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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라 랜드 보고왔습니다. - 올해 가장 황홀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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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9 21:00:30

라 라 랜드는 고전적 향취가 풍겨나오는 뮤지컬 영화입니다. 유난히 영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화가 가진 차이점을 잘 활용한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의 활용에 있을거 같네요.

보통 무대에서의 빛은 기본적으로 관객의 방향만을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비해 영화는 빛과 그림자를 감독이 원하는 방식으로 비추고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점에서 뮤지컬 영화로써 뛰어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라 라 랜드는 두 개의 방향성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본인이 직접 쓰고, 직접 연기하는 일인극에 대해서, 본인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면접의 기회에서 여자는 머뭇거립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장합니다. 여자가 머뭇거릴 때 마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야함을 역설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남자의 방향성은 본인이 원하는 방향과 멀어졌습니다.

원을 그리며 추는 춤은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닮아있습니다. 머뭇거림과 전진 사이에서 원을 그리던 춤은 줄이 끊어지면서 각자의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이죠. 결국 이런 점에서 영화의 서사는 꿈과 인간 관계 사이의 간극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영화의 결말은 그런 점에서 판타지와 현실 사이의 타협에 가깝습니다. 각자의 방향으로 갈라져 나갔지만 각자의 방향을 성취한거죠. 또 서사를 쌓아 올린 방식보다 서사를 쌓아 올린 형태를 더 중요시한 결말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if 들이 꽤 많이 들어간 이야기이지만 그 if 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방점이 찍힌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결말을 즐거웠던 여름을 기억하며 좋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도, 혹은 목표와 과정 사이에서의 씁쓸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자를 더 강하게 느꼈던 거 같습니다. 저에게는 영화의 형식이 더 강하게 느껴졌던거 같거든요. 일단 보통 영화들의 16:9와이드 스크린보다 고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2.35:1의 시네마스코프 배율로 찍힌 영화이기도 하고요, 영화에서 애정을 표하는 대상들이 과거의 향수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를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연출과 미술도 빼놓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달콤씁쓸한 로맨틱한 뮤지컬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후반부는 모든 순간이 아름답게 빛나면서도 씁쓸함을 남기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P.S. -주 사소한 소심한 딴지 하나만 걸자면 음악 자체는 좋은데, 뮤지컬 영화로써 기억될만한 멜로디는 아주 조금 아쉽습니다. City of Stars가 기억에 남긴 하는데... 그래도 일단 ost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만 안보신채로 여기까지 오셨으면 저는 아이맥스는 반반인거 같습니다. 큰 화면-좋은 화질-화면비는 아이맥스의 강점이긴 한데 그 화면이 그저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는 위치라면 굳이 아이맥스가 아니어도 괜찮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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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2-09 21:24:19

전 올해 최고 영화였던거 같아요
마지막에 피아노 치면서 쭉 지나가는데 눈물이 날뻔했네요 앞에 벤치에서 서로 쳐다보며 나눴던 말이 오버랩 되면서...

WR
2016-12-09 21:27:13

마지막의 연출은 압권인거 같습니다.

Updated at 2016-12-09 21:39:32
제겐 2016년 영화 중 
국내영화 동주
해외영화 라라랜드
베스트였습니다.

이런류의 영화라면 사랑을 그리던지, 성공담을 그리던지. 혹은
종종 잘 섞는 경우도 있겠지만
라라랜드는 그냥 인생의 그냥 그 순간을 그렸달까요
신선한 여운이 있습니다.
WR
2016-12-09 21:36:28

제가 동주를 못봐서
저는 아직 고민을 더 해봐야할거 같아요. 흐흐

WR
2016-12-09 21:37:37

수정합니다.
최근 영화는 1.85:1, 2.35:1이 대세고 라라랜드는 2.55:1의 비율입니다. 딴 커뮤니티에 올렸을때 지적해주신 분이있어 수정합니다.

2016-12-09 22:18:45

OST 무한 반복 중입니다. 

아주 좋네요. 


서로가 다른 선택을 했으면 이렇게 됐을 거라는 장면 나올 때 먹먹한 느낌은 참.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던 것도 같습니다.




마일즈 텔러가 라이언 고슬링 역이었다가 교체된 거라는데

개인적으로 잘 된 거 같습니다.


엠마 톰슨, 라이언 고슬링 때문에 눈이 즐겁고, 화면 때깔 때문에 즐겁고,

노래 때문에 즐겁고,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WR
2016-12-09 22:24:16

저는 같은 문구가 신승훈의 '나비 효과'라는 곡에서 떠올랐네요. 혹은 힙합 좋아하시는 분이면 엠씨메타의 '무슨일이야?' 두곡이 떠올랐습니다.

Updated at 2016-12-09 22:40:06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메인곡을 제외하고는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두 배우의 퍼포먼스가 워낙 뛰어나서 그런 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각본적으로 우수하다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자잘한 단점들이야 있겠지만 올해에 이 정도의 시각적 향연을 베푼 영화도 없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만족스럽게 본 것 같습니다.

WR
2016-12-09 22:40:43

저도 쓰셨던 후기 뒤늦게 읽어봤습니다.
서사는 뛰어나진 않다고 느끼는데 그걸 영화의 호흡에 잘 녹여낸거 같아요. 결론이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올해 뛰어난 영화 중 한편 맞는거 같습니다. 흐흐 영화제때 부터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그땐 못봤지만..

2016-12-09 23:04:02

예매했습니다. 올해 해외영화는 히어로물을 불호하는 저에게 실망스러웠는데 2016년을 기억하는 영화가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WR
2016-12-09 23:10:27

어... 괜히 부담이 좀 되는데요.
그래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니 실망하진 않으실거라 생각합니다.
후기 부탁드릴게요!

2016-12-10 01:40:11

아 정말 잘봤습니다 저도 3점스페셜님처럼 빛으로 연출하는 분위기에 정말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엠마스톤 전작에서는 그냥 예쁜 배우라 느꼈는데 이번 작품을 보며 정말 사랑에 빠졌네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연기였습니디. 그리고 데미안 차젤감독은 정말 천재입니다. 위플래쉬 보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 이번작품은 와......표현하기가 어려울정도로 감탄했습니다. 또 저는 롱테이크 촬영씬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 영화에서 수도없이 터져나오는 씬들로 정말 보는내내 즐거움을 감추기 어려웠어요. 개인적으로 혼자가서 한번 더 관람할지 진지하게 고민중이에요

WR
2016-12-10 09:06:41

전작인 위플래시도 빛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다른 방식으로 빛을 잘 표현한거 같습니다.

2016-12-10 04:42:45

저도 방금 보고 왔습니다. 정말 재밌었네여!
뮤지컬 영화치곤 살짝 빈약한 음악들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이 뮤지컬 영화 주연으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연출로 다 메꾸네요

오프닝 시퀀스의 롱테이크는 보는 도중에 혹시 배우 중 하나가 삑사리 낼까봐 "그만 끊어 ㅠㅠ"라고 몇번씩 되뇌일 정도로 조바심나더군요 ㅎㅎ 알폰소 쿠아론 만큼 롱테이크를 기술적으로 잘 쓴 거 같습니다

짜증에 차 있다가 리알토 극장을 지날 때 감정이 변하는 장면이라던지 속도감있는 클로즈업 그리고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따라 초반 세트 촬영에서 중 후반 로케이션 촬영으로 넘어가는등 연출에 엄청 공을 들인게 보여서 보는 재미가 아주 많았어요

WR
2016-12-10 09:08:08

디테일한 연출이 인상적이었죠. 저는 라이언 고슬링이 좋았던거 같아요.
오프닝은 연습만 3개월 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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