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정보]이사/인테리어 관련 정보 공유
이번에 이사를 합니다.
그동안은 전세로 살다보니 인테리어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었는데, 집을 사서 이사하다보니 인테리어를 새로 했습니다.
기본정보
1992년 입주한 아파트. 10층 중 9층.
이사할 집 주인이 잔금 받기 2주 전에 짐을 빼주기로 함.
인테리어
인테리어 업체를 선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집을 계약하고 시간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여러 업체들을 만나보고 생각할 시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인테리어 관련해서는 모두 아내가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편의상 주어 없이, 혹은 둘이 한 것 처럼 글을 쓰겠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쓰다보니 인테리어업체가 좀 과하게 이득을 남긴다는 식으로 글을 쓸 것 같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지적해주세요. 그리고 제 시선이 약간 편향되어있음을 조금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사갈 집이 꽤 오래된 집이고(92년 입주 아파트니까 24년 됐네요.), 전에 사시던 분이 입주할 때 들어오셔서 안고치고 계속 사셨기 때문에, 살릴 수 있는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옛날 아파트라서 방이 크고 거실이 좁은 설계였기에 거실 확장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뒷 베란다 면적이 좁고(요즘 아파트들은 뒷베란다가 무척 크게 나오죠.), 하다못해 세탁기가 부엌에 있는 구조였기에 고칠 것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벽만 남기고 다 새로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공사기간
대부분의 업체들은 4주의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어떤 업체는 5주 아니면 못한다고도 했습니다. 세 군데 업체는 2주안에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고려할만한 사항으로 남겨놓았습니다.
비용
사실 비용문제가 제일 크죠. 저도 인테리어에 돈 많이 쓰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30평대 아파트 인테리어를 하면, 일단 샷시 비용에만 1천만원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건창호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30평대는 1천만원인데, 무슨 폴딩도어 하나 서비스로 주면서 10% 인하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업체와 거래할 때는 어떻게 하시냐고 물어봤습니다. 20% 인하해준다고 하더군요. 인테리어 업체는 샷시를 외주에 맡기면서 200만원 정도를 그냥 챙길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4천만원에 할 수 있다고 한 업체가 한 군데 있었습니다. 이 업체는 방문을 있는거 그대로 쓰고, 필름으로 깨끗하게 덮어주겠다고 했던 업체입니다. 탈락시켰습니다.
대부분 5천만원이 넘어갔습니다. 5천만원 미만으로 견적을 낸 업체들은 빼놓은게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러면 공사하면서 금액이 늘어나게 됩니다.
견적을 많이 받아보고, 인테리어에대해 많이 공부할 수록 인테리어 업체들이 많이 남기는구나 하고 생각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 용품업체에 가면 코너 선반(샴푸 등을 올려놓는)이 2만원 입니다. 그런데 견적에 보면 12만원으로 되어있습니다. ^^ 한샘 문(방문) 가격이 12만원인데, 업체들은 30~40만원으로 견적서에 적어놓습니다. 시공비 6만원은 별도입니다.
물론 견적서는 견적서고, 업체들이 하는 일이 무척 많기 때문에 정당한 가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한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내는 가구업체/화장실 업체/도배업체/샷시업체를 선정한 다음 목수를 고용해서 각자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해볼까 하고 타진해보았습니다만, 목수를 고용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했다가는 시간내에 끝내기도 힘들 것 같고, 아내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그만두도록 하고, 좀 비싸도 업체에 맡기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업체선정
업체를 선정하기 무척 어려웠습니다. 업체들마다 견적이 세부적으로 모두 달랐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제 아내는 한샘 가구를 쓰기 싫어했습니다. 들은 말로는, 한샘이 ik라는 그레이드를 내놓고 저가 제품으로 공략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그레이드가 평이 좋지는 않더군요. 저가형이니 그렇겠지요. 그리고 한샘은 큰 회사다보니까 규격이 정해져있어서 그 규격대로만 하면 싸지만, 비규격이 들어가는 순간 가격이 확 오른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리고 최근이 이사한 제 지인이 한샘은 절대 하지 말라고 충고를 해줬습니다. 아마 저가 자재를 써서 그랬겠지만, 자재도 안좋고 시공도 엉망으로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AS는 정말 좋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그냥 들은 얘긴데, 신입사원들은 시공에, 경력이 많은 사원들은 AS에 투입한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
그래서 가구를 한샘으로 고집하는 업체들은 모두 탈락시켰습니다. 가구는 아내가 소개받은 사제 가구 업체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구업체를 인정해주는 업체중에서 선택하기로 했죠.
가격은 몇 백만원 차이는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어차피 대출을 받는데, 천만원 미만의 차이 때문에 나중에 아내가 후회하느니(제가 인테리어 때문에 후회할리는 없죠.) 그냥 맘편하게 아내가 맘에 드는 식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공사기간이 있는데요, 어떤업체는 4주간 공사하면서 2주간은 자기네가 소유한 오피스텔에 살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것도 사실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공기를 4주 넘게 부른 업체들 일부에 "대체 사람들은 그 기간동안 어디 가있나요?"하고 물어봤습니다. 다들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친정에 가있는 사람들을 봤다는 얘기 밖에 못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사 빠지는 날과 들어가는 날에 차이가 있으면 보관 이사를 해야합니다. 이 경우 이사비용이 두 배정도 듭니다. 짐을 빼서 가져가서 보관용 콘테이너에 넣고, 콘테이너에서 빼서 다시 다른 집으로 옮겨야하니까요. 그래서 2주안에 공사를 할 수 있으면 백만원 넘게 아낄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가 집 근처에 있는 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가까우면 AS 요청도 쉬우니까요.
그래서 결국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있고, 블로그도 운영하고있고, 공사도 많이 하고있는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이 업체는 4주를 달라고 말한 적도 없습니다. 2주안에 하면 힘들긴 하겠지만, 인원을 확 몰아서 하면 가능하다고 했던 업체입니다. 근처에 공사한 아파트들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는데, 대부분 아내 마음에 들었고, 평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가격을 깎으면 자재 수준이 내려가는 것도 감안했고, 보관이사를 안하는만큼 이사비용이 절감되는 것도 감안했습니다. 나름 자기네 스타일이 있는 업체였습니다. 못 박을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하더군요. 걸어서 2분이면 집까지 올 수 있는 것으니 그렇게 얘기할만도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테리어 비용은 처음에 잡아놨던 예산을 꽤 많이 초과하게 되었습니다. ㅜ.ㅜ 천만원 정도 초과했습니다.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도 금액은 계속 늘어난다고 합니다. 예를들어 문 손잡이를 기본으로 계약했다가 공사 전에 업체에서 손잡이를 보여주는 겁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이쁜걸 선택하게 마련이죠. 이쁜게 5만원 비쌉니다. 그런데 문이 집에 여섯개쯤 있으면 30만원이 올라가죠. 방에 있는 등을 30만원짜리를 했는데, 40만원짜리가 더 예뻐서 바꾸면 방 4개니까 40만원이 올라가는 겁니다.
남자들은 모르는 타일의 세계가 있습니다. 제 아내는 주방에 설치할 싱크대 상부장과 하부장 사이의 타일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아주 예쁜 타일을 골라서 시공햇는데, 상부장이 너무 길어서 타일이 별로 안보입니다. ^^ 상부장이 길면 수납은 많이 되겠지만... 하여간 그렇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아파트는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 뭔가 바꿔야할 게 있습니다. 인터폰과 난방조절장치 등을 단지에서 지정해준 것을 해야하죠. 단지내 인테리어업체를 이용하니 그런걸 잘 알아서 해주더군요. 역시 좀 비싸도 가까운데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구의 경우, 가격을 맞추기 위해 문짝을 포기했습니다. 아내 말에 의하면 창고 문으로나 쓸 문을 방 세곳의 붙방이장 문으로 골랐다고 하더군요. 저도 봤는데... 이건 기숙사 방에나 쓸만한... ^^ 그러나 아내앞에서는 조용히 있어야겠죠. 제일 속상한건 아내일테니까요.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문짝 다 바꿔준다고 했습니다. ^^
가구도 문제였던게, 싱크대+ 안방붙박이장+ 아들방 붙방이장+ 신발장 + 창고장 하나에 천만원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곳 디자인 실장이란 분이 제 아내에게 너무 싸구려로 한다고 불만을 가지고 틱틱거려서 제 아내가 당신은 천만원이 돈같지도 않냐. 나한텐 큰 돈이다. 하고 싸우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문간방 붙박이장(수납용) + 커피장 + 퀸사이즈 침대 프레임(계절옷 수납용으로 매트리스만 치우면 전 면적을 서랍으로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등을 더해서 가격이 제법 늘어났습니다만... 하여간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공사기간
2주안에 공사를 하는건 정말 힘들었습니다. 철거하는데만 이틀이 걸렸습니다. 정말 다 뜯어내더군요. 화장실은 벽돌 벽만 남을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업체가 일을 꼼꼼하게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싸움
인테리어업체 직원과 가구업체 직원간의 싸움이 있었습니다. 약속된 날짜에 가구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공기가 짧다보니 도배가 다 되어있지 않아서 인테리어 업체 직원들이 사용하는 기구들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구 직원들이 일 못하겠다고 철수하는 사태가 있었고, 그 와중에 두 조직(?)의 대빵들끼리 싸움을 했습니다. 물론 말로만 소리 지르고 싸웠지만, 중간에 있던 아내는 너무너무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전화해서 내가 왜 가구를 따로 했을까... 그냥 거기서 알아서 하라고 할걸 하면서 후회했습니다.
버리기
그 와중에 저희는 많이 버렸습니다.
일단 지난 9월에 마봉춘에서 방영한 버리기의 기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했습니다. 그렇게 정신무장을 하고 갖고있던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집은 43평이고, 그 전에는 48평에 살았었습니다. 48평에서 43평으로 이사할 때는 같은 아파트단지여서 구조도 똑같고 5평 차이가 뭐 별거 있겠어? 했었는데, 그게 수납 차이가 엄청 크더군요. 그래서 이사가 좀 힘들었었습니다. 이번에는 37평으로 이사하는데 안쓰는건 다 버리자고 생각하고 마구 버렸습니다.
특히 아들 장난감이 엄청나게 희생되었습니다. 레고와 공 빼고는 거의 다 버렸습니다.
아들 책도 엄청 버렸습니다. 제 아들이 책 읽는걸 좋아하고, 제 아내도 좋아해서 아들 책만 집에 천여권이 있었는데, 중고책 업체 불러서 많이 보냈습니다. 70만원 주고 산 책이 2만원에 팔려나가는 걸 보며 가슴 아팠습니다. ㅜ.ㅜ 120만원 주고 산 책이 7만원에 팔렸습니다. 그래도 그거 옮기는 것도 힘든데, 돈 주고 가져가주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단행본들은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았습니다. 알라딘 앱을 깔고 바코드로 확인하면 알라딘에서 매입하는 책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집은 알라딘에서 안사주는게 안타까웠습니다. 다행히 동네에 알라딘 중고서점이 있어서 간편하게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옷도 엄청 버렸습니다. 처음에는 몰라서 단지내 의류수거함에 버렸는데, 알고보니 아름다운 가게에 요청하면 수거하러 오셔서 나중에 기부한걸로 영수증을 끊어주신다고 하더군요. 마구 버리지말고 일단 다 아름다운 가게에 보낼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책도 가져가신다고 하니 2만원 받고 파는 것보다 기부하는게 더 좋았을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쓰고싶었던건 많았는데, 회사에서 쓰다보니 역시나 왔다갔다 하면서 글이 흐지부지 되네요. ^^
요약해보겠습니다.
인테리어는 돈이 많이 든다.
가능하면 금액을 정해놓고 맞추는게 좋은데, 결국 인테리어는 하면서 계속 금액이 늘어나더라.
가능하면 가까운 업체를 선정하는게 좋아보인다.(AS도 빠르고, 지역주민이라 알아서 잘 한다.)
업체를 두군데 끌어들이면 싸움날 수 있다. (안부딪히게 하면 좋은데 우리는 공기가 짧아서...)
공기가 짧으면 공사에 애로사항이 많다.(청소를 못하고 가구를 놔서 저희 붙박이장들 밑에는 먼지가 그득합니다.)
안쓰는 옷/책 등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하는게 좋아보인다.
제 아내는 제가 인테리어에 거의 신경을 안쓰니까 저에게 얘기했습니다. 나중에 이사가고 나한테 뭐라고 하지 말어. 전 얘기했습니다. 난 어디든 살면서 여기 인테리어 안좋다고 생각해본적이 없어.
글쓰기 |
정말 좋은 정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