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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표현의 자유, 일베 조각상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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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6-01 13:03:51

지금은 삭제된 게시글에 대한 답글로 작성하다가 원글이 삭제되어 부득이하게 새글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본래는 원글이 주장하는 바를 몇 가지로 함축하여 각각의 포인트에 대한 제 의견을 펼치는 형태였는데, 새글이기에 이전 글과 관련된 내용은 최대한 지우고 올려보았습니다.

 

1. 일베의 정체성과 표현의 자유에 대하여.

 

일베는 극우라고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특정 대통령을 지지하고 특정 대통령을 비하하는 등 얼핏 보면 방향성이 있는 듯 보이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대변하는 가치는 파시즘도, 리버테리아니즘도, 아나키즘도 아닌 철저한 제노포비아 입니다. 제노포피아가 아니라면 극우라는 프레임을 바탕으로 한 혐오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극우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일 뿐 그들이 수성한다고 주장하는 이념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2000년도 더 된 텍스트인 성경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일침을 놓습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고린도전서 131)

일베가 궁금해 한동안 일베에 드나들며 일베 글을 읽어보았지만 파시즘의 이념과 같이 공익을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리버테리아니즘도 아나키즘이라고 할 수도 없는 이유는 두 이념은 책임을 전제로 한 자유를 주창하는데 비해 일베는 책임이 결여된 자유에 대한 주권선언을 일삼기 때문입니다. 왜 좌파라고 할 수도 없는지에 대한 의견은 다음 두 주장을 바탕으로 펼쳐보겠습니다.

 

1. 가치판단을 철저하게 제외한 시점에서 보자면, 한계가 없는 표현의 자유는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일베의 모든 발언은 표현의 자유라는 우산 안에 보호받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2. 하지만 자유가 보장된다고 해서 폭력적인 언행이 권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폭력적인 언행은 타인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모든 종류의 발언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유지하길 원하는 이는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그로 인해 대가를 치를 준비도 동시에 해야합니다. 일베가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바탕으로 피해를 입히면서도 그에 대한 온전한 대가를 치루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베 회원이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겠지요. 인정하는 순간 어마어마한 대가를 치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수영 시인의 시 푸른 하늘을을 통해 자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시집 <거대한 뿌리>(1974)

 

피가 따르지 않는 혁명은 없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자유가 피를 흘릴 만한 가치가 있는 자유인가는 일베 회원들이 깊게 고려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 일베에 대한 혐오에 대하여.

 

사회 전반적으로 일베에 대한 혐오가 깔려 있습니다. 이런 혐오가 검증되지 않은 편견이라는 생각은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립니다. 일베라는 이슈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일베 사이트를 눈팅을 했을 때, 그곳의 모든 회원이 다 나쁜 언행을 일삼는 것도 아니었고, 종종 놀랄만큼 휴머니즘이 느껴지는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베에 대한 저의 비판은 일베 회원 개개인에게 향한 것이 아니라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일베라는 플랫폼에 향했습니다. 동질감을 바탕으로 근거 없이 타인을 배척하고 공격하는 행위는 인류가 힘겹게 수호해가고 있는 자연권에 정면으로 대적하는 반 인류적인 행위입니다.

하지만 근거 없는 혐오 발언은 그러한 발언을 주창하는 집단의 성격과 상관없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특정 일베인들이나 일베인들을 비판하는 일부 일반인들이나 다를 바 없다는 주장에 동감하는 바가 있습니다. 사물, 집단, 사람의 실체에 대한 고찰 없이 그 대상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행위는 모두가 지양해야 합니다. Labeling은 훌륭한 경험적 지식으로 우리의 문제해결 속도를 촉진시키는 순기능도 있지만, 한편으론 사람의 실체를 단어 하나로 요약/비약하게 만드는 역기능도 있습니다. 쉬이 판단하지 않고 사안의 맥락과 개별성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분명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3. 일베조각상

 

작가가 실제로 뭘 의도했는지는 작가만이 알겠지요. 조각상의 파괴는 인터넷으로만 존재하던 무형의 가치가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형태를 갖추었을 때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집중하고 싶은 반응은 이러한 파괴가 아니라 그 조각상 근처에 붙어있던 다양한 쪽지들입니다.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본 작품은 설치된 장소, 조형물의 형태가 부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의 자유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본교 학생인(학번) 저는 post-it을 작품에 부착함으로 해당작품 철거를 요청합니다" 라던가 "아직 오픈식도 진행 안 된 작업에 너무들 하시네요", "작업은 의도를 들어봐야 아니까요"와 같은 반응은 편향된 대중 매체의 보도와 인터넷상의 글들과 달리 현실속의 많은 사람들은 참 온유하며 온건한 정신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부정적인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하네요.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그 어느때보다 긴 평균수명을 가지고 살면서도 그 어느때보다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는 우리 모두가 참고해야할 삶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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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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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08:56:58

그냥 관심병걸린 집단과 개인이에요

WR
4
2016-06-01 09:05:09

그렇게 축약하는게 위험한 것 같아요.

위험하고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모든 회원이 그렇다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왜 굳이 그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냐는 반론이 제기된다면,
단순히 컨텐츠 소비자라고 반론할 수도 있는 거죠. 정말 컨텐츠 소비자일 수도 있구요.

물론, 저 또한 정확히 아는 바는 없습니다. 그런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 게시되는 플랫폼이 어마어마한 트래픽을 가져가고 어린 친구들의 사고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는게 너무 화가나긴 합니다. 

2016-06-01 09:24:16

단순히 컨텐츠 소비자라고 해서 

그 사람들를 선의의 피해자로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건들을 보면 '인증', 보여주기 위한 행동 때문이란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강남역 사건, 약하지만 구의역 사건을 공론화 시킨 것은 바로 그런 점이라 생각이 들구요.
그래서 일베의 컨텐츠 소비자가 잠재적인 활동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언제 어디서 그런 인증을 위한, 보여주기 위한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거죠.

그렇게다면 잠재적인 활동자를 미리 욕할 필요는 없지 않냐고 할 수 있지만,
커뮤니티의 가입과 탈퇴는 자유죠.
나랑 안 맞으면 탈퇴를 하면 되는 것이고,
그게 재밌고 좋아서 보고 있다면 잠재적인 활동자로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입니다.

2016-06-01 09:35:03

저도 예전엔 다른 무언가의 의도가 있구나 했는데 보면볼수록 사춘기 학생들이 관실을 받기위해 난 진짜진짜 나뻐! 나는 짱짱나뻐!를 자랑하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실제로 폭식투쟁때도 정치적 이슈보단 결국 이슈를 이용해 추천을 많이 받는게 목적이란게 어느정도 드러났죠 이친구들은 많은 추천수를 위해 요크셔 테리어와 격렬한 정사도 하는 애들이에요 저도 그곳이 어떤곳인지 파혜치다 보니 디씨의 예전 악질 갤러리들과 유사점이 많아서 결론 내린 겁니다. 단순히 위험한 축약이 아니구요

WR
2016-06-01 10:03:10

악질적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본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그들에 대한 혐오는 어느정도 근거있는 혐오라고 생각합니다. 일베에서 주창되는 주장들과 단 하나도 동의하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것에 반대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위에서 밝힌바와 같이 모든 유저가 악질이라고 파악할 방법이 없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판단을 보류하기 때문에 비판에 반대합니다.
2. 판단을 보류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곳의 유저들은 (1) 실제로 악질인 사람들과 (2) 실제로 악질이 아닌 사람들로 나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악질인 사람들이 악질이 아니게 바뀔 수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제로 악질이 아닌 사람들은 바뀔 수 있다고 가정해봅니다. 이미 그 커뮤니티에 속한 그들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비판하고 몰아세워 일베라는 공간에서만 안락감을 찾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이 아닌 곳에도 안락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적대적인 태도부터 보여주면 돌아서는게 사람인데, 심지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적대적인 태도로 대한다면 더 쉽게 돌아서겠지요. 물론 일베회원이 아닌 사람들끼리 대화할테는 비판의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일베회원이 아닌지 현실에서도 알기 어려운데 인터넷에선 얼마나 더 어려울까요. 그런 의미에서 비판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1
2016-06-01 10:19:30

다 티나요 갸들의 특징이 자기를 드러내는거에요 어느 사이트를 가던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우린 클린해!를 외치는게 그들입니다. 그러면서 분탕질을 치죠 제가 수년간 일베를 조사하면서 매니아에 일베 회원이 20명 가량 있고 명단도 있어요 그들은 절대 숨기지 않아요

2016-06-01 10:55:46

회원 명단이 있으시다구요? 너무 나가신거 같은데요.. 살생부도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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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6-01 16:36:29
2016-06-01 15:54:35

죄송합니다.

2016-06-01 09:30:54

내용을 떠나서 글을 참 잘 쓰십니다.

뭔가 있어 보인다고 할까요...

전 요즘 뉴스나 인터넷....등에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보면
'표현의 자유'를 넘어 섰다고 생각합니다.

그 표현의 자유를 넘은 행동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됨에도 불구하고
그 행동에 대한 책임, 또는 처벌이 너무 미약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베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고,
'홍대 조각상'도 결코 표현의 자유라고 넘길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WR
2016-06-01 10:14:40

감사합니다.


저도 요즘 표현의 자유가 본인의 감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될때가 많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합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캠퍼스내의 microaggression이라는 주제로, 한국에서는 인터넷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가 화두가 되고 있죠. 

모든 자유엔 책임이 뒤따르고, 그건 부담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걸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6-06-01 10:24:15

그렇다 하더라도 저런 식의 폭력은 있어서는 안됩니다.

WR
2016-06-01 12:15:50

저 또한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는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
Updated at 2016-06-01 10:07:17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언급 부분 완전히 동의하구요.
조각상 이슈니까 의견 덧붙이자면,
인터넷으로만 존재하던 무형의 가치가 우리가 보고 느낄 수 있는 형태를 갖추었을 때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내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Agape님이 표현하신 저 대목이 작가가 의도한 방향에 제일 가까운 표현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조각상 이슈가 '작가 너 일베하니?'식의 논란으로 가는 건 핀트가 어긋난 느낌이라 저도 싫어하지만 
저거는 예술작품으로써의 감상을 얻어내기 보다 구설수 만들어내기 딱 좋게 본인이 만들어놨어요.
작가도 예견했을거라 생각해요.
오늘날 일베가 키보드로만 사회생활하는 가상공동체가 아닌 실재하는 세력(?)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대학교 심볼마크에 교묘하게 일베 이니셜을 합성해 만들어 퍼트리고 
단식투쟁하느라 진이 빠져 엠뷸런스 대기중인 사람들 앞에서 피자 시켜먹는 등 
그들도 그들 나름의 존재감 어필을 위해 수 년간 노력해왔기 때문에 다 압니다.
그런데 이제와서 저 작품을 통해 일베의 실체와 비실체를 논하자다니요.
예술 작품을 실제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작품을 사진으로 봤을 때의 제 감상은 기획의도가 시대에 살짝 뒤 떨어진 느낌이에요.
일베가 수면아래에 있을 때 저 작품이 나왔더라면 '작가 너 일베하니?'라는 조롱보다는 좀 더 예술적인 피드백을 기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오늘날 처럼 리얼 월드에서 '나 일베한다'라고 알리면 인간관계 정리 당하니까 겁내는 환경이 아닌
'일베가 어때서?' '일베한다고 나쁜 거 아니다'라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고 있을 시점에 말이에요.
결론은 기획의도가 일베의 실체를 이미 알고, 느끼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엔 조금 무리수 아니었나, 
물론 저 작품을 올리기 위해 교수 컨펌이 있었을테고 그 과정에서 모두를 설득하는 작가의 변이 있긴했겠지만요.
WR
1
2016-06-01 10:49:01

선택한 심볼이 너무 1차원적이었기 때문에

도출되는 메세지도, 예상되는 반응도 너무 뻔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어떠한 고상한 의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변명거리가 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저 심볼을 알 정도로 일베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굳이 저걸 선택하지 않았겠죠.
일베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으면 저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는 메세지가 아니라 예를 들어 일베를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의 회원증을 조각으로 만든다던가 아니면 청년실업과 맞물려 일베를 운영하는 회사에 내는 원서를 구체화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요. 다들 너무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 져서 센세이셔널리즘이 예술, 매체, 학계, 정계 등 많은 사회단층의 방향성을 주도한다는 생각도 들어 아쉽습니다.

저걸 보고도 너그럽게 봐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Updated at 2016-06-01 12:54:51
작가 인터뷰 보면 다른 현대미술처럼 조각상이 부숴지는 결과까지 계산해 넣은 퍼포먼스도 아니에요.그 정도의 논의의 확장까지는 원하질 않았던 걸까요?
저 작품이 마네가 그 당시 금기시되던 창녀의 누드 크로키를 그려 사람들의 공격을 받았던 사례처럼
사회적인 금기와 터부을 드러내는 작품이다면 또 모르겠어요.
그냥 일베를 함에 있어서 자부심을 느껴서 그들끼리 주고 받는 수신호 아니에요 저거?
(아닐시 안절부절;)
큰 조형물이 건물앞에 있을 땐 그 공간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효과도 발생하는데
일회성으로 찾아가 보는 곳에 전시한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지나가면서 보며 알아서들 생각하라는 거니까 알아서 생각했고, 누군가가 행동으로 나서서 부셨고, 
시간과 공을 들인 예술작품이 물리적 폭력으로 훼손되어 유감이지만 한편으로는 카타르시스 느끼고 너무나 예술적인 현대미술인 것.
2016-06-01 10:19:57

사실.. 이미 저런식으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모양" 의 현대 미술은 역사가 깊습니다.
이번 일베 조형상도 비슷한 것 같고, 그 결말도 다른 시도들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이런 시도의 궁극적인 의미는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어때? 보기 싫어? 진짜? 그럼 어쩔거야? 부수려고? 그건 정당하다고 생각해?"

뭐 이런거죠.

실제로 이렇게 물어봤다가 진짜로 박살난 예술 작품도 많죠.

WR
2016-06-01 12:17:34

전 현대 미술의 역사에 무지한지라 그런 예술들의 예론 어떠한 작품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좋은 링크 있으시면 공유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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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12:28:16

https://www.google.co.kr/url?sa=t&source=web&rct=j&url=http://www.designboom.com/art/marc-quinns-controversial-work-at-the-venice-art-biennale/&ved=0ahUKEwigo_mb8YXNAhXjFqYKHd9fDzgQFghKMAo&usg=AFQjCNFsU1X_y0lVssva3Uaq17ZvtzccRg&sig2=YYY6EDT-cTWw2vM_9ntLiw

WR
1
2016-06-01 12:33:50

아아 너무 감사합니다!!

2016-06-01 12:38:57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 회의중이라서..
WR
2016-06-01 12:46:51

나중이라도 바쁜 시간을 내어 설명해주신다면

너무 감사히 듣겠습니다. 저도 시간 날 때마다 링크해주신 작가와 관련된 글을 검색해보며 좋은 배움의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6-01 16:02:34

저도 이런 작품들에 대한 정보 좀 더 얻고 싶네요. 이번 일베 조각상과 관련해서 식상하다거나 좀 오래된 방식이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이런 사례가 그전에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2016-06-01 11:01:38

저걸 부수려는게 '폭력에의 호소'라고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작가가 작품으로 말할 때, 그 작품에 대한 반감을 작품에 표현하는건 예술활동의 일부죠. 작가 자신을 공격하는게 아니라면 저건 폭력이 아닌 또 다른 표현의 자유에 해당합니다. 


굳이 법리로 따지자면 민법상의 사유물 파손에 해당할테니 재료값과 약간의 인건비를 물어주면 끝나겠군요. 물리력이 동원된다고 해서 아무데나 폭력이라고 말할 순 없죠. 실제로 저런 병맛나는 컨셉의 예술작품(?)중에 군중의 손에 박살난건 한두개가 아닙니다. 
WR
2016-06-01 12:20:28

표현의 자유 외에도 작가와 대중의 소통의 범주까지도 논의 되는게 굉장히 신선합니다.


작가 스스로 작품의 훼손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으니
파손을 한 사람은 분명히 합당한 책임을 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1
2016-06-01 11:15:25

그들은 힘이 없습니다. 10~30대 남성이고 온라인 공간에서 글로 모욕하고 피로를 주는 게 대부분이죠. 

어떤 이념이 있는것도 아닙니다. 특정 지역, 성별, 정치인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공격하잖아요.
여기서 몇몇 단어만 바꾸면 남혐 논란사이트 이야기입니다.
인생 빡빡하고 살기 힘들게 만드는 건 그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죠. 
WR
2016-06-01 12:23:52

이념없는 다수의 목소리가 늘어난 것 같아 걱정입니다.

특정한 이념에 사고의 본적을 둘 필요는 없지만
깊게 고찰해본 흔적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감성, 배설 위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다들 살기 빡빡한만큼 누군가는 먼저 덜 빡빡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서로 손가락질 하기 바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1
Updated at 2016-06-01 11:27:00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집단의 표현의 자유는 엄격히 구분해야 합니다.

개인이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건 문제가 없지만, 집단이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건 문제가 있죠.


역사적으로 항상 개인의 도덕성 >>> 집단의 도덕성 입니다.

집단이 나쁜짓을 하면 그 속에 속한 개인들은 집단에 뭍혀 자신들의 죄를 쉽게 합리화하게 되죠.

의약 분업때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들인 의사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했죠.


왕따란 게 소수의 몇 명이 주도해 한 명을 지속적으로 욕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도 이에 동조하게 되는 것이죠. 멀쩡한 사람도 일베 들락거리면 분명히 영향을 받습니다.


WR
2016-06-01 12:33:00

개인이 속할 집단이 있다는 것은 

집단에 속해 있으면서도 정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이들에게는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자양분이,
집단의 정체성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보호막이 되지만,
집단이 오래될수록 주도적, 발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의 수를 줄이고
체재 유지를 위해 온힘을 기울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매니아 커뮤니티 같이 끊임없이 자정의 목소리가 나오는 커뮤니티가
세삼 얼마나 좋은 커뮤니티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자아성찰 없는 집단의 표현은 위험하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시스템 아래서 자란 학생들같은 경우 이런 선동에 더 쉽게 동조하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자랄 수 있게 좋은 선례들을 매체에서 많이 보도해 줬으면 합니다. 
 
2016-06-01 12:11:01

이미 저 작품이 부숴진 시점에서 작가의 의도대로 된거죠. 온라인에 만연한 폭력성. 저 작가 마음에 안들어서 모욕을 주고싶었다면 철저한 무시가 정답입니다.

미술업종에 종사하는 입장으로선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던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고 발전하니까요.

저 일베상을 철거한건 정당하다고 볼수 없습니다. 이현세작가님이 외설적인 만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구속된적이 있죠. 작품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만화에서 야한 장면이 나왔다는 이유로. 지금시점에서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당시 사법부의 판단은 미개했습니다.

WR
2016-06-01 12:39:05

합법적인 절차가 아닌 무차별적인 파괴를 통해 작품이 반강제로 철거되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더 좋은 방법이 분명히 있는데도 말이죠.


한편으론 이번 사건에 대한 인터넷의 반응을 보며 사회에 퍼진 일베에 대한 반감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크게 관심이 없던 제겐 그냥 인터넷상의 허상이었는데 말이죠.
2016-06-01 12:17:42

정말 놀랍고, 작가의 의도대로 된 것이 너무도 실망스럽네요.

작가는 조각상에 대해 폭력이 일어날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뭐 작가가 일베냐 아니냐를 차치하고서라도, 저 조각상을 파손시켰다는점에서 그 시민들의 미개함을 잘 느낄 수 있게 되었네요.

사람들은 저 조각상을 파손해선 안됐습니다. 그건 우리가 외치는 표현의 자유를 짓뭉개는 잔인한 제스쳐였습니다. 그야말로 일베가 원하는 식으로 흘러갔네요

WR
2016-06-01 12:45:47

저도 조각상이 파괴된 것이 아쉽습니다. 

조각상 자체만 놓고 보면 조각상의  메세지, 매체도, 전달 방식에 있어서도 더 나은 선택지가 있었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대응할 필요가 있어나 싶습니다.

그들의 동질감과 응집력을 더 공고하게 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해줬단 생각이 드네요.


2016-06-01 13:50:20

요즘은 조금 여유롭게 생각하고 '그럴 수도 있구나' 이런 마인드가 없어진듯하네요

편나누고 거기에 이상한 의미와 신념 가지고 싸우고...
왜이리 피곤하게 살까요?
2016-06-01 13:55:55

저쪽 사이트의 주장이나 행동양식을 생각해보면 절대 사회적으로 공감 받을 수 없는 내용임에도, 이런 이슈들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나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구나 이번과 같이 적법한 절차가 아닌 대응은 그들에게 자신들을 옹호할 빌미를 주는게 아닐까 싶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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