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대박을 원한다면 무조건 PG13 입니다.
미국 영화의 등급은 MPAA(영화협회)에서 심의 후 부여하는데, MPAA 등급은 영화의 흥행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MPAA의 심의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등급을 받지 않은 영화는 극장이나 대여점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상업영화는 MPAA 심의 후 등급을 받습니다.
미국의 영화 등급은 20세기 중반 이후 몇 차례 바뀌어서 현재 MPAA 심의등급은 G, PG, PG-13, R, NC-17 이렇게 다섯 가지로 구분됩니다. 이 다섯 개의 등급 중에서 G, PG, PG-13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전체 관람가’ 영화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이 세 등급은 차이가 있습니다. G는 그야말로 가족영화입니다. 디즈니 만화영화나 가족영화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PG 등급은 아이들의 정서에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담겨 있을 수도 있으니 부모가 알아서 지도해달라는 권고 등급입니다. PG-13은 13세 이하 아이들이 관람하는 경우 가급적 부모의 동반을 요구하는 등급입니다.
PG-13은 1984년도 말에 새로 등장한 등급입니다. 그해 여름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가 PG 등급을 받고 개봉되었을 때 영화의 폭력성 때문에 여러 말들이 나왔습니다. 그 직후 청춘 미녀스타 피비 케이츠 주연의 기괴한 블록버스터 작품「그렘린(Gremlins)」이 또 다시 PG 등급을 받고 개봉되었는데, 아동영화처럼 선전 되어서 어린이들이 극장에 몰렸습니다. 그런데 그렘린에는 일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을만한 폭력적인 장면들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아래 영상은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부엌 장면으로 미국 영화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할 만큼 중요성이 있습니다.
그렘린이 부모들의 엄청난 항의를 받은 이후 할리우드 영화 업계에서는 MPAA에 PG와 R 사이에 새로운 등급을 만들라고 적극 요청했고, 이를 MPAA가 받아들여 PG-13이라는 등급이 새로 생겼습니다. PG-13은 그 직후부터 블록버스터 영화의 단골 등급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역대 흥행 랭킹 top 30 순위 중에 21개의 영화가 PG-13 등급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PG-13 등급을 받은 21개의 역대 흥행 랭킹 top 30 영화입니다.
다섯 개의 MPAA 등급 중에서 R과 NC-17은 미성년자(17세 이하) 관람불가에 해당됩니다. 두 등급의 차이점은 R의 경우 성인 보호자를 동반하면 영화관에 입장이 가능한 반면 NC-17은 글자 그대로 미성년자 관람불가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R 등급의 영화를 어린 자녀와 보러 가는 부모는 아주 드물기 때문에 R 등급도 실질적인 미성년자 관람불가로 간주됩니다. 큰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가 R 등급을 받는 경우 흥행에 적신호가 되므로 문제 장면을 삭제 또는 수정해서 PG-13 등급에 맞춰 개봉하는 경우도 흔하게 있습니다. R등급 영화의 주류는 성인 코미디 영화, 과격한 액션 영화, 그리고 적나라한 서스펜스 및 공포영화 와 고어물입니다.
이례적으로 1984년의 「베벌리 힐스 캅」과 1991년의 「터미네이터 2」는 R 등급을 받았지만 그 해의 최고 흥행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73년 「엑소시스트」 같은 역사적인 초대박 영화도 있었지만 예전의 일이라 현재 흥행 top 30에 속한 것은 하나도 없고 역대 흥행 top 200 중에서도 R 등급은 고작 15개 영화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래는 미국에서 역대 흥행순위 top 200 영화 중 R 등급을 받은 15개 영화의 리스트입니다.
1990년에 새로 등장한 NC-17 등급은 1980년대까지는 X등급으로 불렸습니다. NC-17 등급을 받은 영화는 흥행몰이는 고사하고 상영관을 제대로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1995년에 쇼걸(Showgirls)이라는 영화는 NC-17 등급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내세워 홍보했는데, 흥행에서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쇼걸은 비디오, 디비디, 블루레이, 케이블 등에서 장기간에 걸쳐 대박을 터트려 제작자인 폴 버호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습니다. 극장 흥행에는 크게 실패했지만 쇼걸은 NC-17 등급 영화중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습니다. 그 정도로 흥행에 치명적인 등급이 NC-17입니다. 아래는 역대 NC-17 영화 중 흥행 top 10 리스트입니다.
2017-01-29 01:49:34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혹시나 해서 nc-17 영화들 전체 리스트를 링크합니다. 제목을 누르시면 정보가 나올 겁니다. http://www.boxofficemojo.com/alltime/domestic/mpaa.htm?page=NC-17&p=.htm
2017-01-29 19:04:05
옛날 생각나네요. 대한극장에서 그렘린을 봤었죠. 구니스, 로보캅도 대한극장에서 봤구요. 로보캅은 처음 미국에서 개봉당시 X 등급을 받은 영화입니다. 결국 허겁지겁 R등급에 맞춰서 극장 개봉을 했지만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로보캅을 만든 감독 폴 버호벤은 80년대 중반부터 10여년 동안 계속 문제작품만 내보내서 뇌 구조를 의심받았던 감독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로보캅을 인생 최악의 영화로 꼽았는데, 그 영화가 상연되고 30년이 흐른 후 디트로이트는 정말 그런 도시가 되어 버렸습니다. 80년대 중반부터 버호벤이 감독한 영화는 플레쉬 앤 브러드- 로보캅- 토털 리콜- 원초적 본능- 쇼걸 - 스타쉽 트루퍼스 인데 모든 작품이 큰 이슈를 불러왔습니다. 개봉 당시에 손해본 영화들도 오래 동안 컬트 클래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2017-01-31 08:13:33
플레쉬 앤 브러드와 쇼걸 빼고는 다 봤습니다. 폴 버호벤 감독은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중에서는 특히 스타쉽 트루퍼스를 좋아합니다. 케이블티브이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꼭 다시 보게되더라구요. ^^ 토털리콜도 리메이크판 보고나서 원작이 얼마나 좋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독에 따라 영화가 엄청 달라지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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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걸 극장에서 봤을 때 저런 영화도 한국에서 극장개봉하는구나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슈에 비해 흥행에는 참패했다는 기사 보고 역시 19금은 안되나 싶었는데, 역시 개인미디어에서는 뒷심을 발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