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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몇 개 추천드립니다. (펀게 게시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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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24 10:57:37

펀게에 있는 한국문학 관련 게시글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글을 씁니다.

한국문학, 특히 한국소설을 비판할 때 보통 나오는 말은
"서사보다 수사를 중시한다. (이야기의 재미보다 문장을 잘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현학적이다.(자꾸 뭔가를 가르치려 든다)"
이런 것들이지요.

하지만 한국소설이 무조건적으로 수사를 중시하고 현학적이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위의 이유들이 어느 순간 한국소설을 읽지 않기 위한 핑계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소설을 읽지 않는 이유가 재미가 없어서. 가 아니라 저 이유 때문이라면,
그렇지 않은 한국소설을 소개하면 어떨까 ..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소설 중에도 서사가 재미있고 현학적이지 않은 작품들이 많으니까요.

한국작가들은 정제된 한국어로 문장을 쓰기 때문에
번역한 소설보다 더 우리 정서에 와닿게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이라는 장르는 아무래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바탕으로 쓰여지기 때문이죠.
때문에 한국소설만이 쓸 수 있는 우리만의 정서, 한국작가만이 그릴 수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
이런 걸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문학이 죽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국소설이 익숙하지 않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한국소설 몇 개 추천합니다.


1. 천명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가볍고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는 단편집입니다. 한국소설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이야기꾼 ..이라고 생각하는 천명관 작가의 소설은 이 작품 말고도
장편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2. 권여선 <안녕, 주정뱅이>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감명 깊게 읽었던 단편집입니다. 좋더라고요.
권여선 작가는 한국에서만 작가생활을 할 수 있다.. 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적인 작가입니다.
외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한국만의 정서를 소설 속에 담아내는 작가 거든요.

3.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의 작품인 <알바생 자르기>를 읽고 한국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통찰하고
그 안에서 재미있는 서사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최근 프리톡게시판에서도 이민 관련 글이 올라왔던 기억이 있는데요..
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가는 사람의 이야기인 <한국이 싫어서> 와
통일한국에 관한 이야기인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입니다. 둘 다 장편소설입니다.

4. 정용준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정용준 작가는 고전적인 글쓰기 방식을 가지고 있다. 라는 평가를 받는 작가입니다.
서사와 수사의 비중을 적절히 섞어서, 우리가 아는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소설을 쓰는 작가랄까요.
책 표지에도 써 있듯이.. "서사"를 다시 찾고 싶은 한국문학의 선두에 있는 작가의 단편집입니다.
재미도 있고. 무게감도 있고. 서사도 확실한.

5. 노희준 <깊은 바다 속 파랑>


보통 SF나 판타지를 문학에서 언제 사용하는가 보면.
현실적이지 않은 그 배경을 통해 오히려 현실을 설명할 수 있을 때입니다.
이 소설은 2016년 SF어워드에서 장편소설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SF라는 옷을 입긴 했지만 장르소설로 치부하기 애매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독자가 예상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변신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장르소설인 SF소설의 문법을 생각하신다면 독특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없다고 느끼실 수도 있고요 ..)

---
이 정도 추천드리겠습니다.
예전에도 한국문학 추천글을 시리즈로 올렸었는데 그 때 생각도 나고 좋았습니다.
(일이 바빠 오래 이어가지는 못했지만요 ㅜㅜ)
최근에 책읽기가 힘들었는데.. 저도 새 책을 골라봐야겠어요.
모두들 즐거운 독서 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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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24 11:00:40

오호 저는 소설책보다는 뭔가 당장 지식을 채울 수 있는 (소설이 지식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책들을 좋아하다보니 가장 최근에 본 소설이 제인에어(오래된 소설이지요.)네요.

고인류학,진화,화학에 관심이 워낙 많다보니.. 
요즘엔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강의 라는 책 읽고있습니다.
WR
2017-02-24 11:05:37

사실 소설은 지식을 채우는 느낌은 아니지요.
소설을 쓰는 소설가들이 지식을 채울 수는 있지만요.(취재를 워낙 꼼꼼히 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소설은 일이나 생활, 현실에 치여서 오히려 현실을 돌아보지 못할 때,
현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고.. 메말랐던 인간성을 다시 채워주는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해요.
펀게에 있는, 8년을 함께 살다가 이혼을 고민하던 부부가 화해하는 과정을 담은 귤 이야기 처럼요.
짧은 일화이지만 그 글은 매우 소설적이고 감동적이거든요.

진화론 강의 저도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 감사합니다.

2017-02-24 11:15:40
성석제, 『투명인간』이것도 추천합니다.
요즘 한국소설도 재밌는 것들 상당히 많습니다.
다만 홍보의 힘을 못 받을 뿐...
워낙 쟁쟁한 외서들이 들어오니 네임밸류 작가가 아니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더군요.
2017-02-24 11:36:23

지금 기억나는 제일 재밌는 소설은


은희경의 [마이너리그] 입니다. 정말 빵빵 터지면서 읽었었는데... ^^ 지금 다시 읽어도 그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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