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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게임산업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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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2 23:43:40

한국의 게임산업은 일본처럼 다양한 대작을 보유하지는 못했더라도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그 많은 버그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엔딩을 보게 만들만큼 스토리에 몰입도가 높았고, 바람의나라나 리니지 같은 MMORPG는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할만큼 재밌었던 게임입니다. 거기에 서든어택1이나 카르마같은 게임도 있었죠.

거기에 임진록 같은 게임을 보면 한국 게임의 미래는 충분히 밝았습니다. 문제는 문화컨텐츠의 집약체인 게임을 마약으로 규정하고 그 발전을 저해하면서 부터, 그리고 기업들이 돈의 맛을 보면서 장인정신을 잃고 상업적 논리로 게임을 바라보면서 희망이 보였던 한국게임은 서든어택2와 함께 현재의 위치를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게임의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는 범국민적인식입니다. 제 부모님 세대에게 있어서 게임은 그저 공부에 방해되는 쓰레기 정도로 여겨지고 있고 이로부터 다양한 규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GTA 시리즈와 같는 대작이 나오는건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복돌이에 대한 제재가 없는 수준이라서 이는 개발자들의 개발의욕을 저해하고 창의적인 문화컨텐츠의 개발을 막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장인 정신의 부재입니다. 게임은 문화컨텐츠입니다. 스토리와 이미지 그리고 사운드가 있으며 기술이 있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제작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작품이 완성되어갑니다. 전 21세기를 대표하는 예술작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게임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문명5를 플레이하다보면 전세계 문명과 역사에 대해서 정말 심도깊은이해에 놀랄때가 많습니다.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톨킨시리즈와 비견되는 그 방대한 스케일에 경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워크래프트의 스토리는 현재 최고의 인기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런 문화컨텐츠는 장인정신 없이 가볍게 만들 수 없습니다. 설사 일시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하더라도 인문과 기술에대한 심도깊은 이해가 없고서는 그 성공을 지속하기 힘들겁니다. 하지만 현재 열악한 한국의 인문학 환경과 개발환경 그리고 기업들이 내놓는 작품을 생각해볼때 한국 게임에서는 영혼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입니다. 기업의 마케팅의 산물이라지만 린저로 대표되는 악질 유저들 때문에 한국의 게임회사들은 대작을 만들기가 꺼려집니다.

린저란 단순히 리니지하는 유저가 아니라, 무제한의 과금으로 게임에서 우월한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고 사냥터 통제 등으로 진입장벽을 설정하고 사실상 다른 라이트 유저의 게임플레이를 방해하는 형태로 게임을 하는 리니지 유저들을 말하는데요.

결국 이런 게임유저들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주니까 바다이야기와 다를바없는 랜덤박스 시스템으로 무장한 양산형 온라인게임들이 난립하게 되었다는 것도 부정하기 힘듭니다. 전 롤의 성공요소가 이런 자금력에 영향받지 않고 모두가 공정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켓몬고의 흥행을 보면서 새로운 류의 게임이 등장한 설렘과, 대조되는 서든어택2의 참패를 보면서 안타까운마음에 이렇게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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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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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3 00:14:35

저는 기업도 문제지만 게이머들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내수시장이 그리 크지도 않은데

게임을 돈주고 하면 손해다라는 인식이 너무 큰거 같습니다. 그에 따라서 게임업체들도 어떻게 하면 저런 소비자들 지갑에서 돈을 가져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되고 치졸하게 과금을 하는거 같기도 하고요. 
WR
2016-07-13 00:17:53

네 맞습니다. 일단 부모님이 게임을 건전한 취미생활로 인정해주지도 않고, 게임을 사서하는 것에 엄청난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니 패키지게임쪽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6
Updated at 2016-07-13 00:26:18

그래도 최근 5,6년간 스팀 구매 유저들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졸렬한 과금행태는 오히려 더 악랄해지고있는데, 복돌 탓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그놈의 복돌 와레즈시대가 벌써 15년전인데... 스팀은 저 중학교 다니던 2000년대 중반에도 있었거늘.... 스팀으로 열심히 카스와 dod했었는데...
WR
2016-07-13 00:28:10

졸렬이란단어에 공감합니다.

2016-07-13 00:47:35

게임을 사행성적 재미에만 너무 치중해버린게 결국 경쟁력 뿐 아니라 퀄리티 자체에 퇴행을 부르지 않았나 싶어서 아쉽네요

3
Updated at 2016-07-13 01:14:15

이 문제는 비단 게임 산업 뿐만 아니라, IT 산업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지, 평가를 좋게 받고, 평가를 좋게 받아야 승진하고 
짤리지 않을 수 있는 풍토가 전반적으로 퍼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결정권자들은 단기간 이익을 쫓지 않을 수 없고 
게임의 경우 재미나 창의성 보다는 성공한 작품 대충 따라하기, 과금 정책을 
어떻게 더 잘 만들 것인가 연구하기 등으로 귀결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블리자드의 경우, 수백억과 많은 시간을 들인 게임도 재미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프로젝트를 폐기합니다. 프로젝트를 폐기하더라도, 해당 프로젝트의 인원들은
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고 했다고 휴가를 받고 특별 수당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회사의 믿음이 있기에 실패한 프로젝트의 인원들은 더 열의를 가지고
일하게 되고 엄청난 게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세계를 강타한 오버워치의 주요 
개발진들도, 폐기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였으면, 프로젝트 개발진들은 모두 짤리고, 난리가 났겠죠 . 
답답하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이번 서든 어택2 사태를 보면 명백히 드러나는 
부분이죠. 이런 기업 행태가 바뀌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 에서는 포켓몬 고나 
오버 워치 같은 게임은 절대 나올 수 없을 겁니다.   



3
2016-07-13 01:16:34

It기업 전반적으로 기술을 연구하는 개발자를 소홀히 하고 사람을 원가절감의대상으로 보는 풍토에서 이미 끝났다고 봅니다
새로운걸 만들려면 돈에 무관한 가치 연구를 해야하는 지점이 있는데 한국 업무스타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돈만 생각합니다 평가도 얼마나 성과냈냐 얼마나 당장 벌어줬나로 평가하죠
그래서 유저 쌩까고 캐시로 매출 올리는 사람들이 승진하는 것 같습니다
누가 이런 여유없는 풍토에서 도전을 하겠습니까

1
Updated at 2016-07-13 01:51:15

겜은 악이라는 등의 그런 비판하시는 분들도

폰으로 모바일겜 겁내 돌리시더라구요...


그래도 화이트데이스완송, 디제이맥스(얘는 망했지만...) 등등 기대를 가지게 되는 타이틀들이 플스 계열로 출시예정이라 이거한번 기대해봐야죠.

Updated at 2016-07-13 02:51:20

6년 전에 포켓몬GO와 매우 흡사한 방식의 모바일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을

기획안을 낸 기획자가 있었습니다만 윗선에서 짤렸습니다.
 
자금줄만 확보되면 그 아이템으로 창업 한다고 했었는데.......
WR
2016-07-13 06:36:24

껄껄껄 꼭 그게 성공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게임회사가 도전을 거부한다는게 놀랍네요.

1
2016-07-13 10:32:14

게임회사가 매우 창의적인 집단 같아 보이지만

'매우'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안전빵으로 기존의 시스템에서 돈을 버는 걸 좋아합니다.
기존의 한국 게임사는 절대 창의적인 게임이 나올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한국 게임인데 참신하다 싶으면 90%이상의 확율로
새로 시작하는 게임 회사의 것일 확률이 높은데
이마저도 갑의 위치에 있는 유통사가 원하는 과금 시스템을 넣어야 하죠.

2016-07-13 08:12:04

복돌이가 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게임 쪽을 잘 몰라서..

2016-07-13 08:19:26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라 여러분야에서 쓰이는 말로 정품이아닌 불법 복제본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복돌이라 합니다.

2016-07-13 08:21:54

감사합니다~~

1
2016-07-13 11:36:43

글쓴이 분의 시각의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게임회사에서 6년여간 근무를 하면서 느낀건 ..

한국의 게임발전은 분명 이게 끝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다녔던 회사중 2곳은 분명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들이였습니다.

하지만 .. 그들의 머리에는 장인정신,게임의 재미,새로운 도전 따위는 없습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게임,결제방식,

유저들의 반응을 깡그리 무시하는 개발진들의 자기 오만함

관련 분야에 더이상 공부를 하지 않는 직원들의 태도.

게임의 질보다 매출을 뽑으라고 엄청난 압박감,...


절때 오버위치,,LOL,스타크래프트,문명 등등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들은 단언컨데 만들 수 없을 겁니다.

현재 이런 시스템이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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