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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허드슨 강의 기적 관람후기(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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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9-29 20:16:53

 어제도 영화 보느라 피곤했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톰 행크스+ 거짓말같은 실화+ 풀 사이즈 아이맥스 상영이라는 영화팬이라면 현혹될수밖에 없는 콤비네이션 펀치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표를 예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에 어머니를 모시고 판교 아이맥스관을 찾았는데, 다행히 사람은 별로 없었고 한 스무명이 다들 객석 중앙의 로얄석에서 도란 도란 모여서 관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역시 영화는 조조가 최고인거 같습니다. 요즘 영화는 두시간은 기본으로 넘기고 두시간 반도 어렵지 않게 넘기는 일이 종종 있는데, 간만에 보는 90분대 상영시간이라 그런지 영화 시작하고 순식간에 끝나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주차하고 영화보고 빠져나가는데 추가요금도 안냈습니다. 총 두시간도 안걸렸다는 이야기죠. 여러모로 조조 영화는 킹왕짱입니다!



 이 영화는 잘 아시다시피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한 여객기에 탄 155명의 승객과 승무원 모두가 살아남은 기적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영화는 아이맥스 상영이라도 위아래가 조금 잘려서 레터박스가 있기 마련인데, 간만에 보는 풀 사이즈 아이맥스 상영이었습니다.위아래가 잘리는일 없이 온전히 그 큰 아이맥스 스크린을 꽉 채우는 장면을 목격하실수 있습니다. 그말은 곧, 엔간하면 내려가기 전에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모두가 그 결말을 알고 있는 실화를 담아낸 이 작품의 성취는, 자칫하면 뻔한 감동에피소드라든지 목격된 장면들의 나열로 평범하게 끝났을수 있는 영화에 진정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감독이 공을 들여서 이야기에 힘을 부여하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관객들로 하여금 제대로 목격하게 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캐스팅과 현란한 기술로 멋지게 찍어내었지만 하나도 와닿지 않는 구멍투성이 내러티브로 재앙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던 올 여름 최대의 블록버스터 배트맨 v 슈퍼맨의 감독인 잭 스나이더에게 '영화는 이렇게 만드는거야, 짜식아' 하는듯한 힘있는 연출을 보여줍니다. 군더더기를 싹 덜어내고 필요한 장면만 적재적소에 집어넣은 한시간 반 남짓한 시간에 말이죠. 바로 어제 허술한 구성으로 혹평을 받고 있는 아수라를 봐서 그런지 더더욱 비교되더군요.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솜씨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아이맥스 촬영, 배우들의 현실적이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그야말로 90분이 순삭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합니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와, 그 실화 속에서 살아숨쉬는 여러 구성원들의 힘으로 말이죠. 설렌버거 기장뿐만이 아니라, 그 짧은 시간동안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던 모든 사람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좋은 영화인 반면에 홍보가 잘 안되었는지 조조라서 그랬는지 관객이 별로 없었는데요, 시간이 허락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아이맥스 상영관이 근처에 있다면 반드시 거기서 보세요. 풀 사이즈 아이맥스 상영의 위력을 느낄수 있는 좋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별점은 스펙터클한 아이맥스 촬영과 훌륭한 스토리 구성에 큰 점수를 줘서 10점 만점에 9점 주겠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걸려있을지 모르겠는데, 혹 다른 흥행작에 밀려 스크린을 빼앗기기 전에 서두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2년전 온 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겼던 사건을 기억하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던 이유도 단순히 이 영화에서 온 감동이라기보다는 구할수도 있었던 수많은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저 방송을 보고 ARS 모금에 살짝 몇푼을 보태었을 뿐,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생자들에게 가지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애통함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끝으로 어딘가에서 본 누군가의 평으로 감상후기를 마칩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 현재 한국 사회는 저 영화속 무대와는 몇만 광년은 떨어져 있는듯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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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16-09-30 11:03:14

정성어린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 참 좋아합니다.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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