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라 랜드 보고왔습니다. - 올해 가장 황홀한 영화.
‘라 라 랜드’는 고전적 향취가 풍겨나오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유난히 영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화가 가진 차이점을 잘 활용한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빛’의 활용에 있을거 같네요.
보통 무대에서의 빛은 기본적으로 관객의 방향만을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비해 영화는 빛과 그림자를 감독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추고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점에서 뮤지컬 ‘영화’로써 뛰어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라 라 랜드는 두 개의 방향성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본인이 직접 쓰고, 직접 연기하는 일인극에 대해서, 본인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면접의 기회에서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장합니다. 여자가 머뭇거릴 때 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야함을 역설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자의 방향성은 본인이 원하는 방향과 멀어졌습니다.
원을 그리며 추는 춤은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닮아있습니다. 머뭇거림과 전진 사이에서 원을 그리던 춤은 줄이 끊어지면서 각자의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죠. 결국 이런 점에서 영화의 서사는 꿈과 인간 관계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은 그런 점에서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타협에 가깝습니다. 각자의 방향으로 갈라져 나갔지만 각자의 방향을 성취한거죠. 또 서사를 쌓아 올린 방식보다 서사를 쌓아 올린 형태를 더 중요시한 결말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if 들이 꽤 많이 들어간 이야기이지만 그 if 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방점이 찍힌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결말을 즐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며 좋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혹은 목표와 과정 사이에서의 씁쓸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를 더 강하게 느꼈던 거 같습니다. 저에게는 영화의 형식이 더 강하게 느껴졌던거 같거든요. 일단 보통 영화들의 16:9와이드 스크린보다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35:1의 시네마스코프 배율로 찍힌 영화이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애정을 표하는 대상들이 과거의 향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연출과 미술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달콤씁쓸한 로맨틱한 뮤지컬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후반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 빛나면서도 씁쓸함을 남기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P.S. 아-주 사소한 소심한 딴지 하나만 걸자면 음악 자체는 좋은데, 뮤지컬 영화로써 기억될만한 멜로디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City of Stars가 기억에 남긴 하는데... 그래도 일단 ost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안보신채로 여기까지 오셨으면 저는 아이맥스는 반반인거 같습니다. 큰 화면-좋은 화질-화면비는 아이맥스의 강점이긴 한데 그 화면이 그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위치라면 굳이 아이맥스가 아니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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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해 최고 영화였던거 같아요
마지막에 피아노 치면서 쭉 지나가는데 눈물이 날뻔했네요 앞에 벤치에서 서로 쳐다보며 나눴던 말이 오버랩 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