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영화 '족구왕' 댓글
좋은 댓글 있어서 가져와봅니다.
저도 영화 재밌게 봤네요.
매니아분들이시라면 영화 공감하실 듯
사회대 4학년이에요.
뭐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고. ‘족구왕’이라는 영화가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에요. 저는 대학 3년 동안 공무원 준비에만 매진했어요. 그리고 합격했죠. 기뻤어요. 엄청난 성취감과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경외심마저 잠시 생기더군요. 하지만 동시에 인생의 한 부분이 끝나는 느낌이 들었어요. 후회하는 건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라 생각했던 대학생활이 발에 채이더군요.
되돌아보면 저는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 공부했었어요. 근데 지금 그 시기를 반추해보면, 도대체 누구의 눈치를 보며 쪽팔려 하고, 쪽팔림을 당한 걸까요. 또한 우리가 왜 그들을 신경 써야 하는 걸까요. 집에서 등록금 못 대주고, 용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하는 게 어때서. 그냥 인정하면서 저 하고 싶은 대로 할 걸 그랬어요. 나만 당당하면 아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건데.
이런 용기 없음이 저의 4년을 지배했어요. 쫄보처럼 좋아하는 여자에게 항상 다가가지 못하고, 그 흔한 초코에몽 하나 준 적이 없어요. 맨날 뒤에서 지켜보다가 놓치기 일 수 였어요.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거 알아요. 한번만 당당해볼 껄. 같이 전시회 보러 가자고 말이나 해볼 걸. 따뜻한 레쓰비 주머니에 넣고 기다리다가 닦아서 줘보기나 할 걸. 가뜩이나 비도 오는데 사무치네요.
어느덧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놀아보니 너무 질리네요. 술에, 사람에, 시간에. 대학교 안에선 뭘 해도 질리지 않았는데, 여기 울타리 밖 사람들은 각자 필요에 의해서만 질척거리네요. 일반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저에게 딱히 대안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훗날 피식할 수 있는 추억이라도, 부끄러움에 얼굴 빨개지며 몸서리칠 기억이라도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텐데.
코딱지 여러분들 맨날 땅만 보지 마시고, 하늘 한번 보시고 숨 한번 크게 쉬세요. 뭐 어때요. 내일 또 해가 뜰텐데. '족구왕’ 한번 봐요. 이런 청량한 영화 흔치 않거든요. 그리고 지금 그 여자 혹은 남자한테 가서 좋아한다고 말해 봐요. 고백하기엔 빠른가?라는 생각들 때가 고백할 베스트 타이밍!
뭐 어때!
from 영원한 복학생. 홍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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