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13, 새삼 존경하게 된 제갈량
12
4511
Updated at 2016-06-26 15:37:40
요즘 삼국지 13을 틈날 때마다 하고 있습니다. 장수제로 바뀌었고 좀 더 현실적이 되었습니다. 예전에 성 3개 정도 먹고 좋은 장수 몇 명 있으면 그 담부턴 천통까지 쭉쭉 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성 2~3개론 턱도 없어졌습니다. 도시 대 도시의 싸움에 아니라 세력 대 세력의 싸움이고 상대방 건드리면 그 다음부터는 상대방 세력의 거의 전 도시에서 구원군이 몰려옵니다. 이를테면 장안을 치면 근처의 홍농, 낙양, 남양군은 물론이고 연주, 예주, 기주 심지어 청주나 서주에서도 병력이 몰려오죠. 정말 원소나 조조 건드리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지옥의 물량러쉬를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른 시간내에 최대한 많은 땅과 장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좋은 땅은 이미 원소와 조조의 것이죠.
반면 제가 사관하고 있는 유비의 영역입니다. 열심히 확장해서 저 정도인데 그냥 봐도 뜨문뜨문 도시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도시간 거리도 멀어서 오고 가는데 정말 하세월입니다. 영창군에서 성도까지 오려면 병력 없이 그냥 맨몸만 달려도 2달도 더 걸릴 정도죠. 너무 멀어서 산맥 이하의 도시들은 전쟁에서 무쓸모에 가깝습니다. 한중에서 전쟁 터지면 AI마저 건녕이나 장가, 영창군의 병력은 아예 동원도 안 합니다.
그런 촉의 (정확히는 한) 알파요 오메가였던 촉군(성도)과 파동, 파서의 3군입니다. 여기서 나온 쥐꼬리만한 병력과 물자를 쥐어짜서 저 거대한 위를 막아야 했습니다. 막는 것도 모자라 제갈량은 북으로 치고 올라가기까지 합니다.
흔히들 제갈량은 군사가 아니라 행정가일 뿐이다, 위연의 자오곡 공략 계책을 받아들이지 않은 제갈량의 군사로서의 자질의 의심된다라는 말들을 하지만 저 지도를 보면 제갈량이 했을 고심을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당시 단위면적당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관중평원을 끼고 있는 장안 지역의 생산량만 해도 덜덜덜인데 배후의 남양, 사례, 연주, 예주, 기주에서 물밀듯이 병력들이 지원을 옵니다. 그리고 위의 최정예 장수들은 다 대촉전선에 머무르고 있죠. (방어는 몰라도 공격시엔 오합지졸인 손권 쯤이야 료라이라이 만으로도 충분!!!)
오장원 지역에서 전선을 구축하고 배후를 위협하는 무도, 천수, 금성 등의 량주 지역을 평정하고, 유인계를 통한 한타싸움으로 장안의 위 주력군을 섬멸해야 합니다. 그렇게 주력군을 섬멸해도 종요가 수십년간 우주방어 해놓은 장안을 공성한다는 보장도 없죠. 그 사이 달려올 지원군 또한 상대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저게 가능했다면 그야말로 신이죠. 얼마나 고심고심하면서 물자를 준비하고 병력을 운용했을지 짐작도 안 됩니다. 본인의 수명을 갉아먹어 과로사한게 아니냐는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죠.
이상 왜 진수가 무제 사마염에게 삼국지를 바치면서 제갈량에 대해 까고 싶어도 깔 거리를 못 찾겠다고 자진납세했는지, 그리고 사마염이 왜 내겐 제갈량 같은 신하가 없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고 한탄했는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삼국지 13 유저의 소감이었습니다. 정말 제갈건담은 킹왕짱이에요!!!!!
12
Comments
글쓰기 |
오 재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