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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vs일반인 글 보고 쓰는 레전드와 만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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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24 01:59:47

 서장훈 선수의 발언을 보고 생각난 제 실제 경험 이야기입니다. 약간의 퀴즈가 들어가 있습니다. 먼저 농구 이야기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복학생이었던 90년대 말, 종종 은마아파트 코트에서 농구를 하곤 했는데요, 저랑 친구들이 나름 동네에서는 승률도 괜찮고 피지컬도 그리 딸리지 않는 구성이었습니다. (경기고 미라클 요런 농구동아리 출신도 있었음) 어느날 평범한 피지컬의 앳된 친구들과 반코트 2:2 시합을 했는데 20점 내기해서 꼴랑 두골 넣고 처참하게 발렸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후에 어떻게 그리 농구를 잘하느냐 물으니 휘문고 농구부 벤치멤버였고 지금은 다른일 한다고 하더군요, 그때 선출의 벽을 처음 깨달았습니다. 둘이서 별다른 기술도 없이 픽앤롤이랑 다중 스크린을 시전하는데 정말로 벽처럼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옆에 뭐가 번뜩 하는 느낌 이후엔 바로 돌파당해서 골밑슛으로 점수를 먹는 패턴으로 20점을 헌납했습니다. 보는것과는 전혀 다르게, 경기할때 선출들의 탄탄한 스크린이랑 순간 스텝같은 기본기는 길거리 수준에서 볼때 천상계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전멤버들은 평균 190의 키에 연습할때는 삼점슛 100개 던지면 90개 이상 들어가는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자기들은 정규 경기는 거의 뛰어본 기억도 없다고 했습니다.

 서장훈 선수 급이라면 우리나라 농구 역사에서 센터 뿐만 아니라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 원탑을 다투는 선수이니 일반인 서너명은 제 생각에도 못 이길듯 합니다.

 종목은 다르지만 다음 이야기 역시 제 실제 경험입니다. 그리고 이 선수출신 강사님의 이름은 무엇일까요가 퀴즈입니다.

 95학번인 제가 1학년때 구기종목 수업을 들었습니다. 체육관에서 수업을 들었는데,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진짜 주먹만해서 비율이 모델같던 강사님이 들어오셔서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주로 잘하는 학생들이 보조를 맞추고 강사님은 그냥 말로 설명을 하시는 수업이었는데, 한주가 지나자 정식으로 트레이닝 복을 입고 들어오셨습니다. 처음 본 순간 포스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데요, 그때부터 국가대표의 위상을 체험하게 해주셨는데, 말로 표현하기가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샷이 어떤 각도로 날아오든 다 받아내는것 수준이 아니라, 뒤돌려치기, 가랑이 사이로 치기, 안보고 뒤돌아서 치기 3종신기셋에 기말고사기간이 되자 하시는 말씀이, 자신의 서비스를 받아서 반대편 코트로 넘기면 무조건 A+를 주겠다고 하셨는데, 90%의 학생들이 강사님의 서비스를 이마나 얼굴, 어깨, 몸통으로 받아냈고 그나마도 몸에 맞추면 잘하는 학생들이고 보통은 반응도 못하는, 뭐가 지나갔냐 수준으로 보이지도 않는 서브를 날려대시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이 동남아쪽 가면 인기가 마이클 조던급이라고 하셨는데, 당시는 코웃음쳤었지만 훗날 그분의 이름을 검색해보고 한치의 거짓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름 살면서 유명한 운동선수들 많이 보아왔지만 이 강사님의 위상에 접근할 만한 선수는 손에 꼽을정도의 엄청난 분이셨는데요, 과연 이분은 누구셨을까요?

 여튼 몸을 직접 부딪히면서 하는 농구는 인원수가 크게 차이가 나면 아무래도 선출들도 불리한 점이 있겠지만, 몸이 부딪힐일 없는 운동에서는 그 차이는 더더욱 커짐을 경험으로 체득했습니다. 서장훈 선수의 말은 제가 느끼기에 거의 허세가 아닌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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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5-24 01:34:35

전성기 서장훈과 린은 누가 이길까요?

WR
2016-05-24 01:47:19

포지션이 다르긴 한데 생각해볼수록 흥미있는 구도가 되네요.


서장훈 선수가 약간 거리를 두고 막는다면 우세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6-05-24 01:35:30

박주봉? 근데 얼굴로 이분 서브 받으면 죽을듯 하네요...

WR
2016-05-24 01:39:33

헐, 벌써 정답이 나왔군요. 물론 강서브 날릴때는 보통 학생들은 반응도 못합니다. 많이 살살 쳐주시는 티가 났습니다.

Updated at 2016-05-24 01:48:24

헐, 저도 맞출 줄 몰랐습니다 근데 모델포스인가요..

2016-05-24 01:37:48

배드민턴이면 박주봉??

3
2016-05-24 01:40:43

제가 복싱 한창할때 재능이 없으니 지도자쪽으로 나가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우연히 아마추어 대회 연습겸 해서 이미 탈아마추어급으로 아마무대 씹으시고
프로준비하던 형님과 스파링했는데
왼손으로 그것도 글러브 손가락에만 걸쳐끼고 그 걸처낀 글러브흔들면서 툭툭치는거에
호되게 맞았던 기억이있네요. 심지어 코피도 터졌고 운동은 취미로 전향했습니다.

WR
2016-05-24 01:42:45

웬지모를 회한이 묻어나는 글이군요 

WR
2016-05-24 01:41:35

참고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도 바로 메달을 따시더군요. 그것도 복귀하자마자 치룬 올림픽에서 말이죠. 우리나라에서보다 외국에서 훨씬 위상이 높은 플레이어라고 합니다.

2016-05-24 01:58:20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하니 생각나네요..
2005년에 유도레전드 전기영님과 짧게 잡아본적이 있네요. 그땐 학생이고 잘몰랐습니다. 그분을....
왠만한 어른들은 빡시더라도 넘길 수는 있었는데... 이아저씨는 뭐지 싶었네요.
거참....생각해보니...고작 금메달따고 8년밖에 안된분이었네요...

Updated at 2016-05-24 01:53:53

제가 최근에 장충체육관에서 하는 김승현 스킬트레이닝을 아디다스 행사겸해서 한번 참석해봤는데요.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길농이나 동아리농구나 루키 대회등을 나가면 미들슈터로 자부심도 느끼고 상대편에서도 안막으면 다

들어가니 압박수비를 해주시고도 했는데....이번 선출분들께 배워보는데...와...

전 그냥...골대를 향해 공던지며 서커스를 하는 곰수준이였네요.........

역시 일반인과 선수출신은...넘사벽이더군요...왜 우리는 워킹스텝을 찍어도 돌파가 어기적거리는지를

배우면서 첨 느껴봤습니다...밥먹고 슛만 죽어라 던져서 감으로만 던져도 들어가는거완 다르게....

선출들의 스텝은 정말 어릴때부터 배운거 아니라면 힘들어 죽겠더군요..ㅠㅠ

(뭐..실상은 몸풀다 퍼지기 직전까지 갔던게...)

프로를 안타깝게 가지못한 선출들도 이정도인데...프로에 하물며 레전드급인 선수면...


2
2016-05-24 03:23:15

그럼 커리나 르브론은 얼마나 괴물이란 말입니까?......그런데도 우리는 르브론이 부진하면.....가차없이


까죠...

1
2016-05-24 03:36:35

저도 살면서 스포츠 레전드 만난적은 거의없는데...어쩌다가 사촌누나 자형이 태권도 레전드분이 한분 들어오셔서..
올림픽에 태권도가 채택되기전에 선수생활을 접으셔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들만 우수수 모아놓으신...근데 진짜 뭐랄까 기도 자체가 일반인하고 다릅니다. 술먹다 장난으로 발차기 보여달라했다가 엉덩방아 찧었습니다..맞지도 않고 맞을 위험도 전혀없었는데 그냥 만화같았습니다. 휙 눈앞에 발 그리고 꽈당
한분야에 정진해서 어느정도 경지에 이른 분은 그냥 일반인이 조금 재능이 있다할지라도 따라갈수가 없죠. 기본기가 다르고 몸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들이 그분야에 최적화되어있어 따라갈수가 없습니다. 막말로 생활의 달인에 나오는 분들 하시는것도 일반인이 따라하기힘든데 꼬마때부터 적어도 20년이상 해온 레전드는 부상으로 기량이 쇠퇴해 은퇴한것만 아니면 일반인은 상대자체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2
Updated at 2016-05-24 04:43:21

예체능은 재능이죠.
재능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넘을수 없는 벽이 있는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농구 선출은 신체적인 능력도 좋지만, 정말 기본기가 좋더군요.
비선출 분들도 선출만큼 잘하는 분들은 기본기가 좋긴 하지만, 선출들은 뭔가 기계적인 느낌의 딱딱 떨어지는 충실한 기본기가.
제가 아는분도 가드 선출은 노마크 3점이면 체감상 70~80% 정도, 포워드 선출은 미들슛 2점 자동 적립..

우리가 기본기가 부실하다고 욕하는 KBL 선수들도 실제 체감해보면 완벽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기본기를 보여주는걸 보면.. 정말 그들이 흘린 땀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근데 또 선출과 현역 선수를 비교해보면, 엄청난 운동능력 차이가.
물론 현역과 아마추어의 평상시 몸상태 만들어놓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저런 신체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대학교) 선출로 끝나지 않고 프로선수까지 됐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2016-05-24 09:10:17

전 레전드는 아니고
전에 다니던 회사팀장님이
프로야구 모 구단 2군 벤치?? 그런 선수였는데
무릎부상으로 일찌감치 접고 골프로 전향하신 케이스더군요

저번에 한번 타격연습장 가서 치는 거 봤는데
괜히 선출이 아니더라구요...

학창시절 때 엘리트체육 못 해본게 아쉽네요ㅠ

2016-05-24 09:24:34

현역선수들과도 많이 해봤지만... 동호회 대회만 나갈정도 수준이면 일대다는 힘들어요 2:1이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2016-05-24 09:25:32

어제도 잠깐 댓글을 적었는데,

동농에서 오늘 슛 감 좋다, 오늘 좀 들어간다...해 봐야
선수들이 봤을 땐 무시할 수준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그럴 것 같구요.

어떤 스포츠 또는 일이라도
그걸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은 취미로 하는 사람과 비교불가라 봅니다.
하물며 국내에서 정점을 찍은 사람이라면....
말 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2016-05-24 09:38:50

필리핀인가에서는 주봉버거가 실제로 있었다는...

2016-05-24 09:39:30

사회인 야구하면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중학교때까지 야구하시다가 그만두신 분들은 너무 무섭습니다.
3부에 중졸선출님들 살살요~


2016-05-24 10:06:55

박주봉 선수면 배드민턴인데..배드민턴 서브는 강하게 때리지 못할텐데..스매싱을 말씀하시는거죠?

아무튼..상상만해도 무시무시하네요..

2016-05-24 10:39:49

은마코트가 그 굴뚝 옆에 언덕 말씀하시는건가요? 거기에 코트가 있었나보내요... 지긍은 주차장에 농구코트 하나 덩그러이 서잇는데..

2016-05-24 18:06:33

군대있을때 고등학교때까지 축구유망주란 소리 들었다는 고참은 군대스리가를 혼자서 접수했구요. 중학교때 투수선수출신인 후임은 재미삼아 한 게임에서 누구도 그공을 칠수 없었죠. 치면 80프로이상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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