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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인간혐오와 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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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27 22:19:46

제 회사는 서울역 부근입니다.

지하철등을 이용해 내리면 지상으로 10~15분간 걸어갑니다.

회사가 이곳으로 온지는 2년이 좀 지났습니다.
다른분들이 지옥철이니 해서 스트레스 받으시는 출,퇴근 저는 인간혐오와 싸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서울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되는것이 무엇일까요?
바쁜 사람들? 롯데마트, (구)대우빌딩?

다름 아닌 거지입니다.

똥싸고 오줌지린 바지, 널부러진 술병들, 그리고 퉁퉁 붓고 터진 얼굴, 
인간이 낼 수 있는 모든 냄새를 풍기며 그렇게 삼삼 오오 모여있습니다.

여기에 서울역 주변에 무료급식소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관점의 최하층들이 오는 장소까지 +@ 되여 서울역 주변은 난장판 그 자체입니다.
지하철로 들어가는 계단도 마찬가지죠. 
똥을 싸면서 앉아 뭉게며 내려가서 똥이 계단에 다 걸쳐 널부러진걸 본적도 있습니다.

매일 저는 이 길을 걷습니다.

함께 출퇴근 하는 아내는 임신기간동안 이 냄새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손수건으로 입을 막고, 커피냄새로 코를 막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냄새와 광경은 그 모든 것들을 뚫고 눈으로 귀로 들어 옵니다.

단 하루도 상쾌하게 그 길을 걸어본적이 없습니다
담배냄새를 혐오하는 제가 앞에서 차라리 누군가가 걸으면서 담배를 펴주면 고마을 정도니까요.

이들의 눈에는 희망도 삶도 활력도 없습니다.
5~10명씩 그룹지어 앉아서 본인 할 말만하고, 욕하고 서로에게 주먹질하고 
갑자기 일어나서 뒤돌아서 바지내려 용변보고.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돈달라고 접근하고..
사지는 다 멀쩡합니다. 그중에 소수가 몸이 불편해 보일뿐이죠.

매일 어디서 돈이 생기는지 돈을 모아 막걸리를 마십니다. 소주보다는 막거리입니다.
경찰도 싸움이나지 않는 이상 길바닥에서 자건, 나무밑에서 똥을 싸건 신경쓰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합니다
"차라리 죽지, 어디 구덩텅이에 몰어 넣고 묻어버리지.."

남 핑계도 해봅니다.
"서울역에 내리는 수많은 외국인들의 눈에 첫인상이 뭘까?" 하구요.
서울역 주변에 얼마나 많은 레지던스와 호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가 있는지 아십니까? 

그냥 혼자 스트레스 받아 풀데가 없어 여기에 글을 배설해 봅니다.
압니다 내일도 또 저는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걸어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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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7-27 22:15:11

고생하십니다. 어쩌다 한번 지나가도 싫어서 왠만하면 서울역으로는 안가는데 매일 보시면 고생이시겠네요

WR
2016-07-27 22:16:15

돌아가는 모든길에 있어서 돌아갈 방법도 없습니다

푸념 글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7-27 22:19:29

와... 아직도 그런게 있다니 놀랍네요.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하네요.

WR
2016-07-27 22:20:17

대단하죠.

서울의 한가운데에서요...

저도 이곳으로 회사를 옮기기전에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2016-07-27 22:21:44

서울역은 KTX타러만 가봐서 역 밖으로는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명색에 수도 타이틀달고 있는 역인데 그런 참담한 광경이라니...
솔직히 저는 가끔 그런 거지들을 볼 때마다 위에 있는 저런 생각들을 하는데 매일 보면 오죽 하겠습니까
힘내세요

WR
2016-07-27 22:25:16

서울역 - 공항철도

서울역 - ktx           쪽은 전혀 없고,

서울역 - 지하철(1,4호선)
서울역 - 경의선

은 100%의 확률로 마주칠 수 있습니다.
아니 그들이 있는곳을 지나가야만 갈수있다는게 정확하네요.

고맙습니다.
2016-07-27 23:01:43

집이 인천이라 항상 공항철도를 통해 갔는데 그래서 마주칠 일이 전혀 없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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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7 22:25:43

그길을 거의 6년간 다녔는데
요즘 든 생각은 그래도 많이 줄었네..
겨울되면 또 어디론가 가겠지? 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도 될지 모르지만
전 그 분들을 보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다잡곤합니다.

WR
Updated at 2016-07-27 22:26:45

저도..그렇게 무너지면 안되겠다는데 동의합니다.

고맙습니다. 다르게 생각해야겠네요.
2016-07-27 22:34:57

저 학생때 추석날 밤에 기차표가 입석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입석도 단한표도 없고 다음날 첫차가 새벽 5시6시것밖에없어서 서울역앞에서 밤샜던적이 있었는데 범죄를 안당한게 다행이었네요.
그래도 추석이어서 저처럼 첫차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그나마 덜 무서웠던것 같습니다.

WR
2016-07-27 22:44:15

다행이시네요.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2016-07-27 22:35:08

신역사와 구역사 분위기가 완전 딴판이죠.. 롯데마트 쪽도 밤만 되면 노숙인들 자리잡고 지나가는 여자 붙잡고 돈 달라고 하거나 남자들 보고는 담배달라고 하고요...

WR
2016-07-27 22:44:49

롯데마트 후문 즉 경의선 들어가는 곳은 8시정도만 되면 노숙자들이 줄을 섭니다

롯데마트서 음식을 나눠주기 때문인데요.

난리도 아닙니다....
2016-07-27 22:39:59

예전에 서울역 근처에 회사가 있어서 꽤 자주 다녔는데 공감합니다...
매일 지나쳐 다니는거면...후

WR
2016-07-27 22:45:10

제가 부처님 말씀을 믿어서요.

나무아미타불...
Updated at 2016-07-27 23:47:27

이태원도요...유동인구 많아지면서 정리됬겠지하는데 경찰서 거리쪽은 콧구멍열고 못다닐 정도죠. 외국인(서양계?) 유동이 많은 쪽은 거의 비슷한거 같네요.. 적선(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만)같은 마음이 들지않을 냄새..

WR
2016-07-28 08:43:27

뭔가 방법은 필요합니다.
전 세계가 마찬가지겠지만요...

2016-07-28 00:02:55

수십년 전부터 노숙인들이 역으로 모여있는건 뭔가 이유가 있겠죠?
구걸을 하기도 편하거나 유리하고
함께 모여있으면 수치심도 덜 수 있겠고..

그 뒤쪽 고등학교를 나온지라
어렸을 때부터 무척 익숙했는데
지방에서 올라온 처자는 무척 놀라더군요

해결이 난망한 문제임은 분명해보입니다

WR
2016-07-28 08:44:12

방법이야 명확한데...
인권이 문제가 되겠죠.

2016-07-28 00:20:04

광화문 시청 을지로 전부 노숙자들이 많죠. 무료 급식소들이 근처에 있어서 그런듯하는데.
미놀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그럴때마다 내가 겪지못한 엄청난 슬픔을 겪어서 그렇겠지 했어요.

WR
2016-07-28 08:44:47

이해하려고.
무관심하려고 무척 애쓰고있습니다.

1
Updated at 2016-07-28 01:50:01

노숙자는 참 심각한 문제죠. 특히 서울역이요. 서울역을 자주 지나는 사람입장에서 공감합니다. 제가 노숙자들에 대해 직접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몇 자 적어볼게요.


저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자격증 취득과정에서 실습을 해야하는데 실습했던 시설의 시설장님이 그런 얘기를 해주시더라구요. 여성정신질환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에서 노숙자이다가 입소한 사람들을보면 낙태수술을 한 경우가 있대요. 

정신질환이 있는데 연고가 없이 길을 떠다니다가 혹은 가정에서 버림을 받거나, 혹은 노숙생활을 하다가 힘들어서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자가 된 경우죠.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임신을 했느냐? 바로 서울역에 있는 남성 노숙자들이 이런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강간을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복지계통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이 종종 남성노숙자들과 상담을 하면서 듣는 얘기인데 밤이 되면 벤치고, 길구석이고 할 것 없이 그냥 거기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다고 해요. 정신이상인 피해자는 그렇게 당하고 자신이 임신한지도 모르고 살다가 나중에 시설에 입소후 배가 부르고 나서 시설 직원들에 의해 임신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죠. 너무 이런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정말 이런 일을 조치가 취해져야 하는데 개선이 없는 실정입니다.

노숙자들 중에 착한 분들도 있지만 오랜 노숙생활로 인해 힘들고 그러다 정신분열을 앓거나 인성이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역에 신역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노숙자들을 다 밀어버리려 했지만 노숙자들이 역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해서 경찰도 포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광기를 부리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였지요.

멀리 시간을 거슬러 저는 고교시절 CA활동을 하면서 노숙자 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봉사자들에게 깎듯이 인사하고 예의바르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런 것을 보면 딱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이상한 사람들이 보이더군요. 일명 '조폭형 노숙자'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찍소리 못하는데 같은 노숙자들 중 힘없는 사람들을 협박하고 위협합니다. 어차피 가진 것이 없어서 갈취해봐야 잘 때 깔고 잘 박스 수준이겠지만 그렇게 그들만의 세계에서 권력아닌 권력을 누리는 맛에 사는 그런 노숙자들도 있었습니다. 이 세계도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구나 싶어서 씁쓸했던 기억이나요.

우리 사회에 돌아보면 노숙자들을 자활시키기 위한 시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이용하기를 거부합니다. IMF시절 많은 노숙자들이 양산됐습니다. 평범한 가장이던 분들이 사업실패 등의 이유로 본인이 길에서 별 생각없이 보면 노숙자가 돼버리신 경우가 많았죠.(저는 봉사하던 시절 가족노숙자들도 봤습니다. 정말 안타까웠죠.) 그런데 이렇게 사회에서 나름 성공 혹은 남부럽지 않게 살던 정도이시던 분들이 노숙자가 되면 예전 모습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돌아가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노숙자생활에서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려 노가다든 뭐든 닥치는 대로 해서 다시 일어서서 연매출 수십억의 사업가가 되신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은 원래 엄청 잘나가는 사장님이셨습니다. 이런 경우는 자활시설도 이용하고 다른 노숙자들과는 다릅니다. 이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흩어진 가족이 있는 경우는 가족들과 다시 살기 위해서라도 악착같이 노력해 노숙자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일어서신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노숙생활을 한 사람. 따뜻한 집, 가족의 사랑을 느껴본 기억이 없는 노숙자들에게는 그런 의지가 없습니다. 이번 생을 글렀구나 하고 계속 그렇게 살아가죠. 이런 노숙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여러분들이 서울역에서 보는 노숙자들의 대부분이고요. 오랜 세월을 이어온 문제이지만 개선은 되질 않네요.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봤습니다. 

WR
2016-07-28 08:48:30

노숙자간의 폭행,욕설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거침없이 안면에 주먹을 날리더라구요.

얼굴이 상해계신분들은 일년 내낸 그렀습니다. 즉, 반복되고있다는거겠죠.

의욕이 없다는게 다행이죠.
일반 시민들에게는 영향을 주지않으니까요.

맨날 빨리빨리,돈돈 거리는 우리 현실에서 고개만 잠깐 돌리면 볼 수있다는게 놀랍습니다.

그리고 서울역 인근에서 가게하시는분들은 안타까울지경입니다.
매일 가게 앞을 쓸고 물뿌리고 커피가루를 뿌리고....처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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