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Arrival): 애인과 한 번, 엄마와 한 번 보고 싶은 영화
<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view_thumbnail/mania-done-09205553e10657af201763a721f5ea95_20170206223337_cikbwzdg.jpg" alt="maxresdefault.jpg"></div>
(이력서 같은 국내 포스터보다 나아서)
이거, 감독의 전작들을 보지 못한 채 포스터의 '스필버그'나 '서프라이즈'란 카피에 영업당해서 갔다면 동공지진 왔을 영화입니다.
사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얘기가 아침에 듣는 남의 지난 밤 꿈 얘기이고,
책이든 영화든 S.F장르를 선호 안 하는 사람이라서 차기작에 외계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약간 실망했었는데 (매트릭스는 참으로 매혹적인 철학영화였지만요)
결국엔 그냥 '사람'의 이야기네요.
여기서 외계인은 등장인물1로 출연한 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외모와 캐릭터, 내용적 비중이에요.
아마 여기서 관객들의 실망하는 지점이 갈리는 거 같습니다.
저는 언어학에도 관심이 많고 사피어 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터라
이렇게 상상력을 가미한 과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게 마음에 들었어요.
안타깝게도 U.F.O(햅타포드)의 방문목적을 알아내라는 임무를 맡은,
언어학과 물리학으로 대표되는 두 주인공,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이안 (제레미 러너)의 뜨겁고 타이트하게 설전이 오고 가는 섹시한 내용을 기대했으나 인물 간의 서스펜스는 없네요.
하지만 스토리상 여주가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며 하드캐리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라 그것도 좋게, 좋은 맘으로 감상했습니다.
둘 사이에 썸씽이라곤 어깨 툭툭 두드려주는 거 밖에 없었던 거 같은데
영화가 끝나고 벅찬 가슴으로 '이거 멜로 영화네요' 할 수 있었던 건 여주의 연기력 덕분인 거 같아요.
(실체 없는 상대역에 저정도의 몰입력을 몰빵하고도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안되서 속상했을 에임희ㅜㅜ)
좋은 연기를 받혀주는 감독 특유의 몰아가는 연출력도 좋았어요.
지금까지 보았던 U.F.O 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생김새인 저 웻지감자는 돌댕이 마냥
그냥 공중에 떠있기만한데도 숨이 막힙니다.
특히 여주가 헬리콥터 타고 들판을 날 때 Johann Johannsson 선생님의 사운드 뽕에 또 취할 수 있게 됨을 감사드렸습니다.
('이런 거를 왜 듣고 있는거야?' 소리 듣는 시카리오 ost도 잘 듣고있습니다.)
애인과 혹은 엄마랑 보면 참 좋은 작품이에요.
사람으로서 감당하기 버거운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것을 바꿀 수 있음에도 바꾸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고 살아가겠단 굳은 결심을 하는 과정을 개연성 있게 담아낸 좋은 작품이네요.
주인공이 시간을 오갈 때 마다 울컥울컥해서 혼났어요.
P.s 1
imdb trivia를 보니
(http://m.imdb.com/title/tt2543164/trivia?ref_=m_tt_trv_trv)
초안에 햅타포드 12개가 각국에 도착했을때 12개가 각자 다른 gift를 주려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미국에서는 광선보다 빠른 우주선, 일본에서는 공기에서 물을 만드는 법 같은.
감독이 인터스텔라를 보고 바꾸었다고 해요.
P.s 2
마지막 중국말 유언 알아들으신 분은 내용 좀 알려주세요.
그동안 배웠던 중국어 회화실력 뭐죠. 왜 하나도 못 알아듣죠.
<이런 분들께는 살짝만 추천 안합니다>
- 외계인들, 어차피 지구에 온 김에 인간하고 우정도 많이 나눠서 엔딩에서 E.T식 감동 받았으면 좋겠으신 분
- 평소에 거울이나 안경 뿌연 거를 답답해하고 자주 닦으시는 분
- <인터스텔라>는 재밌게 보고 <그래비티>할 때는 주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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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냥 외계인이 지구온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