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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니 좋군요. (중경삼림 스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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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12 12:28:26

더운날이라 불쾌감이 커져서 그만 못참고 일하는곳에서 최근 두번 있는대로 성격을 드러내며 언성을 높였던일이 있었네요. 족발 닭발 찾으면서요. 평소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 말해야겠다라고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그런 방식으로 토해냈다는것 때문에 며칠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오늘 마음먹고 가서 죄송했다는 말을 전했는데 다행이 오늘 두분다 흔쾌히 받아주시고 또 자신도 응대가 좋지 못했다식으로 사과하고 위로해줘서 기분이 날아갈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불미스러운 일이 없기 위해 서로 좀 더 신경을 쓸테니 그 부분 또한 좋구요. 모두 이런분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사과 할수있을텐데...


글을 쓴김에 다른 얘기도 주절거려보자면 이번주에 예전에 좋은 느낌을 줬던 왕가위의 영화 두편을 찾아봤습니다. 먼저 보게된 중경삼림은 두개의 이야기가 한 영화안에 들어가있던데  첫번째 이야기는 너무 음울하고 불친절했어요. 감독의 생각을 배우들이 주절주절 말하는데 이야기에 온전히 녹여내지 못하고 작위적이지 않나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만 진행하려다 영화가 망할걸 예감하고 두번째 이야기를 급히 만든게 아닌가 싶을정도로...언젠가 다시보면 좋아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 흘러나오며 시작되는 두번째 이야기는 참 산뜻했어요. 샐러드가게 주인 아저씨(이 아저씨 어디서 많이 본아저씨인데)가 시끄럽다며 오디오를 꺼서 ost를 아쉽게 들려줘놓고 여주인공인 아비가 몰래 다시 오디오를켜서 노래가 더 흘러나오는 장난스런 연출이 좋았습니다. 우연히 편의점에서 만난 양조위의 전 여친이 돈을 대신 내달라고하며 가버리는것도 기억에 남네요.


두번째 영화인 해피투게더에서도 그렇고 양조위가 상대적으로 올곧고 진중한 모습의 캐릭터로 나왔는데 그와 대비되게 눈동자와 이마에는 장난기를 머금고 있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그곳으로 돌아온 여주인공을 맞이하며 보여주는 그 그윽한 눈길도 좋았구요. 두사람이 아닌 오디오를 화면에 잡은채 리메이크곡 몽중인이 흘러나오며 영화가 끝이나는데 그런 산뜻한 결말도 취향저격이었어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들을 보며 많이받았던 느낌입니다.


해피투게더에서는 퀭한 눈에 비죽비죽 나있는 수염과 꾀죄죄한 스타일의 남자가 양조위와 함께 나오더군요. 진상이란 진상은 다부리고 찌질한모습을 보여주는 그 남자가 말로만듣던 장국영이었습니다. 그의 유명세나 패왕별희의 여장 등을 생각하며 굉장한 미남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상상하던 모습은 아니었어요. 실망스러웠는데 영화의 어느순간부터 양조위를 씹어먹는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해버리네요. 다시보니 양조위도 충분히 훌륭했었는데...사람의 마음을 별의식없이 들었다 놨다하는 내추럴한 천재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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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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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28:41

저도 아비정전 화양연화까지 왕가위의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언급해주신 두 영화는 불안한 그러나 청춘을 보내는 남녀들이 나오는 작품들이죠
배우들 분위기나 비주얼로 압도하는..

WR
2016-08-12 12:41:17

이제 아비정전을 보려고합니다. 나머지는 아껴두고 여기까지만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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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33:18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는데...;
중경삼림이 경찰관 양조위와 여승무원의 이야기랑 금성무가 파인애플통조림 먹는 영화였던가요?
해피투게더가 장국영이 흰런닝흰빤쓰입고 춤추는 명장면이 있고,
아비정전이 장만옥한테 느끼멘트 날리는 나쁜남자 장국영이 등장하고
화양연화는 비교적 최근이라 기억이 나는데 위의 세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워낙 영상도 비슷하고 해서;;
WR
2016-08-12 12:46:26

예 맞습니다. 중경삼림은 금성무 먹방이 있던 그 영화네요. 파인애플뿐 아니라 호텔에서도 임청하를 눕혀놓고 혼자 샐러드 네접시를 먹죠. 패셔니스타 장국영이 고작 흰빤스였던가요? 흰빤스는 양조위를 모델로 중경삼림에서도 나와서...그래도 멋있다는건 함정.

2016-08-12 12:48:33

장국영이 흰러닝 입고 maria elena 에 맞춰 춤추는건 아비정전 같네요

2016-08-12 12:51:34

아 감사합니다

해피투게더도 분명 봤을텐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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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53:37

해피투게더에서도 양조위랑 장국영이 러닝에 빤스만 입고 탱고 추긴하는데, 명장면이라고 하시길래 아비정전에서 장국영 혼자 러닝 빤스 입고 춤추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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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46:20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전부 공통적으로 소통의 실패가 테마라고 볼때,

중경삼림의 에피소드 1은 동적이고 남성적(임청하의 역활)인데 반해 에피소드 2는 정적이고 수동적이죠.

에피소드 2가 더 절망적이라고 봅니다. 1의 임청하에게 금성무는 생일 축하라도 받았고, 임청하는 옛 남자를

청산해버렸지만, 2에서는 왕정문과 양조위의 소통 실패로 영화가 끝납니다. 
WR
2016-08-12 12:54:59
그런가요? 저는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난 전 여친과 웃으며 대화하고 돈계산도 떠넘겨받고 웃으며 떠나보낸 그장면을보고 이미 아픈 과거는 웃으며 대할수있는 추억이 되었고 양조위는 과거를 청산했다고 해석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 양조위와 왕정문 둘의 분위기는 희망적이라고밖에 해석을 못했네요. 제가 느끼기엔 그장면이 소통실패라고 생각할 여지가 없었던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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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59:15

캘리포니아라는 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왕정문이 양조위를 바람 맞히고, 앙정문의 보이스 오브 나레이션으로 '나는 캘리포니아(바)에 갔었다. 그러나 문득 진짜 캘리포니아의 날씨가 궁금해 졌다.' 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중에 그 둘은 서로 다른 캘리포니아에 있었다고 나레이션 나오고, 끝에 엔딩 곡 몽중인은 꿈에서나 가능한 사랑에 대한 노래 입니다.

WR
Updated at 2016-08-12 13:08:31

만나기로 했던 그날 서로 다른 캘리포니아에 있었죠.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재회해서 대화를 나누는데 그모습이 꿈이라는 말씀인가보군요. 해피투게더에서 이과수폭포로 가다 서로 짜증에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 사랑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라던지 양조위가 이미 남미끝으로 떠나보낸 장첸을 그의 고향 야시장에서 찾는다던지 다른영화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도 서로 떠나가고 기다리고 재회하는 모습이 왕가위의 영화에선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저는 그런 일환으로 봤네요. 

2016-08-12 14:24:26
열혈남아, 아비정전,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2046
그 어떤 영화에서도 왕가위의 주인공들은 소통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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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2:56:24

화양연화, 동사서독, 아비정전 등.... 아.... 왜 요즘에는 이런 감독이 안 나오는지... 

맨날 CG영화만 나와서... 왕가위 영화들은 가끔식 꺼내먹고 싶은 중독성이 강한 무슨 음식 같아요. 

근데 갑자기 왕가위 영화를 꺼내시니 드는 생각이 당시에는 왕가위 영화에 나오는 영화들이 당시 영화 트랜드랑 비교할 때 좀 심하게 소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참 와 닿네요...

암튼 저는 왕가위, 타란티노 이런 영화들 가끔 꺼내 보는데 봐도 봐도 안 질려요...
WR
2016-08-12 12:59:20

전 당시 핫한 스타였을 임청하를 기껏 캐스팅해놓고 얼굴한번 안보여주는게보고 역시 대범하다고 생각했어요. 타란티노도 정말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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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2 13:17:45

중경삼림 명대사는 역시 마지막 아닐까요


어디든, 당신이 좋은 곳으로 이거 맞나

WR
2016-08-12 13: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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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12 17:14:10

중경삼림을 고등학생때 보았는데 참으로 묘하고 좋은영화였던거 같습니다

여담으로 정말 젊은시절 양조위 외모는 누가와도 비빌수가 없구나 생각했습니다 진짜 잘생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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