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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정원이 생각나던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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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7 00:54:31

한 번은 여자와 보았고 한 번은 혼자 영화관에 가서 봤습니다. 역시 혼자 제가 좋아하는 밴드인 랏도의 ost를 들으면서 스텝롤까지 조용히 마무리하는게 저한테는 좀 더 맞는 감상 방법 같습니다. 어쨋든 전 애틋한 사랑물을 좋아하는데 취향 저격이었어요. 역시나 신카이 마코토네요. 초속 5cm의 그 충격적이었던 엔딩의 오마주도 보이고 여러 본인 작품들의 오마주가 보이는데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초속 5cm 이후로 꾸준히 엔딩이 밝아지다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는데 감회가 새로우면서 애절했습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슈타인즈 게이트가 혼자만 기억을 가지는, 혹은 모두 기억을 잃는 괴로움을 굉장히 잘 묘사했는데 이 작품 또한 그러합니다. 기억이 없어지는 이런 작품은 너무 애틋하고 안타까워서 제일 좋아하는 장르이지만 감동적이면서도 보기가 힘드네요. 판타지 관련 작품들을 보면 드래곤이 인간에게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망각의 생물이기에 축복받은 거라구요.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 나 혼자만 간직하는 기억, 찾고 있다는 건 알지만 무엇을 찾는 건지는 알지 못하는 기억 등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애틋하고 슬픈 감정들이 기억을 통해 발현되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 얘기면 진부했을텐데 다른 것도 아닌 대재앙과 시간이 갈라놓은 사랑을 어떻게 서로의 기억과 서로를 원하는 마음을 통해 붙여나가는지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참 감동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이 사이의 연출이 돋보였는데 특히 마을을 구하려는 타키의 행동들에서 느껴지는 속도감과 그 와중에 기적의 시간인 황혼에 영화의 속도를 늦추고 타키와 미츠하의 첫 만남을 넣어주면서 숨 쉴틈 없이 감동의 순간까지 관객들을 고조시킨 것 같습니다. 이것 외에도 신카이 마코토의 전매특허인 닫히는 문을 아래에서 비춰주는 연출, 전철에 두 주인공 외에 모두가 멈추어 있게 느껴지는 연출, 각 풍경을 원경으로 한 번씩 보여주는 연출 등 연출로부터 애틋함의 정서를 극도로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엔딩 장면이 전작인 언어의 정원과 느낌이 많이 비슷했습니다. 이어지기는 이어지는 것 같은데 묘하게 열린 결말스러운 것이 또 사람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하는 것 같습니다. 언어의 정원의 아파트 계단에서 끌어안는 장면과 너의 이름은의 계단에서 서로 울먹이며 너의 이름은을 외치는 장면이 서로 많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언어의 정원이 이후 비오는 도쿄의 풍경과 남자 주인공이 결국 여성화를 완성해서 항상 만나던 곳에 내려놓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여운의 정점을 찍었다면 너의 이름은은 후일담이 등장하지 않아 다소 아쉽지만 더욱 깔끔하게 느껴졌네요.(덕분에 후일담 관련 팬픽이 일본에서는 쏟아지네요)
고교생의 풋풋하면서 진지하고 또한 열정적인 사랑 얘기이기에 더욱 와닿았고 솔직히 말하자면 부러웠습니다. 대부분의 고교생들은 입시와 남고, 여고 등의 환경적 제약에 막혀 10대의 마지막 청춘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데 이러한 기억을 가지고 자란 저희 어른들은 모두 이에 대한 동경과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역경을 헤쳐나가며 성공한 사랑, 그것도 오랜 시간이 걸려 어른이 되어서야 완성한 사랑은 더더욱 아름답고도 부럽게 느껴지는 것이겠죠. 아직 늙지 않고 가장 감정적으로 터져있는 나이에 감상하게 된게 큰 축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일 모레 정도에 한 번 더 보러 갈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점 점 더 슬펐던 만큼 이번엔 더 큰 감동을 받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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