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싸인 거절당한게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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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6-28 21:27:16
요즘 류현진 이야기로 야구관련 커뮤니티가 시끄럽네요. 그럼에도 기사로는 한줄 나오지도 않고 있으니
신기하긴 합니다. 류현진 선수의 싸인 관련 문제 때문에 이대호나 다른 선수들 이야기도 나오는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전 이대호 선수에게 싸인을 거절당했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2014년 여름 때였습니다.
아내가 첫 아이를 가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와 아내는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죠.
당시에도 지금처럼 여유가 없었기에 일본으로 또 여행을 가기로 했었고 도쿄, 오사카에 이어
후쿠오카로 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출발했죠~
둘다 일본어가 안되는지라 최대한 시내 중심으로 먹는 것 위주로 관광을 하고 몇몇 관광지만
둘러보자는 계획이었는데 후쿠오카에 있는 다이소가 엄청 크더라구요. 그래서 정신없이 구경하는데
한 여자아이가 가게에서 물건을 어지럽히면서 놀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일본도 애들은 별수 없구나
생각했는데 정도가 심해지자 일단 한번 제가 치워줬었습니다. 그런데 다 정리한 직후에 애가 또
어지럽히더라구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나중에 부모가 치우겠지 하고 돌아서는 찰나에 어디선가
"마 너 뭐하노" 하는 한국어 음성과 함께 덩치 큰 애 아버지가 다가오시더라구요. 처음에는 누군지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대호 선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이대호 선수 딸이었구요.
일본에 여행왔는데 유명한 한국 선수를 보니까 롯데팬이 아님에도 설레더라구요. 야구 모르는 아내가
알아볼 정도로 이대호 선수는 유명한 선수였으니까요. 그래서 평소에 싸인을 요청하는 편이 아닌데
그날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싸인을 받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다가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저...이대호 선수 실례지만.."
"아 됐습니다~"
싸인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뒤돌아 있던 이대호 선수는 절 쳐다보지도 않고 손을 휘이휘이 저으면서
거절을 표현하시더라구요. 순간 당황에서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서 왔는데 아내가 처음에는 웃었지만
제 빨개진 얼굴을 보고 말을 안하더라구요.
사실 전에도 선수들에게 사생활이 있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데 싸인을 거절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얼굴한번 안보고 이야기도 끝나기 전에 싸인을 거절당하는 기분은
지금 생각해도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비교하는건 아니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 있는 축구팀 선수들은
이마트나 편의점에서 만나서 싸인 요청해도 흔쾌히 해주는 편이었으니 이런식의 거절은
당황스럽더라구요.
멀리 조성환 선수도 보였습니다만(아마 기억하기론 은퇴하고 이대호 선수 만나로 왔던것 같습니다.)
한번 거절 당하니 다른 사람에게도 싸인을 요청할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어떤 유명인을
봐도 싸인을 요청하지 않는 버릇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이대호 선수가 정말 싫고, 인성이 정말 최악이구나 생각을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어린아이들
에게는 싸인도 잘해주고 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조금 누그러 지기는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도 이대호 선수가 잘하길 바라는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때를 생각하면 아쉬운건
어쩔수 없던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에 사람들이 많았으면 이해라도 할텐데;;;
제가 야구선수중에 가장 싫어하는 선수가 두산의 양모 포수인데 예전에 타팀 팬 어린이가 싸인을
요청하자 넌 우리팀 아니잖아 하면서 싸인을 거절하는걸 동영상으로 본 적이 있어서 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왜 팬서비스가 부족한지 이유를 잘 알지 못하지만 어른들에게 싸인을 해주기
싫다면 적어도 어린이들한테만큼은 최소한의 팬서비스를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칼 립켄 주니어처럼
싸인 해주느라 팀 행사 시간이 늦춰지는 정도를 바라는게 아닙니다. 정말 최소한의 팬서비스만이라도
해주시면 적어도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평생에 남을 기억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대호선수. 지금도 응원합니다만 다음에 싸인 거절하실때는 꼭 얼굴이라도 보고 거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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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어릴때 친구놈이 백화점에서 유상철선수와 김병지선수등..울산현대선수들에게 요청할땐 엄청나게 친절하게 싸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해서 엄청 좋아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