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요전에 겨울비가 며칠 올 때
동네에 새로 오픈한 핫도그 전문점에 갔습니다
오픈빨 인지 맛이 좋은지
비가 오는데도 주문하기 위한 줄과 이미 주문하고 기다리며 가게 앞 천막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들까지 꽤나 많았습니다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두 여성 일행도 천막 밑에서 주문한 핫도그를 기다리는 중인 것 같았고
남성은 지척에 적잖은 사람들이 있었음에도 무리 속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00번 고객님 주문하신 핫도그 나왔습니다"라는 점원의 말을 들은 남성은 피우던 담배를 손가락으로 튕겨 바닥에 버리며 매장 안으로 들어갔고
방금 전까지 깨끗했던 바닥에 담배꽁초가 덩그렇게 됐습니다
그 일행인 여성들 중 한 여성이 핫도그 두 개를 받아서 하나는 자신이 베어 물고 나머지 하나를 남성에게 내밀었고
남성은 손을 저으며
"난 핫도그 같은 거 안 먹는다. 그거 맛있나?"라고 말하며 가게를 떠났습니다
며칠 전에 'dog double myway cool 한 사람이 부럽다'는 글을 썼었는데
병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저의 성격 때문에 자주 불편하고 감정을 소모하느라 힘들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저 남성을 보고 적은 문장이었습니다
저라면 사람들 때문이 담배를 참았을 거고 꽁초도 버리지 않았을 거고 점원이 들을까 봐 나중에 일행에게만 핫도그를 싫어한다는 말을 했을 텐데
그 남성은 (언행들이 나쁘고 어떻고를 떠나) 남을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걸 보니
부정적인 걸 보고도 '쿨하다, 부럽다'는 긍정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런 사람은 스트레스가 없겠다'고 괜히 저 혼자 뇌피셜도 만들었죠
누구나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을 부러워하곤 하는데 저에겐 저런 성격이 그것인가 봐요
사회 구성원으로서야 저처럼 사람들에게 폐 안 끼치고 모나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무난할지 모르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그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고
그렇게 스팀 찬 주전자처럼 있다가 내가 피해를 당할 때, 화를 내도 되는 순간이 오면 펑 터져버리는 악순환이 만들어져서 곤란합니다
솔직히 저는
불의를 보면 정의 구현 같은 좋은 의도가 아닌
그런 것들을 보고 화가 난 제 성질을 못 이겨 나서서 싸우고
스트레스가 쌓여있는 기간엔 화를 내도 내가 나쁜놈이 되지 않는 그런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기도 했었으니
마땅히 비정상적이죠
사람들을에게 의외로 착하다는 칭찬받기도 하지만
전 제가 전혀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막 살고 싶은 생각을 머릿속으로 수 없이 하지만 못 하는 거고
'정의'라는 무기가 생겼을 때엔 악마처럼 그걸 휘두르는
착하게 사는 나쁜놈이거든요
오늘도 새벽부터 고속도로에서 칼치기 하는 사람을 보며
'왜? 저래'와 '나도 하고 싶다'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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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늘 같은길을 걷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간에 같은 길을 걷는 분이 계신데 늘 담배를 피면서 걸어요.
그분보다 뒤를 걷는 날에는 전 여지없이 담배냄새를 맡아야하죠.
아침 6시 40분이라 신고할수도없고...
그렇다고 날라차기를 할 수도 없고...
제가 뭘하면 좋을까 2년째 고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