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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취업난은 정말 심각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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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19 16:51:11

최근 대다수의 20~30대 청년층이 겪고 있는 취업난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적고자 합니다.

 

1. 아무래도 한국 취업시장에서는 객관적인 스펙을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할 때 읽으시는 분들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어가셨으면 하는 마음에 간단하게 저의 이력을 적어보면 연고대 상경계열 전공에 법학 복수전공 하였으며, 학점은 3점 중반, 토익은 900 초반 정도이고 다른 시험을 준비하다 30대 초반에 20위권 대기업에 B2B 영업 파트로 입사를 하였습니다. 요즘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스펙에 나이도 많았지만 3년전에 입사하여 요즘만큼은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았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학교와 전공 덕을 많이 봐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입학을 해서 학교를 꽤 오래 다녀서 그런지 몇 년 단위로 급속도로 변해가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2000년 초 중반에 입학 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졸업 무렵에 평균적으로 두개 이상의 기업에 합격하여 선택을 하는 편이었으며 취업보다는 고시, 금융권 공기업, 대학원 등을 준비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 복학한 2000년 중후반에는 취업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하나 정도는 최종 합격을 하는 분위기였고, 제가 취업을 할 때는 눈을 낮추면 대기업 턱걸이가 가능하였고 취업 재수란 말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밑의 학번은 취업 재수가 상당히 보편화 되어 많게는 1~2년 정도 취업준비만 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문과 상경계열이라는 특성상 지원 가능한 영업, 기획 재무와 같은 직군이 서울 본사 근무에 비교적 선호되는 직군에다 TO가 적었던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공대 출신들은 이 때까지는 취업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3. 제가 정말 취업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건 3년차에 회사 사정으로 퇴사를 하고 나서 재취업을 준비하면서입니다. 2년이라는 어중간한 경력과 다른 마이너스 요인도 있었겠지만 제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사람을 정말 보수적으로 뽑는 다는 것과 채용 절대 인원이 첫 취업 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취업의 한 싸이클인 육개월을 넘기면서 많이 초조해졌고, 지원 가능한 기회가 점점 줄어들면서 스트레스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갔고 공백기간이 일년을 넘기면 정말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어면서 맘이 조급해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을 많이 낮추어서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가면서도 연봉과 경력을 깍고 재입사를 하였지만 비교적 제가 원하는 산업군에서 기획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만족하면서 다니려고 하고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보나 커리어 측면에서 보나 굉장히 많은 손해를 봤지만 젊었을 때만 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여기며, 회사서 쫓아내기 전까지는 다음 직장을 정하기 전에는 무조건 다녀야 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4. 제가 장황하게 저의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은 지금의 취업난은 분명히 구조적인 문제가 크며, 20~30대 초반의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우선 좋은 일자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는 결원이 생겨도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며, 예전처럼 대기업 공채로 채용 후 일정기간 기업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사원을 교육시킬 여유가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취업을 못하고 일년을 허송세월 한 것을 사회 탓이라고 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경력적인 측면에서나 저의 능력, 취업 전략에서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았기에 헤드헌터 업체들로부터 많은 오퍼를 받았고 면접기회가 있었지만 취업시장에서 고전을 하였다고 생각하며, 이것은 분명 저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취업 시장의 어려움에 대해 제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퇴사를 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겠죠. 다만 저의 경험이나 주변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취업시장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거의 최악의 상황이기에 이직을 고려하시거나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이런 현실을 조금 더 직시하시고 준비를 해나가셨으면 하며, 매니아 여러분들께서도 취준생들을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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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19 16:55:29

컴활같은 자격증은 없으신가요?
그리고 토익900은 기본으로 갖고있어야하는지도 궁금하네요

WR
2016-08-19 16:59:12

취업시장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학벌, 전공, 영어라고 생각하며 서류 통과에 이 세가지가 굉장히 중요한 스펙인 것 같습니다. 컴활은 필요가 별로 없는 것 같고 토익은 학점이 안 좋으면 좀 높아야 된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2016-08-19 16:56:12

마음 고생 많으셨겠어요..저도 경력 이직한 입장에서 이제 이직의 마지노선 나이가 나가오고 있는데..
걱정이 많네요 ^^ 요샌 정말 별로 뽑지도 않더라구요...
노동시장이 많이 경직되어있음을 느낍니다.

WR
2016-08-19 17:00:42

노동시장이 경직되다 못해 붕괴 직전인 것 같습니다. 보통 흔히들 과장 정도가 이직 마지노선이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고 그 이후에는 현 직장보다 한단계 아래 직장으로 옮겨서 좀 더 직장생활을 연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2016-08-19 16:57:22

취업난도 문제이지만...지금 대한민국 제조업쪽은 숨 끊어지기 직전입니다. 당장 우리회사 주 거래처인 삼성 1차벤더 FPCB 업체들은 최근 2년내 70% 이상 부도가 났고...조선하고 건설도 위태하죠. 심각하게 IMF 이후 제일 경제 여건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WR
2016-08-19 17:01:55

 문과생의 주 취업루트인 금융 산업이 타격을 입은데다 제조업, 특히 조선이 무너지는게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2016-08-19 17:09:44

아울러 조선과 건설 그리고 FPCB/PCB 전자재료 업계랑 관련된 화학쪽도 난리죠...

난리가 아닌 업계가 없습니다....

정말 심각한데....

올해가 최악이 아닐것 같아서 더더욱 가슴 졸이고 있습니다.

2016-08-19 17:18:38

그나마 삼성하고 현기차 정도만 수출로 겨우 나라 경제가 유지되고 있는데...당장은 아니더라도 급속하게 기술 발전하고 있는 중국 전자랑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 걱정이네요. 각설하고 지금 국내 중소 대기업 구조조정 안 하고 있는 곳이 없을 정도인데...여기에 신규 채용은 더욱 기회도 적어지고 어려울 것 같네요.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어도 정신줄 바싹 차려야 할 것 같아요.

2016-08-19 17:03:47

대학생분들은 다시한번 생각해보시고 여러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 부모님들 세대분들에게 어디가서 이런이야기 못듣습니다.
추천이 아닌 강요입니다.

2016-08-19 17:07:30

강요라는 말은 무슨 이유에서 하신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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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7:10:51

제가 이해한게 맞다면..

이 처럼 좋은 글을 추천을 넘어서 꼭 읽어보시라고 강력하게 권하는것을 강요라고 하신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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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7:19:11

경험한 후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면서 느끼고 깨닫지 마시고 이 글 속에서 현실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으니 취업을 앞두신 회원분들은 여러번 읽어보시고 시간 잘 활용하시면서 준비하셔서 취업에 좋은 성과 이루시길 바라는 마음에 조금 과격한 표현을 하였습니다.

2016-08-19 17:34:49

강권이라는 의미로 해석하시면 될것 같네용

Updated at 2016-08-19 17:19:32

문과쪽 취직은 진짜 헬 오브 헬인거 같아요.

이번에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연수 가서 느낀게 같은 연수원 동기들 360명 정도 중에 대충 20여명 정도 빼고 다 이공계 출신이더라구요.

2016-08-19 17:42:17

저는 진지하게 이제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취업이라는 패러다임 자체를 조금 교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제조업 대부분이 쇠락 혹은 망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취업할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의 수가 취업희망자들에 비해서 엄청난 속도로 소멸해 가고 있다는 말이죠. 이건 어른들 탓 젊은이들 탓하며 서로 말 다툼할 문제가 아니라 이건 국가적으로 기업, 그것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이 사라지고 있거나 성장은 커녕 현상 유지를위해 버티기만 해도 대단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는 솔직히 취업을 해도 그 다음 문제인 승진이나 오래 다니는 것도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기업들이 더 이상 성장을 안 해서 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기회도 그만큼 줄었고, 회사가 어려워져서 언제 어느때 구조조정 당 할지 모른다는 것이죠. 중국에게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업들 중 조선업계 기업들처럼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한간에는 LG 전자의 모바일 사업부도 그방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취업을 하려면 수출중심의 제조업 회사들 보다는 내수 위주로 안정적인 회사들이나 수출을 하더라도 독보적인 경쟁력이 있는 회사를 가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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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7:43:43

이젠 부모님들의 마인드도 좀 바뀌어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고등학교시절 엄청난 돈을 때려부으면서 각종 사교육을 받게 하고, 비싼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빚까지 내면서 대학을 다니게 하는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자녀가 학업쪽으로 아예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게 아니라면 차라리 그런 사교육과 등록금에 들어갈
돈들을 잘 아껴서 본인이 평생 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을 습득하거나 해서 그걸 바탕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자금을 만들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습니다.
그러는게 요즘같은 시대에 절대 취업하기 어려운 어중간한 대학의 어중간한 학과를 졸업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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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8:09:45

이게 말은 쉬운데 실천에 옮긴다는건 너무 어렵습니다. 왜냐면 그 특별한 기술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기회가 정말 적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찾을 기회가 생기는데, 학생 상황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상황이 별로 없습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영재들은 정말 극소수에게나 해당되고, 일반 서민입장에서 아이교육은 기본적인 커리큘럼을 따라가도록 지원해 주기도 벅차요. 창업 얘기 꺼낼 수 있는건 대학교 이후에나 가능한 얘기입니다.
대학생 때 창업하게 도와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실정에 개인사업 창업이 과연 녹녹한가 이것도 의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심정이란걸 알면서도 부모 입장에선 교육비에 돈을 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그나마 경험적으로 가장 확률높은 미래를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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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8:32:21

난장고장님께서 말씀하신 "경험적으로 가장 확률 높은 미래를 제새해 준다"라는 말씀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경험적 확률이 아이세대에 정말로 필요한 교육인지에 대해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장 확률 높은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교육이 미래세대에도 같을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베이비 붐세대에 태어난 70년대 - 80년대 초반 세대의 경우 대학만 나오면 취업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진 부모 세대의 교육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진출할 시점에 오니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거의 없고, 요구되는 인재상 역시 과거와 많이 다른 시대가 됐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자식 세대에 입장에서 보면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 때문에 피해를 봤다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2016-08-19 18:15:27
학생 때 자격증이나 스팩을 쌓는 것보다 본인의 목표, 꿈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많은 도전과 경험을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최근 신입, 경력직 이력서를 보게되면 대부분 경험과 자격증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게 대부분인데 "왜 이 회사에서 본인을 뽑아야 되는지", "왜 이 회사에서 일해야 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게 대부분입니다. 영업으로ㅣ 예를들면 물건을 파는 사람이 왜 이 물건을 써야 되는지 고객의 입장에서 설명해야 되는데 그 것은 없고 물건의 스팩만 나열한 것과 같습니다.

더이상 대학교육, 취업시장이 스팩만으로 취업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리고 이는 사회 구조적 문제도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경제 성장에 따라 겪게 되는 성장통에 지금 세대가 맞물린, 어떻게 보면 운이 좋지 않은 세대라는게 가장 큰 이유라 생각합니다.
 


2016-08-20 11:50:06

대기업 과장의 입장에서 본다면 신입사원이 자신이 당 회사에 필요한 어떤 이유를 그럴듯하게 써도 뽑을 이유가 없어요. 당장 일 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한데, 학교에서는 그런 걸 안가르쳐주죠. 그래도 먹힌다고 하면 같은 업종에서 1년정도 일했는데, 신입으로 들어온다면 뽑겠네요. 나머지는 다들 똑같습니다. 면접때 자신있는 모습 보이며 열정적으로 긍정적으로 일할 자신 있다고 어필 해보세요. 그게 더 먹힐 것 같네요. 주위 면접관으로 교육받는 분들이 있어서 물어봤는데 마찬가지래요. 스펙은 1차 가르기 위한 용도고 나머지는 면접인데, 어떻게 대처해서 얘기하며 얼마나 자신있게 얘기하는지를 주로 본데요

2016-08-19 18:26:31

진짜 제조업은 그룹연수 자사연수가면 문과비율이 5프로 이하입니다.

2016-08-19 18:36:04

이직의 불문율 이전 직장에서는 다음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붙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말씀하시는 걸 보니 저 때도 대강 10년 전에 취업한 저때도 취업이 어렵다고 난리였는데, 요즘은 한층 더 어려워진 느낌입니다. 거의 전쟁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학창시절만 해도 예전에는 대학만 가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다가, 복학해서 정신차리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다가, 어느 순간에는 1학년 때부터 빡세게 준비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는 회사에 들어와서도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씨부터 해서 여러 모로 살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2016-08-19 19:11:48

취업도 취업인데 취업이후 연봉도 미쳐버릴정도죠...

대기업 아닌이상 문과 초봉은 거의 2000천 극초반으로 고정된듯

2016-08-19 19:56:11

참 막막하네요. 저는 학교 간판은 괜찮은 편에 속하는데 전공이 인문계열이어서...참...저도 결국 공무원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건지...

Updated at 2016-08-19 20:18:28

지금 어중간한 대학생 분들은 진지하게 전문직, 공무원 도전하시거나 해외로 뜨세요. 내수고 수출이고 엉망입니다.

2016-08-19 21:03:15

생생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2016-08-20 00:26:02

그런데 IMF 직후에도 장난아니었습니다. 94학번이랑 같이 졸업했는데 그때는 공무원도 안뽑았죠. 제조업쪽중 전자쪽은 좋았지만 사람들이 몰랐겠지만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던 시절이사실 꽤 경제가 괜찮았어요. 지금이 더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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