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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부산행 2번 봤습니다.(다른 영화들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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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08:09:22

요즘 극장가에서 가장 핫 한 영화죠. 부산행을 개봉 다음날 보고 지난 토요일에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게 됐는데, 친구는 부산행을 못봤다고 해서 같이 한 번 봐도 된다고, 그만큼 저는 재미있었다고 이야기를 하고 사실은 정유미 좋아해서 또 한 번 더 보게 됐습니다.



부산행에 자주 나오는 평가들이 불친절한 상황설정, 다소 억지스러운 상황, 감동코드, 군데군데 비현실적인 상황 이런 것들이었는데요, 처음에 볼 때는 몰입해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두 번째 볼 때는 그 느낌을 아니깐 천천히 더 여러곳을 살피면서 보니깐 조금 그런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부산행이 별로인 영화였는가 라면 저는 그럼에도 괜찮은 영화라고 봤습니다. 친구는 곡성이 훨씬 괜찮았다 이런 이야기를 하던데, 저는 제 주관적으로 곡성보다 부산행이 사람들에게 더 잘 어필이 될 수 있는 것이 따로 뭔가를 해석하려 들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눈으로 앞의 위기의 상황만을 쫓더라도 충분히 박진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였기 때문에 오히려 즐기기엔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서 정유미 때문도 있지만 내용을 다 알면서도 그리고 뭔가 다른 해석이나 곡성처럼 놓치는 부분이 있다거나 이런 것이 아닌데도 극장에서 돈을 지불하고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여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부산행이 곡성보다 재미있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구는 곡성이 더 재미있었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이런 것은 취향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곡성이 더 작품적인 완성도나 효과 이런 것들은 물론 훨씬 좋았습니다.)

그러면서 집에 오니 좀비 영화들이 생각이 났습니다. 레지던트 이블이나 이런 영화들은 시리즈가 너무 길고, 단편인 영화들, 그러면서도 제법 블록버스터였던 월드워z와 나는 전설이다를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요, 저는 이 두 외국 영화들 보다는 한국판 좀비물 부산행이 조금 더 낫더라구요.


어디에 중점을 뒀는가?


월드워z도 분명 좀비영화이고, 나는 전설이다도 좀비영화이나 부산행과는 그 포커스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월드워z나 나는 전설이다 모두 좀비로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그런 것들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그 바이러스와의 싸움, 인류의 희망을 위해서 싸우는 영화다보니 좀비 영화 특유의 주변으로부터 몰려드는 그런 공포에 대한 것들이 없다는 것이 저는 별로였거든요.

좀비물하면 득실거리는 좀비들 사이를 뚫고 도망가면서 동료들 몇 명은 희생당하고, 그런 좌절감과 공포감을 맛보면서 맞서 싸우는 것이 역시 제 맛이 아닐까 싶은데, 두 영화는 그런 면은 조금 없어서 좀비물 특유의 그런 재미를 보여주진 못했다고 보는 반면에 부산행은 앞서 말씀드린 전형적인 좀비물의 공포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 영화여서 좋았습니다. 여기에 달리는 기차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그리고 워킹데드나 이런 드라마에서도 수도 없이 봐왔던 결국 좀비보다는 사람들의 이기심, 집단행동이 더 무섭다는 것을 나름 그려내려고 했던 점이 저는 그래도 본연의 좀비물에 충실하려고 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말의 방식


월드워z와 나는 전설이다(이건 결말이 2개이나 극장판 위주로 적어보려고 합니다.)는 두 영화 모두 결말이 나레이션으로 끝이 납니다, 치료제 혹은 백신을 개발하여 대항을 할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살리며 끝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이 임시 방편인지 세계를 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열린 결말입니다만, 그래도 비교적 여기서 희망과 긍정을 예상을 했을 것 같습니다. 부산행은 그래서 한국은 어떻게 됐다, 부산은 어떤 상황이다 이런 것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에서 아주 조금의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부산은 안전하다고 보여지는 장면과 순수한 나이에 인간의 이기심이나 집단행동을 옆에서 보고 경험한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어린아이와 이런 난리통을 보고 경험하지 못하고 세상에 태어날 생명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나름의 열린 결말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세 영화 모두 그래도 조금 희망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각자 영화가 추구했던 방향 속에서의 결말이어서 각자 매력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부산행이 친절했더라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은 정말 희망이 있는 상황일까? 이런 것들을 어쩌면 유추할 수가 없었기에 더 다양한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드네요. 그다지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영화이나 각자 살아남은 수안이와 성경의 앞날이 어땠을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그런 결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산행을 두 번 보면서 느낀 점은 역시 뭔가 '한국형' 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영화들은 쉽지가 않다는 점 같습니다. 잘 빠진 영화들과 비교가 되기 마련이고, 어디선가 본듯한 상황,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 이런 설정들을 피해갈 수가 없다보니 비교 당하기도 쉽고, 그러면서 그 속에서 차별성을 보여줘야 하는 미션을 갖기 때문에 제작자들도 쉽지 않고, 받아들이는 관람객들도 평소 갖고 있던 이미지를 잊어버리고 몰입하기가 쉽지 않아 좋은 평을 듣기가 쉽진 않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런 류의 영화들이 많이 시도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비라는 것은 단순히 서양이 전유물이라 생각했고,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한국에 저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 해본 적이 한 두 번이 아닌데 그것을 실제로 영화로 만나볼 수 있고,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고 봅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현실성있고, 부산행을 뛰어넘는 좀비물 혹은 팬더믹의 공포를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 날 때 28일 후, 28주 후, 새벽의 저주도 다시 보면서 부산행의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한 번 생각을 또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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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7-26 08:44:23

저도 월드워와 나는전설이다를 재밌게 봤지만,
부산행만큼의 긴장감과 몰입도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밀폐된 공간안에서 영화가 진행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요.)

스크린 독점을 떠나,
충분히 흥행할만하고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WR
2016-07-26 08: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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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08:51:39

저 역시 부산행을 재밌게 봤고, 아쉬운 부분보다 재밌던 부분이 더 많았다고 느꼈습니다.

직업 상 KTX를 자주 타는데, 부산행 보고 나서는 창측보다 복도측 자리를 더 선호하고 있습니다

WR
2016-07-26 08:52:27

화장실 주변으로 픽해야겠습니다 앞으로

2016-07-26 08: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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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10:03:02

월드워z는 3부작, 나는 전설이다는 촬영 도중 2편 제작이 결정되었으니 당연히 열린 결말이 촬영 당시로서는 옳은 선택이었다고 판단했겠지요. 그리고 전 오히려 기차라는 폐쇠된 공간이어서 몰입이 안 됐습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물이면 주변의 압도적인 양의 좀비 묘사나 빌딩이 무너지고 마트를 약탈하는 현실적이고 소름끼치는 장면들이 있어야 몰입이 된다고 보는데 기차에서 한국이라 총도 없이 깨작 깨작 거리는 것 같아 진짜 몰입이 안 됐어요. 월드워z의 경우 통곡의 벽에 몰려드는 압도적인 좀비들과 약국, 마트를 약탈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가장 도시에 사자가 돌아다니고 수풀이 우거지며 혼자 사는 도시의 분수대에서 낚시를 하는 등 지금까지도 좀비 아포칼립스물의 배경을 가장 완벽히 묘사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차안만 나오는게 아니라 기차역에서 다른 기차역으로 이동하면서 도시가 박살나고 혼란스러운 사람들이 무질서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들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되요. 뭔가 보면서 든 느낌은 그냥 기차 탈출 재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2016-07-26 10:18:42

부산행 정말 괜찮은 좀비물이라 봅니다.
저로서는 곡성보다 몇단계 위로 두고픈 영화더군요.
특히나 국내 영화 중 좀비와 관련된 것은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보는데, 이 정도의 영화라면 대단하다고 봅니다.
좀비 자체가 서양 귀신(?)으로 머리에 각인되어 있어, 동양인인 우리나라에서 과연 그 비자연적인 현상이 자연스레 영화에 나타날지 우려돼었는데, 실제 영화를 보니 서양의 할리우드 못지 않게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2016-07-26 11:13:16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인데, 영화에 대한 공식과 작품성에 대한 일종의 기준이 세워진 사람이 보기에는 좀 많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였다고 봅니다. 


반대로 그냥 보고 재미있으면 되고 박진감과 긴장감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나쁜영화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차라리 심파나 사회성 이런거 빼고 그냥 '황혼에서 새벽까지'처럼 완전 오락성이 뛰어난 B급영화로 신나게 달렸으면 어땠을가 싶습니다. 
2016-07-26 1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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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6 18:49:44

리뷰를 보니 영화관에서 신나게 볼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큰 음향과 넓은 화면에서 오랫만에 오싹함을 느낄수 있다면 괜찮겠네요

워낙 문외한이라서 예술성이나 기타 내외적인 장치보다는 쉽게 와닿는 매력에 많이 쏠리거든요

2016-07-26 21:31:44

영화는 진짜 별로였으나 정유미는 너무 예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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