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아 분들의 고견 부탁드립니다. 20대 후반 표류하고 있는 어느 젊은이의 고민입니다.(심리, 정신적인 문제입니다)
안녕하세요
중학교때 우연히 스티브 내쉬의 네이버 1위 어시 기록을 보고 막연하게 느바에 입문한 뉴비입니다.
벌써 매니아를 눈팅한지도 어연 10년이네요
제가 이때까지 속한 커뮤니티중 가장 클린하고 매너있는 분들이 많은거 같아서 제 얘기를 한번 털어놓고 싶습니다. 조금 깁니다.
저는 경제적으로는 풍족하게 자랐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하게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분다 예민하시고 어릴적 사이가 안 좋으신 이유 때문에 그때 당시 20대 후반이셨던 어머니는 제가 공부에 재능이 있어보이자 관심을 거의 저한테 다 쏟으셨습니다. 애들은 다들 나가노는데 저는 꼼짝없이 집에서 공부만 해야 했구요. 그리고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의 스트레스를 저한테 푸시기도 했습니다. 납득이 안가는 얻어맞음같은것도 꽤 있었구요. 그리고 하기 싫은 공부를 막연히 다 외우고 또 외우는게 저는 너무나 싫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때 제가 잘 따라해서 그랬다곤 했지만 저는 따라하긴 했어도 그 과정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공부라는거에 대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게 됬고 또 막연하게 무언가를 배우는 거에 대해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들고 자아가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는거에 대해 반감이 생겨서 어머니는 저를 그냥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이때가 중2쯤 된 상태입니다.
꽉 잡혀있다가 반쯤 자유의 몸이 된 저는 그냥 막연히 모든걸 놓고 한번도 빌려보지 못했던 만화책, 판타지 소설도 몇 십권씩 빌려보고 뭔가 공부의 늪에서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대신 이때 저희 어머니는 공부를 안 하는 대신에 저에게 용돈을 아예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돈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해진거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공부에 항상 무언가 조건을 다셨기 때문에 중2학생에게 필요한건 게임을 위한 피시방, 군것질 등등이었고 이 돈줄을 막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저는 설때 받은 용돈으로 인터넷에서 사고팔기를 해서 그 용돈을 불린 돈으로 하고 싶은걸 하기에 이릅니다. 막연히 이렇게 중3때까지 살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왔습니다. 명문고라서 그런지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더군요. 공부도 안 하면서 목표만 높았던 저는 안 나오는 성적에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하냐는 스트레스를 받고 저는 저대로 이 성적으론 목표에 근처도 갈 수 없을거 같다고 자괴감에 빠져 살았습니다.
이러니까 사람이 되게 쾌락적이고 자극적인것을 추구하게 되더군요. 그때 당시 저의 최고의 쾌락은 스스로 욕구불만을 해소해는 행위였고 이건 누구에게나 당연한 행위지만 저는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때 피시방에 가서 욕구불만을 해소한 적도 많았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이죠. 미친 행위라는걸 알지만 그냥 스트레스 때문에 이거라도 집착하게 되더군요.
잠깐 정신을 차려 2개월 바짝 공부하니 첫 모의고사 기준으로 학교 문과 전체에서 10등을 기록하며 특별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계속하던 찰나 피엠피를 구매하게 되었고 저는 이때까지 제대로 보지도 못한 예능과 각종 드라마를 다 다운받아 보게 됩니다. 거의 밤새도록 보고 학교 가서 자는 행위가 반복되었고 저는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인지를 전혀 못 합니다. 항상 몸은 피로에 찌들려 있었고 습관적으로 욕구 불만을 해소하게 되었으며 밤에 자극적이고 배불리 먹으니 사실 이때부터 몸은 박살이 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또 고3을 앞두고 2개월 바짝 공부를 했습니다. 첫 모의고사 기준으로 sky점수가 나왔습니다. 근데 담임이 제 안 좋은 내신 점수를 보고 서울에 있는 d대와 k대를 목표로 하라고 했고 저는 그 말을 듣고 또 자괴감에 빠져 공부를 놓게 됩니다. 그리고 더욱 자극적인 것에 탐닉하게 됩니다. 고2때보다 폐인 생활의 정도가 더 심해졌고 공부는 하는둥 마는둥 겨우겨우 하게 됩니다. 결국 수능을 쳤고 수학 찍신이 강림하여 담임이 말했던 d대를 겨우 들어가게 됩니다.
자존심상 d대를 다니기 너무 싫었기 때문에 1달 다니고 자퇴하고 재수를 하게 됩니다. 공부를 막연히 시작하던 찰나에 눈이 너무 건조해져서 공부 하는데에 엄청나게 지장이 있었습니다. 책을 보면 눈이 아파서 집중을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정말 겨우겨우 공부해서 수능을 치게 되었지만 원서를 잘못 넣어 다 떨어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가출도 하였고 그냥 온 몸이 스트레스 때문에 지쳐있었고 그 상황이 너무 싫어서 저는 또 자극적인 것에 탐닉하게 됩니다. 이런 식이 계속해서 순환이 되었습니다.
삼수를 할 에너지가 없었고 저는 이미 번 아웃 상태였습니다. 자연스럽게 또 자극적인 것을 찾게됩니다. 몸과 마음이 다 지쳐있는 상태에서 저는 제 몸에 스트레스를 주는 짓만 했습니다. 자취하면서 거의 엉망으로 살았습니다. 학원도 안 가고 공부도 거의 안 했습니다. 눈이 아픈건 여전했고 공부에 집중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대학은 가자 해서 억지로 막판에 힘을 내서 겨우 상위10개 대학중에 한 곳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가서 쉬려고 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학번제로 인해서 학기 초부터 과 사람들과 불편해졌고 저는 이미 지쳐있었기에 더욱 수렁에 빠져듭니다. 학교 다니기가 너무 싫어서 사반수를 할려 했으나 저는 너무 지쳐있었고 포기하고 학교를 다니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건강도 안 좋은 상태에서 삼수해서 겨우 온 대학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니 그냥 뭘 해도 안 된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부터 전환점이 생긴거 같습니다. 1학년때 못 놀았으니 2학년은 제대로 놀고 가자 해서 저는 안해본 미팅이나 동아리 같은거 다 해보게 됩니다. 학업은 이미 놓았고 저는 하나의 페르소나를 만들게 된 거 같아요. 못 놀고 그런 사람처럼 보이기 싫어서 막 활발하고 잘 노는 이미지를 일부러 만들려고 한 거 같습니다. 저도 원래 저와의 인지 부조화를 알고 있었지만 그냥 이렇게 살고 싶었으니까요. 남에겐 여유롭고 잘 노는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제 원래 모습은 그거와 거리가 있었고 저는 저까지 속이게 됩니다. 남들한테 얘기할때 마치 제가 여자를 되게 많이 만나봤고 노는걸 좋아하는거처럼 말을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냥 이렇게 무의미한 생활의 연속으로 군 생활도 우울증 문제로 인해 트러블이 많다고 겨우 전역하게 되었고 20대 후반에 학점 2,63 남은 학기5학기의 상황에 작년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학교를 다니다가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낭떠러지 일거 같아서 부모님도 모르게 휴학을 했고 5월부터 공무원 준비대신 수능을 다시 준비하기 시작했고 천신만고 끝에 겨우 목표로 한 대학에 갈 점수가 나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대학을 바꾸게 되었고 특수목적 대학이라 그냥 가서 쭉 따라가면 되는 학교입니다. 낭떠러지에서 겨우 살아는 나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몸에 쌓인 스트레스와 안 좋은 습관때문에 그리고 저와 안 맞는 가면을 가진거 같은 그 느낌
오늘도 아무 생각없이 핸드폰 소액결제로 빚을 내가며 치킨을 시키고 누워서 스마트폰만 하며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하려는 제가 너무 안타깝고 한심스러워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냥 무언가 할 의욕도 의지도 없어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태어나고 싶고 그냥 사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무감각하고 둔감하고 어떻게든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무기력하게 사는 제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심각한 수준인가요? 저는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심리나 정신과쪽에 조예가 깊으신 매니아분들의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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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신과나 심리에 전혀 식견이 없지만 뇌도 신체의 일부이기에 이상을 자각하면 바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