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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게의 가난한 여자친구 글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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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4-30 02:12:21
재미없는 이야기고 스압입니다.


남자 입장에선 한참 뒤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옛사랑이 그 가난한 여자친구일꺼다
라는 리플을 달았었습니다.

어떤 남자가 그랬어요.
남자는 그 당시 군대도 안간 혈기 왕성한 휴학생이었고,
여자친구는 3살 연상의 누나였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하고 사연많은 가정에서 자라 도망치듯 서울에 상경한 사람이었습니다.
취업준비하랴 공부하랴 모아둔돈은 다 까먹었고, 
알바를 해도 여자 가족에게 얽힌 사채 빚 이자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죠.
남자 알바 월급은 항상 여자의 월세에 보탬이 되고 있었고,
매일 찬거리를 챙겨서 요리를 해주거나 사다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개근을 했었네요.

여자는 부담스럽다 했습니다.
남자는 좋아서 하는거라 했구요.
언젠가 누나가 잘되면 그때 다 갚아라 했죠.
어차피 남자는 곧 군대가고, 지금 하루하루 당신에게 충실하고 싶다고 했었구요.

아이러니하게 남자의 입대영장은 남자의 생일날 왔고, 
일주일이 지난뒤 여자는 인생에 있어서 처음으로 그럴듯한 직장에 취직이 되었습니다.
여자는 남은 한달간 남자에게 천국을 보여줍니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남자가 여자와 하고 싶은것을 모두 다 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자는 군대를 갔고,
결국 대한민국 어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백일휴가때 헤어짐을 통보받습니다.
다른 남자가 생긴거죠.

10년이 지난 지금. 남자도 사회인이 되어있고,
여자는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습니다.
아. 군대때 만난 남자는 아닙니다.

가끔. 한 1년에 한번 정도. 남자도 잘아는 그 여자의 친구를 통해서 전화가 옵니다.
그땐 미안했다. 이런말 하면 되게 웃기지만, 너무나 고마웠다.
내가 해줄게 없어서 정말 행복하길 매일 기도한다.
이성으로써의 감정이 아니라 내가 아는 사람중 제일 멋진 사람에게 밝은 미래가 있길 바란다.

남자는 역시 여자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합니다.
얼마전에 첫사랑이 결혼해서 좀 슬펐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이야기 할정도로 그들은 무뎌졌습니다.

그래도 남자는 가끔 생각합니다.
그때 그런 사랑을 다시 할수 있을까?
결혼해서 슬펐던 그 사람이 내 첫사랑이었을까?
아니면 지금 이런 농담을 주고 받을수 있을정도로 편해진 그 사람이었을까?
하고 말이죠.

누가 계산을 하고, 누가 돈을 더 많이 쓰느냐가 아닌거 같습니다.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감정의 쓰임이 어느정도였냐에 따라서 사랑의 무게는 달라지는것 같습니다.
매일 퍼주는게 좋았던 남자도,
매일 받기만한게 미안했던 여자도,
결국 둘은 사랑했던거 같습니다. 
사랑해서 줬고,
사랑해서 미안했고,
사랑해서 서로 이해했고,
사랑해서 싫단 말 못하고,
사랑해서 져주고,
사랑해서 이불 한장에 행거 하나 있던 집이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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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2016-04-30 00:59:51

저도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랑을 위한 과소비 이런 것은 예외로 하고요.)

2016-04-30 06:15:47

공감합니다. 내가 돈쓰면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사랑도 식은거죠

1
2016-04-30 01:15:46

눈물나는 글이네요..


1
2016-04-30 01:21:03

깊은밤..사색에 잠기게하는 글이네요..감동이에요

1
2016-04-30 02:12:21

사랑은 위대합니다.....정말이에요..

1
2016-04-30 03:01:17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
2016-04-30 04:36:41

아름다운 사랑을 하셨네요.

1
2016-04-30 06:20:02

좋은글이네요

1
2016-04-30 09:16:24

아름다운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1
2016-04-30 09:16:59

가진걸 다 주고 있는데도 아깝다기보다 더 주지못해 미안한 생각이 드는게 진정한 사랑이죠.
요샌 너무 계산하려하는 사랑을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1
2016-04-30 10:19:39

아름다운 글 잘 읽고 갑니다.

1
2016-04-30 10:29:33

공감합니다

1
2016-04-30 11:19:02

여러번읽게되는글이네요
참 멋있는 남자군요
그 여자분의 바램대로 아주 밝은미래가있을거같아요
같은 남자가봐도 아주 멋지십니다

1
2016-04-30 16:13:42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1
2016-05-01 09:23:09

두분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아니 많은 분들의 인생에도 힘든순간을 이겨낼 행운이 자주 찾아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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