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Free-Talk

괌 여행에서 모든 감정을 느끼고 왔습니다.

 
85
  4623
Updated at 2016-06-23 15:45:41

우리 부부는 결혼한 지 1년이 넘었는지만 결혼반지가 없었습니다. 금전적인 이유보다. 제 손이 일반 남자들 손가락보다 얇아 맞는 사이즈를 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백화점에서는 사이즈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면세점이 좀 더 저렴하다 보니 와이프는 당장 급한 거 아니니깐 (5년 연애해서 커플링이 있었거든요) 나중에 여행갈 기회가 있을 때 하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제 사이즈에 맞는 반지가 있어서 드디어 결혼 1년 6개월 만에 웨딩반지를 하고 정말 기쁜 마음에 괌에 놀러 갔습니다. 운 좋게 얼리 체크인도 할 수 있었고 날씨도 아주 좋아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혹시나 반지에 흠집이 날까 봐 제가 운전 중일 때는 따로 빼서 보관할 정도로 반지를 소중히 다뤘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 만 있을줄 알았는데.

3일째 남부 투어를 다녀오고 주차를 할 때 저는 평소 마찬가지로 모자를 쓰려고 들었는데 . 그때 반지가 사이드 브레이크 구멍으로 해서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와이프가 기스날까봐 모자 안쪽에 넣어놨는데 제가 그냥 집어버려서... 보통 차 시트에 떨어질 텐데 정말 운도 어찌 이렇게 없었는지 그 사이드브레이크 올릴때 나오는 구멍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그때 갑자기 비도 정말 많이 오고 어두워 질 때라 반지는 보이지 않았고 . 호텔엔지니어 분들에게 부탁했지만 렌트카라서 고칠수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와이프는 저에게 너무 미안해서 계속해서 울고. 휴가는 엉망이 되버렸습니다. 호텔에서 드라이버를 빌려 콘솔박스를 열어봤지만 반지는 보이지 않았고 . 동전으로 실험해 보니. 더 깊은곳으로 빠지게 되어 있더라구요.
손은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일단 렌트카 업체에 전화 했지만 업무시간 종료라 내일 아침 연락달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와이프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으로 보여서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차량 하부 쪽으로 빠지면 차를 분해해야 된다는 이야기 있었고 잠도 오지 않고 온갖 생각에 잠겼습니다. 

다음날 일어나니 머리도 아프고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속도 너무 안좋더라구요. 일단 렌트카 업체에 전화 하니 직원 한명을 보내주었습니다. 하지만 출동한 직원도 콘솔박스 분해해보니. 이건 센터에 들어가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혹시나 차를 운전하면 바닥으로 떨어지는게 아닐까 걱정이 들었지만 방법이 없어 태어나 처음으로 외국 차량정비소에 갔습니다. 

직원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우선 따뜻한 차를 주면서 안심시켜 주었고 확인해보는데 2시간 정도 걸릴거라고 하더라구요. 기다리면서 와이프랑 정말 기도했었는데. 정비기사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동전은 보이는데 반지는 안보인다고 . 저는 절망하면서 정말 중요한반지라고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니 기사님이 자동차 시트를 떼보겠다고 하더라구요. 30분 정도 더 기다렸는데 . 기사분이 손바닥을 보여주면서 이 반지가 맞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구요 . 너무 고맙고 하루종일 마음 아팠을 아내를 생각 하니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수리비도 전혀 받지 않고 많은 직원분들이 나와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해주고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려도 되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혼쾌히 허락했고 우린 반지원정대로 불려지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 통하고 모든게 어렵고 서툴었지만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름휴가를 마무리 할수 있었습니다. 
반지를 잃어버렸을 때 와이프는 저에게 한번도 싫은 소리 안했고 우리 부부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더 큰 신뢰를 얻었네요 
반지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고 저는 오버와치를 하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낼수 있게 되었습니다 
괌 사진 몇장 올려 볼께요 ~ 마지막 사진은 석양이 진다 ... 입니다 (오버 워치 하시는 분들 다 아시죠 ㅎ)






19
Comments
2016-06-23 13:03:07

저도 작년이맘때쯤...
소위말하는 태교여행으로 괌을 다녀왔죠.

고생하셨어요.
누구보다 행복하시길빕니다

2016-06-23 13:05:12

정말 다행입니다.

읽는 제가 눈물이 났네요 

행복한 사랑하세요 
2016-06-23 13:07:38

캬~ 멋지네요. 수십년이 지나도 부부가 추억할 대단한 스토리입니다

2016-06-23 13:16:50

결국에는 행복한 여행이 되셨네요 정말 다행이고 축하드립니다

2016-06-23 13:23:44

좋은 사연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6-06-23 13:32:53

정말 멋진 사연입니다

2016-06-23 13:37:21

진짜 부인님이 가슴철렁하셨을 상황이네요.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입니다.

2016-06-23 13:47:11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네요! 

한가지 조언 드리자면 반지는 밖에서는 절때 빼지마세요. 
집에서 빼 놓을 경우는 빼서 바로 케이스에 넣는걸 추천드립니다.
손씻을때 뺐다가 하수구로 들어간다던지, 휴지에 싸놨다가 버린다든지 등등 
잃어버릴 일 정말 많은것 같아요.
2016-06-23 13:51:30

결혼을 해보니 힘든 상황일수록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게 진정한 부부인거 같더라구요 .

앞으로 평생 사랑하면서 행복하게 사시길 기도할께요


2016-06-23 14:21:02

따봉!!! 

2016-06-23 14:25:22

그래서 결론은 괌에 가서 재밌게 놀다 왔다라는건가.......요......

선물 내놓으셈........요......

늘 행복한 모습 부럽삼..........요......

2016-06-23 14:32:43

석양이 정말 아름답게 지는군요. -  Gireen 

2016-06-23 14:38:31

세계 어딘가에서도 석양은 지고 있겠지....

훈훈해지는 사연 감사합니다

2016-06-23 15:14:13

예전글 보면서도 느꼈지만 아내분도 참 멋지십니다. 거의 대부분의 커플들은 저런 상황에서 서로에게 짜증내고 다퉜을것같은데 두분 모두 참 멋지시네요

그리고 정비소 직원분들도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라고 여길법도한데 자기일처럼 적극적으로 돕는 모습도 감동입니다.

2016-06-23 15:46:39

와우  부럽습니다

저도 내년에 와이프와 애들이랑 갈 예정인데 기대되네요

2016-06-23 16:15:06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는것도 힘든일이지만,
어디 있는지 아는데 못 꺼내는 고통도 경험해 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감정이죠^^
결말이 좋아서 다행입니다.
(저는 하수구에 소중한걸 빠뜨린 적이 있었네요. 다행이 저도 결말이 좋았습니다^^)

2016-06-23 17:25:54

라디오에서 들을법한 사연인듯 싶어요. 두분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16-06-23 17:48:46

추천을 안할수가 없네요 앞으로도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길!

2016-06-23 20:53:29

찾으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괌 자동차 서비스 센터 직원분들과 뭉치아빠와 눈망울던컨 부부님의 인성에 감동했습니다. 
앞으론 혹시 모르니 반지 아까우셔도 항상 끼고 계세요~ 잃어버리는 것 보단 세월의 흔적이 낫다고 봅니다.

마음 고생 진짜 많으셨어요.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