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오버워치 지우기까지... 게임이란 뭘까요?
4
1806
2017-02-20 18:29:49
어제 마지막으로 오버워치를 장시간 불태우고 지웠습니다. 이유는 소위 말하는 트롤들과 아무리 봐도 초딩루저 멘탈들과 원치않게 함께 팀을 하면서 '내가 왜 이들과 오늘 이 시간에 이 짓을 하고 있는 걸까?'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습니다. 조금만 판세가 기울기만 해도 상대 엄마 욕하고, 게임 포기하고 틀롤짓(?)하고, 지들끼리 개처럼 왈왈 경기 내내 욕하고 짓어대다가 서로 분노조절장애를 컨트롤 못하며 자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들 보며... 대체 이들은 게임을 왜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 짓을 하는 제 자신도 한심해지더군요. 전 그저 쉬는 시간에 놀거리가 필요했을 뿐인데 말이죠. 어쨌든 오랜만에 재밌고 완성도 높은 게임하나 했네요. 그걸로 족합니다.
게임이란 뭘까요?
PC방 세대라 당구장 대신 PC방에서 친구를 사귀고 PC방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시간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도 심심할 때는 게임을 찾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나마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하면 같이 게임을 하며 친구라도 사귀게 되지만, 정말 혼자서 하는 게임은 필요 이상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면 피로감도 피로감이지만 인생의 귀한 시간이 쓸데없이 소모된다는 회의감이 제일 고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하는 자아의 질문이 생깁니다. 물론 회사생활 사회 생활 하다보면 밤에 집에 돌아와서 공부할 열정도 일을 할 열정도 식고 그저 스트레스 풀 무언가가 필요하긴 해서 게임이 어느정도는 필요하긴 한데 말이죠...
예전에는 '여친이 없는데 게임이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합리화 했는데, 막상 여친도 생기고 결혼이 다가와도 게임 할 시간은 별도로 필요하게 되더군요. 정말 내가 중독인가?하는 생각도 하지만... 제일 큰 것은 게임을 하는 시간을 많아 지다보면 삶에 게임보다 내게 더 자극적이고 더 즐거운 것을 못찾고 흥미를 못 찾아 인생이 나아가지 못하는게 제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현실 감각체계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정말 어렵지만 어떻게 해서든 현실에 마음을 두고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이러다가 아이를 낳아도 아이가 주는 기쁨보다 게임이 주는 자극에 더 익숙해서 가정에 충실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도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라고요. 인생이라는 게임에 집중하고 이 인생이라는 게임을 풀어가야 하는데 게임은 현실과 자아를 분리시키고 현실도피를 통해 스스로 안주하게 만드는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순간 내 안에 삶을 배고프게 거칠게 살던 하이에나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더군요.
19
Comments
글쓰기 |
전 빠대만합니다 유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