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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되고싶어요!!(부제 : 스포츠 선수 비교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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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7 14:01:37
메시의 코파 준우승에 붙여 이 글을 작성해 봅니다.

염소. GOAT
다른 동물들과 달리 염소는 그 스펠링으로 인해 스포츠 팬들에게 다른 뜻으로 쓰이곤 하는데요. 그것은 여러분도 알다시피
Greatest Of All Time 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즉 역대 최고 선수라는 의미이죠.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염소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많은 탑급 선수들, 탑급 유망주들은 자신이 염소가 되거나 TOP 10 정도의 위상을 남기기를 바라면서 뛸 것 입니다.

하지만 스포츠 선수를 비교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동 시대에 최전성기 선수들을 모아놓고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비교가 결국 사람사람마다 가진 기준에 따라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비교를 최대한 객관적 지표에 기대어 하더라도, 결국 그 지표라는 것도 설정하기 나름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종목마다 다르지만, 보통의 선수 평가는 결국 불변하는 하나의 사실을 찾아 이뤄지게 됩니다. 바로 우승 기록이죠. 우승기록은, 비록 그 시대별로 그 우승의 무게가 다를 수는 있지만, 결국 우승인지 준우승인지 3위인지 4위인지, 후대에 보기에도 객관적으로 보이게끔 남기 때문에(물론 개인적으로는 이 것이 객관적인지는 의문이 듭니다.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습니다.) 우승기록에 기반하여 동시대에 뛰지 않은 선수를 비교합니다.

하지만 우승기록만 가지고는 보통 선수의 위대함을 모두 평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1인이 경기하는 종목(테니스, 육상) 등의 종목이라면 염소가 되기 위해서는 대회 우승이면 충분하겠으나, 팀 스포츠일 수록 우승기록 뿐 아니라, 그 팀에서 그 선수가 어떤 위상을 가졌고 우승컵을 차지하는데 어떤 기여를 하였는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위의 위상이나 기여라는 부분은 결국 선수기량과 직결된 부분입니다. 그 선수가 팀에서 중요한 위상을 가지고,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선수기량이라는 측면이 필요하니까요.  

즉 염소임을 평가하는 것, 달리 말해 동시대에 뛰지 않은 선수를 평가 하는 것은 "선수기량", "우승기록" 이 2가지 변수가 작용하는 함수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염소는 위에서 언급한 두 변수를 고려했을 때 그 종목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들이 차지합니다.

테니스 : 로저 페더러(메이저 오픈 17회 우승)
농구 : 마이클 조던(쓰리핏 2회, 파이널 MVP 6회, 시즌 MVP 5회)
아이스 하키 : 웨인 그레츠키(스탠리컵 우승 4회, 시즌 MVP 9회)

약간 예외적인 종목이 있다면 야구일 것입니다. 야구의 경우엔 우승 기록이 보조적인 자료로 쓰이긴 하지만 선수 기량이라는 항목이 선수 평가에 있어서 더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야구가 23인이 하는 스포츠이고, 더 맨 우승이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어렵다는 점 때문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른 스포츠가 그 포지션이 전술에 있어 가변적인데 비해 야구는 시프트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포지션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 비해 정규시즌의 경기수가 매우 많다는 점도 들 수 있겠죠.

따라서 우승 경험은 1회밖에 안되지만 그렉 매덕스가 우완투수 염소에 도전할 수 있으며, 랜디 존슨이 좌완 투수 염소에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아마 커쇼의 경우에도, 설령 지금의 새가슴 이미지대로 정규시즌에서 도미넌트 하고 우승이 0회로 굳어진다고 하더라도(다저스와 커쇼 팬분들에게는 최악의 소리겠지만요) 염소에 도전은 해보고 좌완투수 TOP5에는 들 수 있을 겁니다.(다만 우승경력이 전무하고서는 염소는 힘들겠지만요)

이렇듯, 동시대가 아닌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종목 특성에 따라 다른 기준을 가지는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는 아마 우승기록과 선수기량의 비를 얼마로 하여 선수를 평가하는 가 일 것입니다.

현재의 스포츠 선수 평가는 비록 그 종목에 따라 다르겟지만, 보통은 일정 선수기량을 넘어간 선수에 대해서 우승기록을 기반으로 하여 선수를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선수기량은 예선같은 느낌이고, 어느 정도 선수기량이 레전드다 싶은 선수의 경우에는 우승기록이 조금 더 선수기량에 비해서는 높게 평가받는 것이죠.

이는 선수기량이 선수 개인의 함수일 뿐 아니라, 팀원이나 그 시대의 함수라는 점에 기인합니다.
이런 측면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케빈 가넷 일 수 있겠네요.
물론 노쇠화와 부상의 여파가 있기는 하겠으나, 케빈 가넷의 미네소타 시절은 말그대로 올라운더, 공수 모두를 책임지는 느낌이였습니다. 하지만, 보스턴에 반지원정대로 갔을 때는 공을 쥘수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부상 이전에도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된 역할을 맡았었죠.

하지만 우승기록 역시도 팀원이나 시대의 함수입니다. 

여자 테니스의 예가 가장 극단적이겠네요. 현재 세레나 윌리엄스가 염소에 도전하고는 있으나, 아마 여자 테니스의 경우에는 결국에는 슈테피 그라프가 염소로 남을 겁니다.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슈테피 그라프의 경우, 가장 유력했던 라이벌인 모니카 셀레스가 부상기간 동안 사라졌기 때문에 현재의 그랜드 슬램 우승기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커리어 골든 슬램이라는 업적을 1988년 세우기는 했으나, 슬슬 지는 해였던 그라프가 22개의 커리어 그랜드 오픈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계속해서 90년대 부터 그라프를 이겨오던 셀레스의 피습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그라프는 우승기록과 기량으로 염소로 평가받기는 했지만, 모니카 셀레스의 피습이 없었다면... 아마 세레나 윌리엄스가 여자 테니스계의 염소로 인정받을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라프는 임팩트는 앞서지만 꾸준함에서 밀린다 라고 평가받았었겠죠.

따라서 우승기록에만 단적으로 의존하는 것 역시 스포츠 선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있어 문제가 없지 않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승기록 만큼 쉽게 선수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도 없기 때문에 결국엔 우승기록이, 특히나 은퇴하고 그 종목에 있어 기량이 점차 발전해 가면서 절대적인 기량으로 선수들간 비교가 힘들어 지는 타이밍에는 우승기록이 더욱 더 중요해지죠.

게다가 은퇴 후에는 우승기록에 숨겨져 있는 시대적인 맥락들이 많이 사라지게 되고 우승기록 자체만 남기 때문에, 이런 측면이 크게 작용합니다. 하킴 올라주원의 사례가 그렇지 않을 까 싶습니다. 물론 하킴은 위대한 선수가 맞지만, 조던의 은퇴로 인한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듯 합니다. 스포츠에 만약이란 없지만, 조던이 존재하여 휴스턴이 2회의 파이널을 우승하지 못했다면 하킴, 유잉, 로빈슨의 평가는 어떠햇을까요.

따라서 우승기록에만 크게 의존하는 선수평가에 대해서 저는 문제가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쩔수가 없겠죠.


결국 동시대에 뛰지 않는 선수들을 비교하기 때문에, 선수기량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힘들기에 우승기록을 기반으로 하여 선수를 평가하게 되는데, 이것이 메시에게는 아쉽게 느껴집니다.

결국 메시도 장기적으로는 커리어에 있어 코파 0회, 월드컵 0회가 염소에 도전하고자 하는 그의 여정을 가로막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의 코파 준우승이 메시에게는 매우 아쉽게 느껴집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18년 월드컵을 우승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겟지요.... 하지만 아르헨 스쿼드의 전반적인 나이를 생각해보고 경쟁국들 스쿼드의 나이를 고려해 보았을때 이것이 쉽지는 않아 보이네요.



이렇게나 객관적인 선수평가라는 것이 쉽지 않은듯 합니다. 특히나 동시대에 위치하지 않은 선수들을 비교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항상 발생하는데요. 야구 같은 경우에는 포지션이 정해져있고, 시대별 모든 선수의 스탯을 통해 그 선수의 기록의 우수성을 시대적 맥락에 있어 파악할 수도 있어 비교가 잘되는 편이지만, 축구는 리그의 경우 우수한 리그가 하나가 아니라 3,4개라는 점이 그 평가를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메시의 플레이를 보며 감탄해 왔기에, 충분히 염소가 될 수 있지 않나 라고 생각해 왔는데, 결국엔 코파에서 우승하지 못하며, 우승기록 기반의 선수평가에서는 염소가 되지 못할 듯한 메시를 보면서 아쉬워 이렇게 장문의 글을 남기게 되었네요.

메시가 부디 18년 월드컵에서는 염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우승을 아르헨에게 안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물론 힘들겠지만요)

혹은 우승기록에 비중을 더 두는 방법보다, 무언가 모두가 인정가능하면서 객관적인 선수비교 방법이 나올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힘들겠지요.

P.S.
그런 점에서 제가 가장 이상적인 염소로 생각하는 선수가 우사인 볼트입니다.
16 리우를 3관왕으로 마무리 지을수 있다면 모든 스포츠계에서 가장 완벽한 염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한데, 나이가 있어 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육상같은 경우 기록스포츠인 만큼, 9.58의 100m 기록과 19.19의 200m 기록을 가지고 있는 그가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결국에는 염소로 남을 듯 합니다. 19.19의 200m 기록은 아마 깨지는데 20년 이상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P.S.2. 여러분만의 스포츠 선수 평가 방법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여러분이 생각하는 가장 압도적인 염소는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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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16-06-27 16:56:55

GOAT는 객관적 지표가 아닌 팬 들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아요... 오롯히 남들과 공유하지 않는 내 마음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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