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친하게 지내던 동생과 절교한 썰인데 제가 잘못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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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8 01:02:02
참고로 전 남성이고 이 친구도 남성입니다. 좀 된 이야기인데요. 왜 이렇게 됐나 생각해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아 그냥 매냐에라도 글하나 남기고 싶어서 써봅니다.
사실 별 얘기는 아닙니다.
우선 저와 절교한 A는 대학교 동기이자 친한 동생이었습니다. 저는 삼수를 했고 이친구는 재수를 하고
들어와서인지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 그냥 의지했고 취미나 의견이나 가치관 같은게 잘 맞아 아주
친하게 지내던 사이었습니다. 작년까지 약 5년도 넘게요.
사이가 한순간에 틀어진건 작년 봄이었는데요. 저는 학교에 복학해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A는 입대해 일병을 달았을 즘이었던 거 같습니다. 이 친구가 휴가를 나와서 같이 친하게 지내던
B와 셋이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요. B가 실수였지만 제 입장에서 패드립이라고 느낄만한
질나쁜 발언을 했고. 저는 참을수가 없어 게임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나와서 전화로 쌍욕을 퍼붓고
둘의 사이가 일순 나빠지게 됐습니다. 이게 토요일 일이었습니다.
저는 B와 같이 카톡이고 뭐고 할 수가 없어 다 빠져 나왔고 계속 전화가 와서 일단 월요일날 학교에서
얘기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A가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했는지 월요일날 자기가 학교로 갈테니
B와 술이나 같이 한잔 하자고 하더라구요. 이친구가 내가 이문제를 가볍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 제 감정과 그 배경을 설명하고. 월요일날엔 B와 좋게 얘기가 끝나더라도
얼굴 맞대고 술마시고 이럴수는 없을거 같다. 라고 의사전달을 했습니다. 어쩌면 남자끼리 술한잔
먹고 털자 뭐 이런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여튼 저는 완강히 거절을 했습니다.
그런데 월요일날 아침에 또 전화가 와서 오늘 학교 갈테니 같이 술먹고 놀자더라구요.
그때도 그럴수는 없다. 난 분명히 너한테 얘기했다. 정 그렇다면 B가 너한테까지 도덕적 책임을
느껴야할 필요는 없으니 B와 같이 친한 C와 술을 마시든 놀든 해라. 나는 이번엔 안되겠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왔더라구요.
B하고 한 대화는 어쨋든 B가 제 성장 배경이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저도
그부분을 이해해 잘 끝났고 사과도 잘 받았고. 좋게 풀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예민한건지
사실 그때까지 용서가 다 됐던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서 A가 재차 술을 마시자고 했음에도 거절을 했죠.
결국 A가 완전 비위가 상하고 화를 냈고 저는 그래도 오늘은 안되겠다 하고 차라리 내일모레쯤
따로 술을 한잔 하던 얘기를 하던가 하자고 한 뒤 그 일행을 떠났습니다.
이게 A란 친구와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그 친구는 자세히 전해듣진 못했지만 B와 C를 통해
저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쏟아냈고. 다시는 연락안하겠다고 하고 현재도 서로의 연락은
두절된 상태입니다.
사실 그렇게 뭐 아쉽거나 첫사랑 마냥 절절한 감정이 느껴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5년 넘게 친하게 지내고 늘 연락하고 그러던 사이가 무슨 이런 일로 이렇게 무너지나
하는 찝찝함 같은게 남아 있습니다. 그 책임에 저의 고집이나 예민함이 들어있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제가 속이좁아 잘못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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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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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한테도 슈프림님한테도 잘못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두 분 다 고집 있네요.(나쁜 뜻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