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슈퍼스타 ... 크리스 보쉬
13
5621
2014-04-14 21:16:35
열 일곱번째 슈퍼스타는 마이애미 히트의 완전소중 팀플레이어 Chris Bosh입니다.
2003년 드래프는 역대로 손꼽히는 신인들의 풍년이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그해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하여 D웨이드 멜로등 현재에도 리그에서 영향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들로 채워진 굉장히 꽉찬 드래프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사실 르브론과 멜로는 데뷔때부터 워낙 유명세를 타던 선수였고, 늦게 치고 올라온 웨이드는 잠시 평가가 엇갈리긴 했으나 점점 좋은 평가를 받아갔었죠.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방으로 불리는 마켓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보쉬는 에어 캐나다 빈스 카터와 함께 공존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갑니다. 언급했던 세명이 워낙 괴물스러운 활약을 펼쳐서 그렇지 크리스 보쉬는 토론토팬들에게 무한 사랑을 받으며 유망주로 떠오르기 시작하죠. 사람들로 하여금 빈스 카터와 함께 화끈한 화력을 보여줄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지만, 아쉽게도 카터의 이적으로 보쉬는 혼자서 고군분투해야 했었죠. 아무도 없는 팀에서 보쉬는 VC가 떠난 빈자리를 홀로 메우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리그내에 정상급 파워포워드로 성장합니다. 크리스 보쉬를 두고 CB4라 불리던 당시에는 20-10을 기록하는 왼손잡이 빅맨... 그것도 사이드 라인에서 1대 1을 잘 하던 빅맨으로 평가 받습니다. 그의 신체 조건만 보고선 케빈 가넷과 비교해가며 보쉬에게 스트레스를 주기도 했지만, 정말 꿋꿋히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며 토론토의 대장 공룡으로서 밥값을 다하게 되죠.
지금의 보쉬를 두고 기린이란 다소 우스꽝스런 닉네임으로 불리며 그를 희화화 시켜버렸지만, 마이애미로 이적하기 이전까진 아무도 그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저 토론토 랩터스의 마스코트가 보쉬자체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포효하는 그의 전투적인 마인드를 좋아했었죠.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지 몰라도 베이징 올림픽 주전 4번을 맡았던 선수가 보쉬였으며, 득점과 리바운딩이 한꺼번에 되는 몇 안되는 엘리트 포워드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마이애미로 이적한 보쉬와 르브론이 왜 그렇게도 욕을 먹었는지 짚고 넘어가 볼까요?
보쉬는 토론토시절을 영광의 시절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우승을 원했으며 1옵션이면서 엘리트포워드였던 프라이드를 기꺼이 버렸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서포팅 캐스트라 부르며 팀의 일원이 된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인드를 가진 훌륭한 선수죠. 웨이드의 팀에 르브론과 보쉬가 들어왔고, 웨이드는 르브론을 위해 한발짝 물러나줬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쉬가 두발짝 물러서게 되었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원래 깜냥이 둘보다 아래이기 때문만은 분명 아닐것입니다.
지독하게도 가넷과 비교를 당하며 보쉬는 애초부터 빅3가 될만한 그릇이 아니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습니다. 비교를 당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빅맨으로서의 기초가 되는 픽을 서주는 역할을 못한다는 말부터 시작하여 골밑보다 외곽에서 주로 활동한다는 것이 그러한 이유였습니다. 물론 가넷처럼 올어라운드 한 선수였다면 보쉬도 그렇게 했겠지만, 가넷처럼 강골도 아니었고, 시야가 넓은 선수도 아니였으며 무엇보다 두 선수는 아예 스타일이 다른 선수였음에도 그런 비교를 당해야 했습니다. 호리호리한 선수가 가넷처럼 전방위 디펜스가 안된다는 말도 나왔는데, 이건 말할 가치가 없는것 같습니다. 수비왕 출신의 선수와 디펜시프 베스트5 명단에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선수와 비교는 그냥 욕하고 싶어서 만들어 내는 이야기일테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데, 보쉬는 가넷만큼의 대단한 수비수가 아닙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는 걸어오는 몸싸움을 피하지 않으며 못하는것도 팀을 위해 기꺼이 해내는 선수입니다. 스타일을 고수하던 보쉬였지만, 팀이 필요하다고 하니 포지션까지 바꾸며 자신을 끊임없이 변화시켜 갔습니다. 그리고는 놀랍게도 수비가 늘었고, 이제는 보쉬의 파리채 블러킹이 상대 선수들에게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구 빅3와의 매치업에서 언제나 지는쪽에 속해 있던 보쉬였지만, 단언컨데 플레이오프에서 만큼은 가넷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누가 위고 누가 아래이고를 말할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판정이란것이 있다면 가넷의 손을 들어주겠지만, 시리즈에서 팀이 승리했고, 가넷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던것은 그동안 당했던 설움을 조금이나마 날려 버릴수 있는 요소로 볼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보쉬가 가장 잘하는것은 중거리 슛이고, 이것은 마이애미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이 되었습니다. 덩치 큰 선수들을 밖으로 끌고 나와 르브론과 웨이드 찰머스가 돌파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것이죠. 도무지 안나오고는 못배길 만큼의 긴 슛레인지를 가지고 있고, 그것도 매우 정확해서 어쩔 수 없이 큰 선수들은 보쉬를 따라 나가야 합니다. 노비츠키만큼의 위력적인 롱2를 자랑하는 보쉬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3점라인 밖에까지 나와서 던지는 슛도 자주 볼수 있습니다.
마이애미로 이적한 2년차부터 조금씩 량을 늘려가더니 이제는 그것이 전술이 되버렸습니다.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 쏠 수있는 선수가 레이와 르브론 찰머스였는데, 이제는 보쉬도 그들만큼 멀리서 자신있게 슛을 던질 수 있는 허가가 떨어진거죠. 첫 우승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하여 마이애미를 당황스럽게 했던 보쉬는 마이애미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복귀하여 3점으로 상대를 침몰 시킵니다. 스포감독의 작전도 좋았지만, 보쉬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작전이었죠.
단지 몇경기로 끝날거 같았지만, 3점을 쏘는 보쉬를 이제는 어렵지 않게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슛을 잘 쏘는 선수, 리바운드와 블럭도 좀 되는 선수로 이젠 거의 박힌 이미지가 되버렸지만, 기본적으로 보쉬는 스킬풀한 선수입니다. 토론토 시절 한쪽 공간을 보쉬를 위해 일부러 비워두고 1대1을 주문하는건 자주 볼수 있던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포스트업으로 힘차기 밀고 들어가 화려한 피벗으로 마무리하는 선수는 아닙니다만, 페이스업으로 제치고 들어가 덩크나 훅슛으로 마무리하는 동작이 일품이었던 선수였죠. 호리호리한 몸매는 그것을 위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우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상대를 유린했습니다.
더군다나 왼손잡이라 조금 더 예측하기 힘들기도 하고, 환상적인 슛터치를 가졌기 때문에 슛페이크 한번에 상대가 그냥 나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볼수 있습니다. 슛 때문이라도 멀리까지 나와서 수비를 해야 하는데, 공격시에 스피드 좋은 달릴 수 있는 빅맨이란건 매우 큰 장점이 되는거죠. 특히 보쉬만의 스핀무브는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지금에 저에게는 르브론도 웨이드도 보쉬도 똑같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세선수가 마이애미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는것이고 이들 중 누구라도 빠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르브론도 보쉬도 웨이드도 선수생활을 마치는 그날까지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늙기 전에 예전의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는것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이애미의 이기적인 한 팬은 이들이 선수 생활을 마치는 그날까지 빅3로 불리며 마이애미의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주고 라일리 사장이 말했던 이 더운 도시의 아이들에게 대부가 되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웨이드가 겔겔 거리는 지금 보쉬가 르브론의 옆에서 건강하게 보좌하고 있다는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올해도 일내 주길 바라며 지난시즌 '약속왕' 보쉬의 플레이를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12
Comments
마켓은 웨이드가 나왔고 보쉬는 조지아 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