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는 몇수앞을 내다볼까요??

프로에 입단도 못했던 친구가 속기로 둘때도 최소 6~8수는 봤다고하네요

경우에 따라서 많이 다르죠. 100년을 생각해도 모른다는 표현을 할정도로 수를 내다보기 힘든 부분도 있고 20수 정도는 내다보는 쉬운 국면도 있죠.
윗분이 말한 100수는 과장이 아주 많이 되있네요. 이창호 9단의 전성기때 워낙 정밀한 계산으로 상대를 이겨서 나온말 같은데 100수는 한판의 바둑에서 삼분의일을 넘어서는 분량입니다. 바둑의 신도 100수앞은 모르죠. 이창호9단이 정말 100수앞을 내다봤으면 승률 100%죠. 절대질일이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외길(변화의 여지가 별로 없는 경우)인 경우 50수 이상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경우 보통 20~30수 정도를 보면서 둡니다

어려운 장면에서야 다음수 자체를 모르니 1수도 못 본다고 할 수도 있고..

어차피 기보 하나 통으로 외우는 건 일도 아니고 (20분 정도면 가능함)

바둑판 없이 대화로 바둑두는 것도 일도 아니기 때문에 (저도 가능함)

몇 수를 보느냐는 그렇게까지 의미가 없고 (마음만 먹으면 첫 수부터 끝까지 보는 것도 가능하므로)

중간에 일어나는 수많은 변화를 얼마나 잘 예측하느냐의 문제죠

실용적으로 쓰이는 숫자는 대략 20수 안팎이라 봅니다

전 그거보다 더 대단하게 들렸던 일화는...

예전에 안조영 9단(당시 끝내기로 유명했음)한테 너 끝내기 몇분의 몇집까지 계산해봤냐?

하고 물었을 때 11/12집이라고 대답해서 무지 황당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서로 둘 가능성이 반반 정도인 집은 1/2 집으로 계산하거든요

바둑이 끝나갈 때 쯤이면 여기저기 1/2 집 짜리들이 많지만

어차피 서로 상쇄가 되므로 결국은 1/2 집 까지만 계산하면 되는데

가끔 상대가 둘 수 있는 곳을 내가 먼저 차단하거나

패가 생겨서 패를 이기면서 상대한테 추가보강을 요구하는 등

뭔가 1/2집이 아닌 것들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1/4집 단위까지는 생각하기 마련인데

(제가 그런다는게 아니라 프로들이 그런다는..)

11/12집은 대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우인지 알 수가 없네요

아마 2단 이상의 패가 나와서 패를 한번 이긴 경우/두번 이긴경우/세번 이긴경우

등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나오면서 각각의 경우에 따라

미세하게 집 차이가 날 가능성이 생기는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초반포석에서 경우에 수가 없는경우가 많아서 생각할 꺼리가 없을때도 있고

접전에서 외길인데 생각할 가짓수가 많고 길어지면 더 생각할수도 있고... 그런데 정말 외길이라면 수순이 길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것도 아니고 완전하게 확인하는게 아니라 안되는게 보이면 거기서 수읽기를 멈추기때문에 일반적으로 수수가 그렇게 길어질수가 없습니다.

한수당 평균적으로 20~30수정도 본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생각 안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수를 본다는게... 

이세돌9단이 70수 본다고 알고있습니다.

다시 한번 답변을 수정한다면 '필요한 만큼 본다' 가 답이지 않나 싶습니다

즉 만약 그럴 필요가 있으면 프로라면 누구나 '끝까지' 볼 것입니다

그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터이고..

(머리속으로 1가지 길로 모든 수를 시뮬레이션해보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바둑을 두다보면 중간에 계속 선택지가 생깁니다

선택지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가지가 늘어나기 때문에

어떤 때는 10수를 보기도 힘들 수 있고 때로는 1수 앞도 모르는 것입니다

이창호가 100수를 봤다면 그건 100수를 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20~30수 정도만 봐도 특정 상황에서 필요한 변화를 다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전투력 개념과 달라서 몇 수를 보는가? = 전투력은 아닙니다

몇 수를 보더라도 얼마나 의미있는 착점을 찾아내고 아닌 착점들을 제외하는가가 문제이죠

프로들이 어려워하는 지점도 먼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비교적 가까운 미래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기사를 찾아봤는데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질문 : 이것은 바둑 두는 모든 팬들의 궁금사항인데, 수읽기를 할 때 보통 몇 수 앞까지 내다보나요.

답변 : ”뻔한 외길 장면이라면, 프로라면 누구나 100여 수는 볼 것입니다. 저도 물론 100수 정도는 내다봅니다만 모든 경우에 이런 수읽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때는 한 수 앞을 못보는 수도 있어 바둑을 망치기도 하지요. 이건 비밀인데… 제가 수읽기하는 방법은, 보통 열 가지 정도의 경우의 수를 상정하고 하나 하나씩 수읽기를 해나갑니다. 20~30수 정도 읽다가 모양이 아니다 싶으면 버리고 다른 수에 대해 읽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면 한두 가지로 좁혀지게 되는데 이때는 100수 이상 읽습니다. 그런데 정작 어려운 것은 이렇게 수를 읽는 것보다는 그 한두 가지의 수를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입니다. 이런 순간은 참으로 고통스럽죠.”

입단에 시도하는 연구생급 및 아마추어 최고수도 100수 정도의 수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파생되는 변화를 비롯한 심도 있는 수읽기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죠.

바둑이란게 많이 보는게 중요한게 바둑이 아니라 정확하게 보는것이 중요해서 바둑 수읽기를 단순하게만 한다면 대략 100수 근처까지는 다 수읽기 하고 둔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요번 알파고 이슈 땜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바둑 진짜 매력 있네요.. 진지하게 입문해 볼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외부에서 보기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 봬서 쪼끔 쫄게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