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서....

1. 저 역시 권위적이고 위계질서가 강한  분위기에서 어릴 때부터 교육받고 자라오다보니, 초중고대딩때까진 쓸데없이 후배들 챙긴답시고 잔소리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고민해보면, 내가 후회가 많았기에 후배들에게는 너희들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챙겨주는 마음에서 시작된 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후배들이 듣고 싶은 건 행복한 자기만의 인생을 잘 사는 선배들의 이야기이지 후회로 가득차서 푸념과 잔소리를 늘어놓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 딱히 나이를 신경쓰고 사람을 대하지 않은 지 꽤 오래 됐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이보단 사람대 사람으로서 존중해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철저하게 실천하기 시작한 게 30살 전후부터? 였을 겁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누군가에게 좀 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조언을 해줄 권리가 있는가? 자기 인생도 제대로 살지 못하면서 나는 무슨 권리로 그런 조언을 하는가? 내 인생을 제대로 살고나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면서부터 조금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누군가에게 함부로 조언하기 전에 내 인생부터 행복하게...제대로 살아보자 결심을 하게 되더군요.

3. 간혹 10살 정도 어린 후배들(저보다 열살 어리면 26살로 딱 사회 초년생의 나이입니다)을 보면 뭔가 한 마디 조언이라도 해주고 지금을 즐겨라라는 오지랖을 떨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인생이 후회로 가득차서 푸념이나 잔소리만 늘어 놓는 선배보다는....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면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는 선배가 진정한 선배로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후배가 먼저 조언을 구해서 내가 거기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는 것이 아닌이상...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딱히 조언같은 걸 먼저 하지 않게 되더군요.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으면, 내가 행복하게 살면서 행동으로 모범으로 보여주는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거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 못해봤다...그러니 너도 젊었을 때 ~~라도 꼭 해봐라 하는 조언들...다 자기 후회고 한탄일뿐...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기가 직접 해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는게 진정 어른스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가기에 급급해서 자기 행복이 진정으로 무엇인지 모르면서 살아가는 인생보단,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충실하게 실천하면서 사는 삶...그러면서도 남들에게 너희들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아집은 절대 부리지 않는 삶....어쩌면 그런 삶이 진정으로 동생들이나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4. 아주 어릴 때는 한 두살 차이도 크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한, 두살 차이 쯤은 크지 않다는 걸 점점 느끼죠. 성숙함도 비슷한 거 같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으면 나이에 집착하기 보단 행복하게 사는 나의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오늘 유독...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 글을 남겨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