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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제 인생에서 가까운분이 돌아가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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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7 01:21:08

할아버님이 4일에 돌아가셔서 어제(6일)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글이라도 쓰면서 털어내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싶어서 써봅니다.


학교에서 수업듣는 중에 위독하다는 전화가 와서 택시 타고 가고 있었는데 가는 도중에 돌아가셨다는 전화


를 받았습니다.


그 택시에서 그 전화를 받고 믿기질 않아서 정말 아무감정이 안느껴졌습니다... 병원 응급실에 할아버님이


누워계시는데 돌아가신지 얼마 안돼서 평상시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금방이라


도 "어 그래 왔구나"라고 해주실 것 같았는데 아무말씀이 없으신거 보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


졌습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정지였습니다. 요새 말도 어눌어지시고 손도 떠시고 넘어지시는 일도 잦아서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받아봤는데 별다른 원인이 없어서 저와 가족들 모두 너무 안일했습니다. 돌아가신


날도 응급실해서 할머님께서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돌아오는 대부분의 대답은 별일 아닐거다 걱정마시


라고 하는 말뿐이었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하셔서도 주민등록번호나 성함 주소까지 본인이 다 말씀하셨는데 갑자기 안좋아지시더지


2시간만에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님처럼 가까운 사람이 고인이 되신건 저에게 처음있는 일입니다.


친구나 친인척이 돌아가신적은 많았지만 크게 가깝지 않은 친구거나 왕례가 많이 없었던 친인척이 대부


분이라서 이번일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할아버님은 할머님과 함께 저를 초등학생때부터 15년가까이 저를 키워주신분입니다.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60이 넘은 나이에 저를 맡아 주셨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부모님보다 더 부모님같은


분입니다.


살갑진 않으셨지만 알게 모르게 저를 많이 챙겨주시고 아껴주셨습니다.


최근 2년동안 기력이 약해지셔서 병원도 많이 모시고 다니고 했는데 그러면서 할아버님께 짜증도 많이 내


고 제대로 못해드린거, 할아버님이 가시고 싶어하셨던 집근처 칼국수집도 모시고 못간거, 돌아가신 당일


날 아침에 말한마디 못나눈게 너무 가슴에 남습니다. 


할아버님 보내드리고 집에왔는데 아직도 그대로인 할아버님 유품을 볼때마다 계속 눈물이 납니다.


여전히 집 쇼파에 앉아계실 것만 같은데 그 빈자리는 너무 큽니다...


매니아 회원님들께서 저희 할아버님을 위해서 명복을 빌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연휴에 이런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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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5-07 01:29:36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립니다.....

2016-05-07 01:31:56

2년전 가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 영정사진 앞에 처음 절할때, 염하는 모습 지켜볼때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구요...

뭐 변변한 선물 하나 해드린적 없고, 찾아뵙기도 조금은 귀찮아했던... 그런 스스로가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GreenRose님 글을 보니까 그 당시 느낌이 생각나네요...

아마 좋은 곳으로 가셨을겁니다.
할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6-05-07 01:33:24

15년이나 키워주셨으면 정말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저도 처음으로 가까운 분이 갑자기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참 슬펐던 기억이 나네요.. 얼른 털고 기운내셔요~!

2016-05-07 01:42:10

기운이 될지 잘 모르겠지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6-05-07 01:45:52

아..저도 처음 큰 일을 치뤘을 때가 떠오르네요. 세상에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이 많고, 산다는 게 참 힘든 일이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냥 다들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GreenRose 님, 모쪼록 기운 내시길 바라고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6-05-07 01:50:41

저도 할머니가 이등병 시절 돌아가셨었네요. 멋모르고 근무중 막사복귀하는데 청천벽력이었으나 아무런생각도 안들더군요. 그후 쏟아지는 슬픔은 참 감당하기 힘들죠. 모쪼록 기운내시고 고인의 명복을 빌겠늡니다. 힘내세요.

Updated at 2016-05-07 02:13:36

저는 중학교 3학년이 끝나갈 무렵 고입시험 보는날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시험 전날 새벽에 부모님이 잠든 저를 깨우고나서 할머니가 위독하시니 엄마아빠는 먼저 시골로 내려가본다고, 시험 잘 보라고 했었는데 시험이 끝나고나서 할머니의 부고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나중에 형한테 들은 얘기지만 평생 저희앞에서 눈물 한방울, 약한모습 한번 보인적 없던 아버지가 그렇게 아이처럼 눈물 흘리는 모습은 처음 봤다고 합니다.


명절에 들렸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때면 저희가 탄 차가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서서 손을 흔드시던 모습도 기억나고, 가끔씩 저희집에 내려오셔서 장난꾸러기였던 저와 형을 돌보느라 고생하셨던 할머니의 모습도 기억납니다. 그래도 무럭무럭 크는 손주들 모습에 행복하셨겠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과연 저는 할머니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손주로 자라고 있는 걸까요..취한 새벽에 이 글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드네요. 작성자님의 할아버님도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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