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감상후기(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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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15 22:36:46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보신 분이라면 과연 연감독이 실사에서는 어떨지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셨을텐데요, 얼마전 칸 영화제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곡성과 함께 역시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처음으로 블록버스터를 연출한 감독으로써는 흔치않게 해외 영화시장에 제법 인기도 많이 끌어서 나쁘지 않은 흥행성적을 예감케 하고 있습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듯 애니메이션에서 강했던 연감독이 과연 제작사와 배급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여름시즌 블록버스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을 끌었는데요, 일단 오늘 유료시사회 첫회를 보고난 느낌은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녁 6시 30분 판교 아이맥스관에서 봤는데, 이 영화에 쏠리는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좌석은 꽉 들어찼습니다. 영화는 두시간정도 되는 시간동안 선로위를 질주하는 고속열차처럼 지리할 틈을 주지않고 흘러갑니다. 연감독의 전작에서 묘사되듯 한국 사회 여기저기에 산재해있는 병폐들을 꼬집고 넘어가면서도 쓸데없이 진지해지거나 훈계조로 빠지지 않고 오락영화로써의 본분에 충실하게 꽉 짜인 호흡을 보여줍니다.
위 포스터에 나와있듯 좀비라는 소재를 빌려온 재난 블록버스터이며 그동안 보셨던 좀비물과 비교하자면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무리없이 묘사한 수준입니다. 물론 연감독답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단순히 좀비로부터의 서바이벌이 아니라는것은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도 쉽게 예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성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오셨는데 역시 마동석씨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거의 등장하는 장면마다 모조리 씹어먹어주는 상남자 카리스마를 보여주면서도 중반까지 코믹요소를 책임집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기본은 해 주는 공유와 마동석과 정유미는 그야말로 자기 역할은 다 해내고 있고 고등학생으로 나오는 소희도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최고 연기는 김의성과 아역 수안양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별로라는 평도 있지만 제 나이가 나이라서 그런지 눈에 밟히더군요. 특히 김의성의 연기는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데 일조합니다.
평론가들의 평을 보니 신파란 단어가 많이 보이던데 저는 별로 신파조 요소가 심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블록버스터이다보니 당연히 흥행을 최우선으로 두지 않을 수 없고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찡한 장면이 들어가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난 웃기다가 울리는 그런 영화 딱 질색이야 하시는 분들도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충분히 돈값을 하는 여름 블록버스터이며 두시간동안 스릴을 만끽할수 있는 잘 만든 작품이며 늘어짐이 없이 깔끔히 결말을 맺었고(너무 깔끔해서 어? 하는 반응도 있었음) 너무 신파조로 가지도 않고 액션적 재미도 충분한 영화입니다. 여름에 시원한 극장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볼수 있는 오락영화에 우리가 바라는것들이 잘 담겨있는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10점 만점이면 오락성에 큰 점수를 주어서 8점 주겠습니다. 천만영화가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상당한 흥행이 예상됩니다.
참, 좀비가 등장하다보니 무섭고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냐하면 느끼기 나름이지만 그렇게 고어하지 않고 예전에 개봉했던 월드 워 Z 정도의 묘사입니다. 여자분들이 비명지르는 씬은 간혹 있지만 눈을 가리고 못볼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맘 푹 놓고 즐기다 오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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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7-16 01:00:00
저도 안 그래도 심은경 나온다고 들어서 찾으려고 했는데 못 찾겠더라구요. 어느 장면인지 쪽지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2016-07-16 00:01:11
영화 안본지 5년은 넘었는데 이 영화는 예고편만 봐도 흥미생겨서 보고 싶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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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가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