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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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17:24:57
어제 오후 쯤에 모르는 휴대폰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나 : "여보세요?"
상대방 : 네 안녕하세요~ XXX씨 되시죠?
그렇게 시작된 통화의 내용은 한 웹진단체 대학생기자단의 인터뷰 요청이었습니다.
대학생 기자단은 20~30대의 청춘과 연애에 대해서 기사를 쓰고자
부스를 열고 이벤트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벤트 내용은 예전에 짝사랑 혹은 교제했던 사람에게 무기명으로 하고 싶었던 말을 자필로 전달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을 인터뷰하기 위해서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기입하게 한 것입니다.
(사실 인터뷰를 구하기 위해서 굳이 이런 이벤트를 했을까 싶은...)
무튼 전 그 자필편지의 내용이 너무나 궁금해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무기명으로 보낸 편지였지만 그래도 내용을 보면 대충 누군지 유추할 수 있진 않을까 했었죠.
홍대에서 짤막한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단 학생이 드디어 그 편지를 보여줬습니다.
엄청 기대하고 열어봤는데 내용은 한 5~6줄 정도 되었고, 누군지 알 수 없게 정말 평범한 얘기를
자필로 써놨더라구요. 그냥 요즘도 농구하는지로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는 내용,
앞으로 하는 일 잘 되길 바랄게~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끝에 제 이름 석자와 번호까지 적혀져있었습니다.
사적인 취미인 농구까지 아는걸로 봐서 기자단 학생들이 쓴 조작된 내용인 것 같진 않고
제가 농구를 하는 걸 아는 사람들은 대학교, 교회, 교제했던 전 여친들 정도만 아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누군지 당최 알 수 없겠더군요.
누군지 대충이라도 알면 밥이라도 한 끼하면서 좋은 만남이 될 수 있었을텐데
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이라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여자에게 고백받은 적은 없었는데
묘령의 여인이 저에게 이런 관심을 보였다니
괜히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던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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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떠나서
기분은 좋으셨을 것 같네요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는것은 좋은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