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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Arrival): 애인과 한 번, 엄마와 한 번 보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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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07 00:26:12

<img src="https://cdn.mania.kr/nbamania/g2/data/cheditor5/1702/view_thumbnail/mania-done-09205553e10657af201763a721f5ea95_20170206223337_cikbwzdg.jpg" alt="maxresdefault.jpg"></div>
(이력서 같은 국내 포스터보다 나아서)

이거, 감독의 전작들을 보지 못한 채 포스터의 '스필버그'나 '서프라이즈'란 카피에 영업당해서 갔다면 동공지진 왔을 영화입니다.


사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얘기가 아침에 듣는 남의 지난 밤 꿈 얘기이고,
책이든 영화든 S.F장르를 선호 안 하는 사람이라서 차기작에 외계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약간 실망했었는데 (매트릭스는 참으로 매혹적인 철학영화였지만요)
결국엔 그냥 '사람'의 이야기네요.
여기서 외계인은 등장인물1로 출연한 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외모와 캐릭터, 내용적 비중이에요.
아마 여기서 관객들의 실망하는 지점이 갈리는 거 같습니다.
저는 언어학에도 관심이 많고 사피어 워프 가설(Sapir-Whorf hypothesis)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터라
이렇게 상상력을 가미한 과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게 마음에 들었어요.



안타깝게도 U.F.O(햅타포드)의 방문목적을 알아내라는 임무를 맡은,
언어학과 물리학으로 대표되는 두 주인공,
루이스(에이미 아담스)와 이안 (제레미 러너)의 뜨겁고 타이트하게 설전이 오고 가는 섹시한 내용을 기대했으나 인물 간의 서스펜스는 없네요.
하지만 스토리상 여주가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며 하드캐리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라 그것도 좋게, 좋은 맘으로 감상했습니다.
둘 사이에 썸씽이라곤 어깨 툭툭 두드려주는 거 밖에 없었던 거 같은데
영화가 끝나고 벅찬 가슴으로 '이거 멜로 영화네요' 할 수 있었던 건 여주의 연기력 덕분인 거 같아요.
(실체 없는 상대역에 저정도의 몰입력을 몰빵하고도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안되서 속상했을 에임희ㅜㅜ)
좋은 연기를 받혀주는 감독 특유의 몰아가는 연출력도 좋았어요.
지금까지 보았던 U.F.O 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생김새인 저 웻지감자는 돌댕이 마냥
그냥 공중에 떠있기만한데도 숨이 막힙니다.
특히 여주가 헬리콥터 타고 들판을 날 때 Johann Johannsson 선생님의 사운드 뽕에 또 취할 수 있게 됨을 감사드렸습니다.
('이런 거를 왜 듣고 있는거야?' 소리 듣는 시카리오 ost도 잘 듣고있습니다.)



애인과 혹은 엄마랑 보면 참 좋은 작품이에요.
사람으로서 감당하기 버거운 자신의 미래를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것을 바꿀 수 있음에도 바꾸지 않고 기꺼이 수용하고 살아가겠단 굳은 결심을 하는 과정을 개연성 있게 담아낸 좋은 작품이네요.
주인공이 시간을 오갈 때 마다 울컥울컥해서 혼났어요.



P.s 1
imdb trivia를 보니
(http://m.imdb.com/title/tt2543164/trivia?ref_=m_tt_trv_trv)
초안에 햅타포드 12개가 각국에 도착했을때 12개가 각자 다른 gift를 주려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미국에서는 광선보다 빠른 우주선, 일본에서는 공기에서 물을 만드는 법 같은.
감독이 인터스텔라를 보고 바꾸었다고 해요.


P.s 2&nbsp;&nbsp;

마지막 중국말 유언 알아들으신 분은 내용 좀 알려주세요.
그동안 배웠던 중국어 회화실력 뭐죠. 왜 하나도 못 알아듣죠.




&lt;이런 분들께는 살짝만 추천 안합니다&gt;

- 외계인들, 어차피 지구에 온 김에 인간하고 우정도 많이 나눠서 엔딩에서 E.T식 감동 받았으면 좋겠으신 분
- 평소에 거울이나 안경 뿌연 거를 답답해하고 자주 닦으시는 분
- &lt;인터스텔라&gt;는 재밌게 보고 &lt;그래비티&gt;할 때는 주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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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7-02-06 22: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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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17-02-06 22:57:20

솔직히 끝나고 지루한 티 팍팍 내는 관객들도 적진 않았는데 neutral님도 좋게 보셨군요.
저는 또 보려고 일부러 살짝 덜 봤어요.

2017-02-06 22:41:59

이동진님 한줄평보고 관심있었는데 꼭 봐야겠네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지적인 긴장감으로 내내 팽팽하다.'
WR
2017-02-06 22:50:05

그분의 평론을 챙겨보는 편인데 일부러 안 보고 갔어요.
지금 봐야겠네요!

2017-02-06 23: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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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1
Updated at 2017-02-06 23: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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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6 23:08:42

이전에 봉준호 감독한테 제안되었다 무산된 프로젝트로 알고 있는데...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한다고 들었을 때 절대 평범한 SF영화가 되진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역시나 겉(예고편)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가 보네요.
테드 창의 단편소설이 원작인 걸로 알고 있는데 과연 원작하고 많이 다르려나요?

'사람'에 대한 SF영화라는 설명부터 이미 어떤 영화일지 많은 생각을 하게돼요.
흥미를 자극시키는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WR
Updated at 2017-02-06 23:39:17

원작소설을 안 읽어봐서 비교는 못하겠습니다.
저 혼자 괜히 딸의 존재(신분)을 의심하는데 꽂혀서 그들의 언어를 해독하는 장면을 집중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언어학, 특히 ideogram에 호기심 있는 분들은 엄청 흥미로웠을 거 같은데요.

Updated at 2017-02-06 23:11:20

그래비티는 살짝 지루했는데

Arrival은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영화치곤 별로 지루하지도 않았구요
WR
2017-02-06 23:43:52

저도 지루한 건 잘 못느꼈어요.더해도 됐어요.

1
2017-02-06 23: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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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
2017-02-06 23:23:44

속시원하네요. 감사합니다.

1
2017-02-06 23:18:37

이거 연출이 장난 아니었죠 후반부 몰아칠 때는 정말 몰입감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1
2017-02-06 23:25:59

저번주에 엄마랑 봤어요. 정말 인상 깊었던 영화였습니다.

1
2017-02-06 23:36:07

감상평들이 호불호가 갈려 어땠을까 싶었는데, 근래 본 영화 중 최고였습니다. 진짜 두 시간이 어떻게 갔나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엄청 났네요.

1
Updated at 2017-02-06 23:51:23

좀 다른 평가인데, 저는 그냥 그랬어요..

감독이 던져주려 한 생각할 거리가 철학적 내용에 방점이 있었는지, 아니면 삶에 대한 여주인공의 선택에서 볼 수 있는 어떤 낭만에 관한 것이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무언가에 의도가 있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는 지적으로는 자극이 없었고, 여주인공에게서는 감동을 느끼지 못했어요. 아마도 이 영화는 제 취향이 아니었나봅니다. 대신에 영화 내용보다 뒤에 깔리는 음악이 퍽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저는 보고 나서도 음악이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호평도 많고 토마토도 신선한 것을 보니 같은 감성으로 즐거움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아마도 그저 제 취향에 맞지 않았을 뿐 이 영화가 취향에 맞는 많은 분들에게는 좋은 영화였으리라 생각해요.

+인터스텔라는 무지 별로였고, 그래비티는 감탄하면서 봤습니다. 제게는 그래비티가 그 해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WR
2017-02-06 23:50:27

공감은 안 가도 그런 평가도 충분히 이해가 가요.
지적 자극(호기심)은 여주가 참 대단했죠.
보호옷을 벗어버리다니.
음악감독과 감독은 죽을 때까지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1
2017-02-06 23:56:49

조금 다른 의견임에도 너그럽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는 대단하다 느꼈습니다.

많은 호평을 보니 같은 즐거움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네요. 음악감독과 감독은 분명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낼 것 같습니다 하하.

2017-02-07 10:57:03

영화는 기호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포인트는 읽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지 내가 재미가 없다고 "이 영화는 좋은 영화가 아니야 " 라는 평가는 아니라고 보는데

적절한 평가를 하신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씀 하신것처럼드니 빌뇌브의 영화의 사운드는 정말... 감당이 안됩니다.

저는 솔직히 사운드만으로도 이 영화는 별 4개라고 생각합니다. 크크

2
2017-02-06 23:59:04

헛점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는 영화였습니다. 벨뇌브 감독의 전작들을 좋아합니다만, 이 영화는 SF인만큼 설정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야기에 집중한만큼 놓친게 많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론 좋게 본 영화이지만, 디테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실망할겁니다.

Updated at 2017-02-07 00:43:59

기상천외한 내용과 독특한 SF물로 기존의 외계인 나오는 SF물 생각하면 100프로 실망할수도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기존의 SF물로 접근하는것 보다는 휴머니즘이라든가 철학을 접목시켜서 볼거라면 추천할수 있겠습니다. 기상천외한 모양의 외계인 우주선이 지구의 중력을 거스르며 공중에 떠있는 장면부터 인간과는 전혀다른 방식의 의사소통 그리고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수 없을 만큼 서로접근할수없는 환경을 유리막으로 막아 놓은 설정등 단순히 외계인의 모습을 보는것 이상의 상식을 파괴하는 요소들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우주의 주인은 인간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러한 요소들이 더욱 와닿게 해주고 인간이 상상할수없는 생물체가 전혀 다른 물질과 환경 외계인 우주선에 싣고 지구라는 곳에서 인간과 맞대고 소통을 한다는것은 지금껏 인간이 이해하는 우주를 넘어선 또다른 차원의 우주를 이해할수 있겠다는 일말의 희망을 제시해주는듯 합니다. 

WR
2017-02-07 09:26:02

저도 보면서 느꼈던 건데 이렇게 풀이해서 들려주시니 새삼 새롭게 들리네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2017-02-07 01:32:30

제가 타인의 감정에 쉽게 동화되는 성격이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WR
2017-02-07 09:35:18

흐끅흐끅 울다가 마지막에 Arrival 뜨는데 자막에 대문짝만하게 '컨택트'라고 해서 빵터졌어요.
막 예전에 본 'Saturday- 목요일' 자막 떠오르구.

1
Updated at 2017-02-07 03:07:43

원작은 더 대단합니다. 처음 원작이 영상화된다고 들었을 때 어떻게 옮겨낼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드니 빌뇌브의 연출을 좋아하고 영상화된 버전의 만듦새도 아주 훌륭했지만, 영화 내러티브로 진행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여러 부분에서 디테일이 삭제되고 조금 통속적인 영화가 되지 않았나 싶었어요. 모자란 당위와 이론들도 원작에서는 빈틈없이 채우고 넘어가니 저는 재밌게 보신 분들, 실망하신 분들 모두에게 원작 또한 추천드리고 싶네요.

WR
Updated at 2017-02-07 1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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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7-02-07 11:03:51

라라 랜드 이후 한국영화들의 그저 그런 영화들을 보면서 좋은 영화 안나오나.. 했는데

크악 역시 드니 빌뇌브의 영화가 저를 만족 시켜줬습니다.


우선 제가 이 감독을 좋아하기때문에 좋은 입장에서 보는 선입견이 생겼을 수도 있지만,

분명 이영화는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사운드의 풍족함은 정말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사운드와 사운드 사이의 공백 딱 이 사운드다 싶을 만큼의 아주 아주 적절한 사운드

이것만으로 충분히 영상의 분위기와 몰입도를 최절정으로 달아 오르게 하네요~


분명 몇몇 디테일은 확실히 떨어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원작이 소설인 내용을 영화로 만들때 생기는 전형적인 트렌스리스를 극복하진 못한거 같아

그부분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소개되는 언어의 관점, 소통의 관점, 생명에 대한 관점, 사랑에대한 관점은

충분히 그것을 넘어설 수 있을정도로 매혹적인 내용이였습니다.



WR
2017-02-07 11:27:26

사운드 사이의 공백으로써 자아내는 몰입감이라니 대단한 감각이에요.
정리하는 마지막 코멘트가 날카로우시네요.

Updated at 2017-02-07 11:10:26

기존 SF생각하고  재밌다는 얘기를 듣고 가서 본다면 실망하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은 드네요.

사실 저도 드니 감독을 좋아했기에 그나마 몰두할수 있었던 영화인거 같애요.
감독명성을 제외하고 보면, 미국 독립SF영화 정도의 느낌으로 봤을거 같네요.
원작소설의 생각의 깊이가 더 놀라운거 같기도 하구요.


WR
Updated at 2017-02-07 11:32:23

치우친 글에 좋은 의견을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24-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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