼 차례겠죠? 현재 63.2m의 샐러리캡에서의 4년 7.5% 맥시멈은 100m/4y입니다. (여기서 4년으로 계산하는 이유는 5년 계약을 할 경우 over-36룰에 걸리기 때문에 32세 이상의 선수들이 5년 계약을 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위에서 계산한 76.75m이 된다면 112.6m/4y가 됩니다. 캡이 80m이 된다면 117.4m/4y가 되죠.
캡이 늘어나면서 리그-와이드 맥시멈이 확실히 많이 올라가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르브런 제임스와 카멜로 앤서니의 경우에 대입해봐야 할텐데요. 카멜로 앤서니의 케이스를 가지고 직접 계산해보죠. 앤서니의 경우 세 가지 행선지를 가정해보록 하겠습니다. 하나는 뉴욕 닉스와 5년 맥시멈 계약하는 경우. 두 번째는 닉스가 아닌 다른 팀과 2+1계약 이후 옵트아웃 해서 4년 맥시멈 계약을 하는 경우, 세 번째는 닉스가 아닌 다른 팀과 3+1계약 이후 옵트아웃 해서 4년 맥시멈 계약을 하는 경우입니다. 표를 보시죠. 여기서 16-17시즌엔 76m, 17-18시즌엔 80m의 캡이 책정됐다는걸 가정으로 합니다.
2+1 계약을 한 경우 5년 합계는 127m로 5년 맥시멈에 못미치지만, 총합계는 158m로 오히려 앞섭니다. 만약 앤서니가 36세 시즌에 5m 짜리 계약을 따낸다면 계약 총액은 163m이 될겁니다. 3+1년 계약을 한 경우는 보장금액이 총 187m으로 압도적으로 많아집니다.
물론 이 모든 가정은 앤서니가 전부 맥시멈 계약을 따낸다는 전제 하의 이야기입니다. 웬만한 구단은 꿈도 못꾸겠지만 뉴욕 닉스나 LA 레이커스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죠.
이런 가정도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제임스와 앤서니가 각각 15m로 시작하는 3년 계약을 받고 합류한 이후 3년 후 옵트아웃 해서 각각 맥시멈 계약을 체결한다면 그 계약 규모는 어느정도일까요? 계산해보니 162m/7y의 계약이 됩니다. 5년 맥시멈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이죠. 딱히 페이컷이라고 할 수도 없는 수준의 금액입니다. 만약 레이커스가 르브런 제임스와 카멜로 앤서니가 같이 뛰는 식의 제안을 했다면 그런 종류의 이야기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만약 파우 가솔이 올 여름에 아주 싼 금액의 단년 계약을 한다면 버드권한이 남아있게 되면서 내년 여름에 가솔에게 큰 계약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을까 하는 제 예상입니다.
이건 단지 앤서니와 제임스가 5년 계약보다 오히려 2+1, 3+1계약을 우선시할 수 있다는 증명을 위해 설명드린 부분입니다. 제임스가 마이애미와, 앤서니가 뉴욕과 재계약을 했을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죠. 다만, 그렇게되면 뉴욕과 마이애미가 제공할 수 있는 5년이라는 긴 보장기간이 그렇게 좋은 유인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는게 되겠군요. 어차피 옵트아웃 해서 32,33세에 큰 계약을 노릴거라면 1년 더 긴 계약을 줄 수 있다는건 그렇게 선수측에서 목을 맬 조건은 아니니까요. 고작 인상률이 3.5% 높다는 것 정도인데 이정도는 무시될 만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르브런이 3년 계약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솔솔 들려오고 있죠. 그 배경을 생각해보면 아주 재미있지 않나요? 물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3년 대신 5년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제임스나 앤서니라면 3+1계약을 선택하겠습니다. 물론 그 이후의 계약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빅마켓팀이 첫 소속팀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르브런, 멜로에게 큰 계약을 주기만 하고 사이드킥들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한다면 허사가 될테니까요.
이 게시물은 Macchiato님에 의해 2014-07-07 01:59:03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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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최장 계약하는게 맞는것 같아요
5년후에 장기계약 힘들듯이 3년후에도 자익계약 쉬우리란 보장이 없죠
중간에 부상을 당할지도 모르고 지금 5년 계약을 한다면 일단 말씀하신 3년 계약 성공에 2년을 추가로 더 받은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