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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묻지마 살인’ 희생자 오빠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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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2:31:35
22일 오후 8시 30분 서울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앞.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의 피해 여성을 위해 마련된 추모 현장에 한 남성이 고함을 지르며 소동을 일으켰다. 여성들이 돌아가며 “여성혐오(여혐)가 사회에 만연했다”는 규탄 발언을 하고 있을 때였다. 경찰의 제지로 물러선 이 남성은 “죽은 사람과 관련도 없는 자기들만의 얘기를 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피해 여성의 친오빠였다. 여동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여혐과 반(反)여혐의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현실에 슬픔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건 직후인 18일부터 마련된 추모 현장엔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꽃다운 20대 여성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고 안타까워했다. “한창 예쁠 나인데…”라며 빨간 립스틱이 담긴 노란 쇼핑백을 가져온 50대 여성도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일부 누리꾼이 ‘여혐범죄’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일부 극우 누리꾼이 ‘여혐론’을 반격하는 글을 올리면서 추모 분위기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여자라는 이유로 죽어야 하나요?’라고 적힌 쪽지 위에 ‘남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마라’라는 쪽지가 덧붙었다. 서로 간에 주먹다짐이 오가기도 했다. ‘성대결’의 장으로 변해버린 추모 현장을 팝콘을 먹어가며 ‘관람’하는 철없는 고등학생도 있었다.

닷새 동안 추모 현장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한 여성의 헛된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공감(共感)하기보다 각자 자기주장을 외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온 국민이 둘로 나뉘어 상대를 비난하고 배려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았다. 22일 추모 현장을 찾은 안모 씨(35·여)는 “대한민국은 정글 같다”며 서로가 으르렁거리며 편을 갈라 다투는 모습을 비난했다.

22일 밤 12시 무렵 자원봉사자 50여 명이 강남역 추모 현장의 쪽지와 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에 나선 이모 씨(27)는 “24일 비 소식이 있다. 쪽지가 젖기 전에 추모의 기억을 간직하려 한다”고 했다. 시원한 빗줄기가 먼지투성이 같은 우리 사회를 깨끗이 씻어내 차분히 가라앉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김동혁·사회부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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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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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24 14:22:29

결국은 터질 게 터졌네요. 가족들의 곪은 상처를 그리 쑤셔대더니... 진짜 화가 납니다.

Updated at 2016-05-24 12:41:20

그동안 참으신게 대단해 보입니다.. 너무 안타깝고 화가나네요..

2016-05-24 12:40:33

지금까지 이 사건 관련 기사나 글들 보면서 분노. 짜증만 느꼈었는데
이 기사는 너무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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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2:42:33

그 반응들.. 무섭네요
1
2016-05-24 12:48:31

저 정도면 단단히 미친거죠

진심으로 산소가 아깝네요

1
2016-05-24 12:49:57

와 개쓰레기 같은 것들

1
2016-05-24 12:50:10

진짜 생각이 제대로 박히긴 한건지 의심스럽네요.

1
2016-05-24 12:51:52

에휴... 미개하네요 어쩌다 저렇게 큰 건지..

1
2016-05-24 12:54:29

그말하는 사람이 당하면 그딴 소리가 나올까...


주위 사람 장례 치루는것도 아픈데..

병도 아니고 누군가의 엉뚱한 행동으로 죽어서 더 아플텐데...

1
2016-05-24 12:54:51

정신나간것들...

1
2016-05-24 12:58:42

22, 33,44 .... 웃음만 나네요

불쌍하네요 멋진 뇌를 가지고 저정도밖에 사고를 못한다는게
1
2016-05-24 13:11:16

아버지의 등골을 박살낸 모 그룹 회장 아들의 말이
아예 틀린건 아니라는것을 오늘도 확인 하고 갑니다...

1
2016-05-24 13:13:03

말투부터 모든게 추하네요.

1
2016-05-24 13:13:50

인터넷의 가장 큰 문제는 저런 사람들을 한데로 모아 발언권을 주었다는거죠.

예전같았으면 조용히 찌그러져 있을 정신세계인데... 아휴...
3
2016-05-24 13:21:08

그딴 추모는 피해자들도 받고싶지 않을텐데요 

정말 어떤말을 해도 저들을 심하게 말할 수 있는 단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소름끼치네요 휴
2016-05-24 15:49:40

그러게요...이게추모를하자는건지감정대립을하자는건지...

2
2016-05-24 13:26:19

4
2016-05-24 13:37:09

저런 부류를 전문용어로 '메퇘지' 라고 하더라구요. 

1
2016-05-24 13:54:08

이 사건에 대해선 더이상 댓글 안달려고 했는데


이건 진짜 미쳤네요

결국 추모는 개뿔 
2016-05-24 14:05:52

불편한 군단이 쿵쾅거리며 달려올 댓글입니다.

2016-05-24 14:07:50

이걸 우동사리가..

2016-05-24 16:44:33

우동사리에게 사과하시죠

2016-05-24 14:16:28

고인의 가족분들이 전국적인 추모를 원하긴 했나요..

1
2016-05-24 14:41:10

누가 그딴 추모해달랬냐구요


1
2016-05-24 14:54:14

멍청이들이 똑똑한척하는 상황은 언제나 소름입니다.

1
2016-05-24 15:40:53


애초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외에 다른 어떠한 슬로건들이 들어가면 
순수한 애도,추모라고 볼 수 없다고 봅니다.

[남자에게 여자가 죽었네!!?? 그렇다면 남자는 잠재적 살인마야!!] 
이 논리도 말이 안됩니다만, 백번양보해서 이해한다고 쳐도

저들은 애초에 
[남자는 잠재적 범죄자야!!, 어라 사고났네??, 이번에 나서자!!]
이런 논리로 나선 것을 스스로 잘 보여주고 있네요.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이 너무 안타깝네요.
2016-05-24 16:13:08

남자 없이 살라고 해보세용~~

여자의 가장 큰 적은 누구??


Updated at 2016-05-24 12:49:25

피해자는 이미 신경도 쓰지 않고있죠.
유가족분들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미친 세상입니다.

26
2016-05-24 13:05:12

우리나라엔 프로 병신러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 프로 병신러들이 지들이 병신인지 모르고, 지들이 정의로운지 안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4
2016-05-24 13:20:21

애초에 병신들끼리 모여있으면 자신들이 병신인줄 모른다는게
저런사이트의 큰 단점 같습니다

2016-05-24 13:25:03

추모가 아닌
편가르기. 선동. 심지어 집단폭행을 하고도
본인들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게 문제죠

2016-05-24 13:48:10

아..,진짜 싫습니다.
여혐 범죄 아니었으면 추모도 안했을거라는 의미잖아요? 철없는 애들이 단 댓글들이겠죠?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요.

2016-05-24 14:05:32

유투브나 각종 커뮤니티에 현장에 관한 여러 영상이 너무 많더군요. 안 봐야지 안 봐야지 하다가 보면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정말 같은 인간이라는 게 끔찍할 정도입니다. 

Updated at 2016-05-24 14:51:11

일부의 자료만 유출이 된건지..전체적인 반응이 그런건지..진짜 암담하네요.

이런말은 정말 틀린 말이지만 너희 때문에 없던 여혐도 생기겠다고 면전에 쏘아붙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1
2016-05-24 16:02:55

저사이트에서 사이트내에서 다른 목소리내면 신상털리고 강퇴당해서 다른 생각있는 사람들도 2222 3333 적고있을겁니다

겉으로 볼때는 다 한마음 한뜻으로 피해자 오빠 욕하는중

2016-05-24 16:12:15

그렇군요..그래도 역시 좀 그렇네요.

그 커뮤니티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어서 다른 의견을 내지 못하는(안하는) 거라면 딱히 저 의견에 222 / 333 할 필요없이 침묵을 지키는 방법도 있을텐데요.
정말 알면 알수록 입맛이 쓰네요.

아이고배야님을 통해 항상 뭔가를 알게되네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2016-05-24 15:34:27

저들에겐 축제일겁니다

2016-05-24 15:38:18

아 저도 이틀전에 가서 괜히 짜증나더군요. 분명히 추모해야 하는 곳인데 전혀 다른 문제로 시간낭비 하는 모습들이 답답했습니다. 무신경이 답인듯 하구요 친오빠님이야말로 정말 속상하실거 같습니다. 이거 미국이었으면 농담 아니고 총기사건 일어날 곳입니다.

Updated at 2016-05-24 16:45:50

저 반응이 웃긴게

결국 '너도 직접 피해자 아니니까 상관하지 마' 인건데 그게 그들이 피해받고 있다는 논리잖아요

2016-05-24 19:18:26
원래 개가 사람을 무는건 아무도 관심없는법이고,
사람이 개를 물어야 관심을 받는거죠.

인터넷문화가 자꾸 선정적인 이슈만 쫓게되니
자꾸 개를 무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듯...

저런 모습들이 우리 대부분의 본모습은 아닐텐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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