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BA-Talk
Xp
자동
Free-Talk

로건 보고 왔습니다(스포 무)

 
1
  1503
2017-03-01 19:56:08
개인적으로 히어로 영화의 새로운 모습과 가능성을 보여준 이정표 같은 작품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철학이 있는 히어로 무비를 보여준 다크나이트

-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대를 연 어벤져스

- 오락성 100%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보여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B급 코미디의 19금 성인 히어로물을 개척한 데드풀

- 유니버스물을 작품 수준으로 끌어올린 시빌워

그리고 로건은 이 대열에 들 만한 영화라고 하고싶네요. 웨스턴적 요소가 있고 그래서 이 영화를 웨스턴 영화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멋진 로드 무비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에서 울버린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비극적인 인물입니다. 원치 않는 실험에 의해 강제로 능력(아다만티움)을 얻고 힐링팩터 덕분에 장수하면서 많은 비극적인 경험을 합니다. 또한 실험으로 인해 기억이 조작되어서 자아 정체성에 혼란을 겪죠. 스파이더맨과 대비되는데 스파이디도 비극적인 경험을 많이 하지만, 자신의 고난에 대해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 라며 받아들이고 쉴새없이 농담을 하는 밝은 모습을 잃지 않습니다. 반면 울버린은 남들에게 이용 당하고, 또 장수하면서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버렸던 경험이 많은 탓인지 책임을 지기보단 불신하고 거리를 둡니다.

영화는 '현실성'을 부여하여 울버린의 이 비극성을 부각시킵니다. 예고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강한 히어로들과 더 강한 빌런들이 서로 치고 박고 부수고 승리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의 초능력을 최대한 떨어뜨리고(힐링팩터를 서서 잃어버리는 울버린, 치매에 걸린 프로페서 X) 사회 밑바닥에 처넣어 버리면서 현실성을 부여합니다. 마치 데어데블 시즌1에서 데어데블이 보는 사람이 안타까울 정도로 맞으면서 히어로도 인간이라는 공감을 자아냈듯이, 로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19금입니다. 피가 튀고 사지가 잘리고 머리가 터지는 잔인한 액션씬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이 히어로물에서 현실성을 절절히 느끼게 해줍니다(외에도 영화를 보시면 현실성 느끼게 의도하는 설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기존 히어로물들과 달리 희망이나 승리, 웃음이 없습니다(물론 긴장해소 차원에서 몇 몇 개그씬들이 나오긴 합니다). 비극적인 인생을 산 아저씨와 치매 노인, 그리고 수수께끼의 소녀가 함께하는 무거운 로드 무비죠. 이런 참신한 히어로물의 재해석을 잘 해냈기에 로건은 상기 언급한 이정표 영화에 추가되어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한데, 그 중에서도 자신의 마지막 울버린을 연기하는 휴 잭맨의 연기가 폭발합니다. 제가 휴 잭맨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본 건 아니지만, 아마 로건에서의 연기는 커리어에서 손 꼽히는 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P.S1 영화를 보고나서 소녀와 손을 잡은 포스터도 훌륭하고 특히나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울버린 3편의 제목이 왜 히어로 네임인 울버린이 아니라 그의 본명인 로건인지가 이 영화를 잘 보여줍니다.  

P.S2 영국의 코미디언인 스티븐 머천트가 나오는데, 그 동안 희극에서 보여줬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무거운 연기를 잘 해냅니다. 마치 스티븐 카렐이 폭스캐처에서의 연기로 새로운 변신을 했듯이요. 
14
Comments
2017-03-01 20:02:16

저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나.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에서 크리스토퍼 왈츠 연기 인상깊게 봤는데,,

이전에 쓰신 글들이 영화에 대한 평을 너무 잘 해놓으셔서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네여 ~
2017-03-01 20:02:46

아니구나 매니아의 다른분들도 영화평을 잘 적어놓으셨던거구나...;;

WR
2017-03-01 20:15:03

언급하신 두 캐릭터는 정말 순수악 그 자체를 보여준다면, 로건은 망가진 인생과 삶에 찌든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드 무비를 좋아하신다면 강추고 그렇지 않아도 강추입니다. 다만 여러 뮤턴트들이 나와 능력 배틀을 하는, 오락성에 충실한 기존의 엑스맨을 선호하신다면 많이 실망하실 것 같습니다.

무겁고 어둡고 슬픈 영화입니다. 저도 여운이 많이 남고, 실제로 극장에서도 히어로물에 친숙하지 않을 것 같은 나이대의 어르신들도 많이 우시더라구요.

2017-03-01 20:20:48

흠 ~ 그렇군요 저는 그냥 보는건

잘 만들어진 걍 웰메이드영화를 좋아합니다.

왓챠 같은 별점 사이트에 남긴 별점중 상위도 연기 시나리오 촬영 세가지가 잘 맞는거 선호하죵^^
볼만한 것 같습니다. 여친이 없는지라 영화관에 잘 안가지만 혼자가서 봐봄직한 영화라면 달려가봐야겠습니다 !
2017-03-01 20:02:29

저는
어린 꼬마배우
다프네 킨의 연기에 푸욱빠져버렸네요.

어린 소녀의 눈빛이 참 깊고 또렷하더라고요.

WR
2017-03-01 20:17:57

이름이 다프네 킨이였군요. 대사 확실히 읊으면서 연기 똑부러지게 잘하는 아역은 종종 보지만, 그렇게 시종일관 눈빛만으로 감정연기를 해내는 아역은...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2017-03-01 20:21:03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WR
Updated at 2017-03-01 20:36:57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03-01 23:06:29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03-01 22:21:49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03-01 22:48:07

글 정말 잘쓰시네요~
저는 로건을 봐버리면 정말 휴잭맨의 울버린에 마침표를 찍는 것 같아...보고싶지만서도 선뜻 볼 용기가 나질 않네요ㅠㅠ슬픕니다

2017-03-01 23:21:57
- 본 게시물은 읽기 전 주의를 요하는 게시물로서 내용이 가려져 있습니다.
- 아래 주의문구를 확인하신 후 버튼을 클릭하시면 게시물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경구문구는 재열람 편의를 위해 첫 조회시에만 표시됩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7-03-02 00:43:16

혼영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화인가요? 개인적으로 진지한 영화는 혼자 가서 보는 걸 좋아해서...

2017-03-02 12:06:57

혼영족이라면 누구의 말이든 내가 보고싶은건 보는 사람들이죠

24-04-19
22
3999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