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윅: 리로드 감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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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2 17:29:04
오랜만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게 아재의 맘을 싱숭생숭하게 하던 오늘, 한시 영화로 보고 와서 감상후기 남깁니다.
2015년 인상적이었던 영화 10편을 꼽으면서 존 윅 1편을 넣었었는데요, 어차피 개연성이고 주제고 다 필요없으니 키아누 형님 나온 영화가 흥행하는걸 보고싶기도 했고 소문에 표정연기 없고 대사 짧고 폭풍간지로 나오신다는 이야기만 듣고 가서 봤다가 완전 빠져버렸던 사실이 있었거든요. 드디어 오늘, 다시 돌아온 키아누 형님을 보러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예매했고 즐겁게 보고 나왔습니다
이번 편을 보면서 계속 생각이 난 것은, 예전 20세기 리즈시절의 홍콩 영화들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끊임없이 겹쳐진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시의 홍콩 영화를 좋아하셨던 팬이라면 아마 이 영화 장면을 보자마자 바로 머리에 떠오르는 영화가 몇편쯤 있을 만큼요. 따라서 저같은 아재들이라면 더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단, 이런 류의 영화에 정교한 플롯을 바라는 것은 당연히 무리입니다. 오직 스타일리쉬한 액션 하나로 2편까지 왔으며 아마도 같은 컨셉으로 3편이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이 영화의 상황을 사진 하나로 표현한다면 이렇습니다.
위에 설명했듯이, 이 영화에서 키아누 리브스는 긴 대사를 치는 일이 없고(거짓말 조금 보태서 자막이 필요 없을 정도), 90% 이상 무표정이며, 대신에 그 빈공간을 그야말로 스타일리쉬 액션으로 채웠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예전 홍콩 느와르에서처럼 주인공 보정이야 당연히 있지만, 무한탄창 같은 옥의 티는 전혀 없이 총알 떨어지면 탄창을 딱딱 갈아주는데 그 장면마저도 간지 폭풍입니다. 게다가 클라이막스 부분의 그 장면은 아마도 엔간한 영화팬이라면 바로 홍콩영화계의 신화적 인물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눈부신 오마주이기도 합니다.
다만 1편보다 스케일이 많이 확장된만큼 긴장감이 살짝 덜하고 등장인물들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따위 없으므로 이 영화를 처음 보시는 분은 조금 주인공에게 이입하기가 힘들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1편에서도 그랬듯이, 그냥 키아누 형님의 실전 액션에 모두 맡겨버리면 충분히 그만한 만족을 주는 영화이니 전편을 안보셨다고 하여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마 2편을 보시면 알아서 1편은 찾아서 보게 될테니 말이죠.
킬링 타임으로도 훌륭하고 20세기 홍콩 느와르 영화속의 사나이 간지 액션이 그리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했고 3편이 더 큰 스케일로 나올것이 거의 분명해진 바,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예정입니다. 단, 이 영화는 청불인만큼 어느 정도 과도한 폭력묘사가 있습니다. 이점 미리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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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정말 재밌게 봤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