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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에게 진지한 조언을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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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8
2017-02-18 21:51:19

제가 난생 처음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이곳 매니아에 온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여러 글들을 보며, 이곳분들은 참 여러 방면에 깊이가 있으시구나, 또 저보다 인생경험 많이 하신 형님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요즘 진지하게 고민하고있는 부분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글이 길어질테니 미리 양해의 말씀을 구합니다.


일단, 저에겐 제3자의 눈으로 보면 니네 사귀는거 아니냐?!라는 소리를 들어도 이상하지않을만큼 가까운 여사친이 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1살이 많지만 말이나 전부 편하게 지냅니다. 처음 만났던건 재수학원에서였고, 사실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호란을 닮은 외모에 타투를 한 그 친구는 딱 봐도 한가락하겠구만 하는 인상이었고 학원에 다니는동안은 그다지 가깝게 지내지 않았어요. 그러다 학원생활이 끝나고, 각자의 길을 걷게 될 무렵부터 우리의 연락은 잦아졌고, 서로 속얘기를 나누며 급속도로 친해졌습니다. 왠지 나와 닮았다는 느낌이었고 대화도 잘 통해서 전 좋은 친구가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난 당신이 여자로 보이지않고 편한 친구로 대하는 것이니 내 행동에 대해 괜한 오해하지 말라는 말도 미리 했었습니다. 정이 많은 편이고, 겉모습은 험악한 사내자식이지만 저는 어머니가 디자이너시고, 그 부분을 닮았는지 남을 챙기는데 있어 세심하고 여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이성들에게 자기를 좋아하는거 아니냐는 오해를 자주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밥도 먹고, 편히 술도 마시고, 영화도 보는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말씀드려둘것은 이 친구가 재수학원에서의 평판이 정말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거의 이 친구에게 호의적인 사람은 저 뿐이라고 할 정도의 상황이었죠. 전 애초에 남의 평판듣고 사람사귀는 사람은 아니지만, 안좋은 평판을 하는 사람들이 지극히 정상적이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가진 사람들이라는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전 친한 관계를 이어나갔습니다. 우리의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그 친구는 남자가 생기기도 했고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 남자가 저와의 사이를 오해해서 저에게 실수를 하는 일들도 꽤 있었죠.


그 친구와는 dvd방에 같이 가거나 호텔방에서 술을 마시는 일도 심심치않게 있었습니다. 저는 후회할 일은 하지 말자는 주의라 그때마다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다른 친한 누나나, 여자들에게 말하면 100% 그 친구가 저를 떠보고 있는거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때마다 전 말도 안되는 소리말라며 웃어넘겼지만 요즘 들어 진심으로 헷갈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건 제가 고백하길 기다리는건가 하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제가 다른 여자 칭찬을 할 때마다 그럼 나는? 난 너한테 뭔데? 이런 식의 질문을 하고, 어쩌다 술이라도 취하면 보고싶다거나 그런 낯간지런 말들을 하곤해요. 혹시나 제가 시답잖은 오해를 하고있는건 아닌가싶어 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의 친한 누나한테 물어봐도 100프로라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그런데 그 누나는 그 친구는 정말 아니라고 다른 착한 사람만나라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여기에 다 적지는 못하지만 그 친구가 제게 한 실수도 적진 않습니다. 안볼까도 생각한적도 있지만 이상하게 이 정이 떼어지지 않더군요. 그리고 요즘엔 그 친구가 다른 남자얘길하면 묘하게 화가나고, 가끔은 내 여자였으면 하는 생각조차 듭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사귄다면? 이란 생각을 했을때, 그 친구가 저란 남자로 만족할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그냥 이대로 서로 편한 친구로 지낼까요 아니면 확 고백을 저질러 버릴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형님분들의 조언 기다려 보겠습니다. 혹시 글속에 없어서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답드리겠습니다.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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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18 21:57:57

이거...글에적힌대로 보면 여성분이 자기에대해 묻고하니 호감있는거 같은데요
그렇게 놓고보면 이건 르더킹님이 스스로 선택하시는 수 밖에 없을거같아요. 고백하지 않으실꺼면 여사친으로 계속 지내는것도 좋다고 봅니다

WR
2017-02-18 22:02:02

그런가요...하 정말 고민되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2017-02-18 22:57:51

밑 댓글 보니.. 결심하신거 같은데 응원의 기를 모아 보내드릴게요!

WR
2017-02-18 23:05:22

조언을 더 들어볼겁니다. 방향을 일단 잡았달까요 하하

2017-02-18 22:01:23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말하나 남겨 볼까 싶어서 글 남깁니다~

Lettheking 님이 쓰신글을 보면 이미 답이 나와있는 것 같은데 :) 저는 그 여자분이 약간의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거 같습니다 어떤 불안감인가 하면요 나는(그여자분) lettheking님이 좋은데 이관계가 어색해 지진 않을까? 이런것 같아요. 그리고 여자분이 용기를 많이 내신것 같기두 하구요.

대충보니 이십대 중반꺽이시는 나이 같은데 마음가는 대로 하시데, 너무 끌진 마세요~

지나가는 뻘글입니다~

WR
2017-02-18 22:03:46

뻘글이라뇨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해보지만 막상 관계가 진행되는 상상이 전혀 안가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놈인건지..

2017-02-18 22:02:11

오랜시간동안 많은 것을 서로 아는 사이니까 탁 터놓고 이야기하는것이 어떠신지요...

서로 오해할수도 있고 서로 좋아할수도 있는 반반인 사이아닐까요?
말하기전에 글쓴분이 맘을 정하시고 이야기를 나누시길 바랍니다.
이도저도 아닌상태에서 상대방을 떠보려는 대화는 금방 들키기 마련이니까요
WR
2017-02-18 22:04:42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한번 터놓고 대화해볼까 심각하게 고려중입니다.

2
2017-02-18 22:07:04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저지르는게 낫다고 봅니다.

10년이 넘게 절친한 이성 사람 친구 라는건..
정말 없다고 봐도 무방한 관계입니다.
(보통의 여럿이 모여 술 한잔씩 꾸준히 하는 절친 말고, DVD방도 같이 가는 그런 정도의)

제 주변에도 
대학 CC로 시작해서 결혼까지 하고 나이 먹어서까지 자기네 전공을 살려 일 하는 부부
의 대학친구들 말고는 그런 예가 없습니다. 
이 경우는 어차피 친구가 겹치고 겹치다 보니까 가능 한 부분이고요.

졸업 후 자기 일 하게 되고, 나이가 차 결혼을 하게 되면 
이십대 초창기의 절친했던 이성 사람 친구는
전혀 다른 의미의 관계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졸업이 뭡니까, 당장 2년만 지나도 
글쓴 분의 절친했던 인간관계의 많은 연결고리들이 약해지고, 끊어 질 겁니다.
군대가 있으니까요...

마음 가는 대로 해보고 아니면 헤어지는게 이성관계의 인지상정이고,
절친한 친구 하나 잃는게 두려워 애매한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면
본인 미래의 여자친구에게 설명하기 힘든 장애물이 하나 될 거라 생각합니다.

글쓴 분께서 딴 여자친구가 있는 상태에서 
본문의 그분과 호텔방 가서 1on1 술 마실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하다면, 여태까지와는 달라진 관계를 그 분이 납득가능하겠습니까?
WR
2017-02-18 22:22:32

현실적인 조언 정말 감사드립니다. 슬슬 확신이 서는것 같습니다.

1
Updated at 2017-02-18 22:35:10

얼마전 프리톡에 남녀간 친구가 가능한지 글에서 제가 불가능하다고 썼다가 다른분들은 죄다 가능하다고 댓글 달리던게 생각나네요ㅠ 단기적으론 몰라도 결국엔 이거죠!ㅋㅋ

WR
2017-02-18 22:36:45

그렇죠, 뉴스쿨님도 감사합니다.

2017-02-18 23:50:37

매니아 유저분들이 아직 이성간 상호 교류가 많은 

20대, 학생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고
또 친구의 기준이 달라서 그런것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학교 재학시절 등 단기간이라면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순수한 마음으로 1on1 마크 가능한 
이성 사람 친구라는건 없는게 정상입니다.

저만해도 년에 두 번은 보는,
반올림 10년은 된 여자사람친구가 한 다스는 됩니다만
그 친구들을 산전수전 다 겪은 몇 명의 동성친구들과 동일시 하기는 어렵죠...

더군다나
그 기준을 본문의 let the king 님 기준으로 상향조정 한다면
1명도 없습니다. 

예술사나 문학사에 나오는
개인의 작업을 바탕으로 교류했던 
평생의 이성 사람 친구면 또 모르겠습니만,
최소한 저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WR
2017-02-19 00:13:51

그렇군요. 조언 감사드립니다. 역시 이성간의 장기적인 친구란 힘든거군요.

2017-02-19 00:19:04

제가 보기엔 어느 정도 스스로 답을 정해놓으신거 같아요. 맘 가는대로 결정하세요

WR
2017-02-19 00:26:55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진짜 결정한건 하나도 없어요. 아무튼 조언 감사드립니다.

2017-02-19 00:28:56

신경 쓰인다는건 이미 그냥 친구가 아니라는거에요. 후회할일 만들지마세요

2017-02-19 01:55:28

삼십 후반 입장에서 조심스레 한 마디 드리자면.. 30살 전후만 되도 사람 만나는거에 되게 조심스러워지더군요. 이게 내 인생을 결정짓는거 아닌가 하고..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 때 더 많은 경험을 했더라면 다 좋은 판단과 대처를 잘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님도 마음이 있는 상태라면 만나보는겁니다. 글을 보니 절제를 할 줄 아는 분 같으니 이런 조언 드리는거에요~ 갑작스런 실수로 인생을 걀정짓게 되진 않을것 같단 전제로.

WR
2017-02-19 09:28:42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2017-02-19 09:18:10

내가 이사람과 서로 의지하며 같이 늙어가는 그림이 그려지신다면 오케이. 안그려지신다면 아무 결정도 하지 마세요. 남녀의 인연이라는건 물위에 떠있는 종이배와 같아서 바람이 어느쪽으로 부느냐에 따라 감정이 휩쓸리게 마련입니다.

WR
2017-02-19 09:29:40

저 아무 결정도 하지 말라고 하신건, 그냥 지금처럼 지내란 말씀이신건가요?

2017-02-19 11:37:34

네. 꼭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요. 한국정서가 좀 그런것에 타이트해서 꼭 결정하고 헤어지고, 이런일들이 급진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녀를 사랑한다면 이런 질문 자체를 올리지 않으셨을테구, 갈팡질팡하는 마음이라면 절대 성급히 지르지는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WR
2017-02-19 23:15:51

상당히 중요한 말씀이신것같네요. 더 고민해봐야겠군요. 맘 같아선 위에 댓달아주신 분들이랑 술한잔하면서 고민좀 시원하게 털어놨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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