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니 좋군요. (중경삼림 스포 주의)
더운날이라 불쾌감이 커져서 그만 못참고 일하는곳에서 최근 두번 있는대로 성격을 드러내며 언성을 높였던일이 있었네요. 족발 닭발 찾으면서요. 평소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 말해야겠다라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그런 방식으로 토해냈다는것 때문에 며칠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오늘 마음먹고 가서 죄송했다는 말을 전했는데 다행이 오늘 두분다 흔쾌히 받아주시고 또 자신도 응대가 좋지 못했다식으로 사과하고 위로해줘서 기분이 날아갈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불미스러운 일이 없기 위해 서로 좀 더 신경을 쓸테니 그 부분 또한 좋구요. 모두 이런분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사과 할수있을텐데...
글을 쓴김에 다른 얘기도 주절거려보자면 이번주에 예전에 좋은 느낌을 줬던 왕가위의 영화 두편을 찾아봤습니다. 먼저 보게된 중경삼림은 두개의 이야기가 한 영화안에 들어가있던데 첫번째 이야기는 너무 음울하고 불친절했어요. 감독의 생각을 배우들이 주절주절 말하는데 이야기에 온전히 녹여내지 못하고 작위적이지 않나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만 진행하려다 영화가 망할걸 예감하고 두번째 이야기를 급히 만든게 아닌가 싶을정도로...언젠가 다시보면 좋아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흘러나오며 시작되는 두번째 이야기는 참 산뜻했어요. 샐러드가게 주인 아저씨(이 아저씨 어디서 많이 본아저씨인데)가 시끄럽다며 오디오를 꺼서 ost를 아쉽게 들려줘놓고 여주인공인 아비가 몰래 다시 오디오를켜서 노래가 더 흘러나오는 장난스런 연출이 좋았습니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만난 양조위의 전 여친이 돈을 대신 내달라고하며 가버리는것도 기억에 남네요.
두번째 영화인 해피투게더에서도 그렇고 양조위가 상대적으로 올곧고 진중한 모습의 캐릭터로 나왔는데 그와 대비되게 눈동자와 이마에는 장난기를 머금고 있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곳으로 돌아온 여주인공을 맞이하며 보여주는 그 그윽한 눈길도 좋았구요. 두사람이 아닌 오디오를 화면에 잡은채 리메이크곡 몽중인이 흘러나오며 영화가 끝이나는데 그런 산뜻한 결말도 취향저격이었어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들을 보며 많이받았던 느낌입니다.
해피투게더에서는 퀭한 눈에 비죽비죽 나있는 수염과 꾀죄죄한 스타일의 남자가 양조위와 함께 나오더군요. 진상이란 진상은 다부리고 찌질한모습을 보여주는 그 남자가 말로만듣던 장국영이었습니다. 그의 유명세나 패왕별희의 여장 등을 생각하며 굉장한 미남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상상하던 모습은 아니었어요. 실망스러웠는데 영화의 어느순간부터 양조위를 씹어먹는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해버리네요. 다시보니 양조위도 충분히 훌륭했었는데...사람의 마음을 별의식없이 들었다 놨다하는 내추럴한 천재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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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비정전 화양연화까지 왕가위의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언급해주신 두 영화는 불안한 그러나 청춘을 보내는 남녀들이 나오는 작품들이죠
배우들 분위기나 비주얼로 압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