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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어쩔 수 없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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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14 17:42:26

저도 음식을 상당히 쩝쩝대며 먹는 편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심각한 축농증 때문에 치료하기까지 6년이라는 세월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6살 때부터 11살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독산동 말뫼고개에서 신답역의 용하다는 개인 이비인후과까지 일주일에 6일을 통원했죠. 6년 내내 코뼈 속으로 주삿바늘을 박아놓고 직접 식염수를 투입, 부비강을 빼는 무식한 시술 끝에 간신히 나았습니다. 그 정도로 축농증이 심했습니다. 덤으로 유년 시절의 기억도 학교-병원-집 외에는 별로 없구요.


쩝쩝대는 소리는 음식을 씹으며 자꾸 입을 벌려서 그러는데, 코로 숨을 못 쉬니까 입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자꾸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린 시절에 그랬으니 그 버릇이 오래 갔습니다.


나중에 커서는 입을 좀 다물게끔 됐는데, 그래도 쩝쩝 소리는 났습니다. 제 입이 큰 편이라 음식물이 입 안에서 뒤섞이는 소리 또한 커서 입을 완전히 다물어도 쩝쩝 소리가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하도 잔소리를 하시길래 직접 보여드렸죠. 작정하고 신경써서 입을 완전히 다물고 씹어도 쩝쩝 소리가 난다는 것을. 코 막혀서 그런 거야 치료하면 어떻게든 고칠 수 있겠지만, 입이 커서 그러는 것을 어쩌겠습니까. 입 크기 줄이는 수술도 있나 모르겠네요.


저도 보통은 남의 백(back)스토리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삽니다. 유영철이니 강호순이니 조두순이니 하는 놈들이 천인공노할 짓거리들을 벌인 것도 뭐 어렸을 때 학대를 당했을 수도 있고, 가난에 시달렸을 수도 있고 나름 핑계는 있겠지요. 그러나 전 별로 그 부분에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그 둘이 찢어 죽일 놈들이라는 것 뿐이죠.

아마 다른 분들 또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뭘 먹으며 어쩔 수 없이 쩝쩝대는 백스토리에 관심있는 분은 없겠지요. 다만 그 백스토리에 관심이 없는 대신, 저에게 큰 피해가 오지 않는 한 웬만한 건 그냥 넘어가면서 살아주기도 합니다. 너도 뭐 이유가 있겠지 하며 살아갑니다. 배려라기보단 무관심에 가까울지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간에 '남 눈의 가시를 보는 사람이 제 눈의 기둥은 못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쩝쩝거리는 소리가 거슬린다는 분들을 탓하는 건 아닙니다. 그 분들도 무슨 이유가 있겠죠. 저도 절대 밥 같이 안 먹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ㅅ......놈은 제가 알기로 조실부모했는데, 그래서 누가 지적해줄 사람이 없어서인지 남과 갑을 먹을 때 해서는 안 되는 매너들을 아주 다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쩝쩝 소리가 거슬리시는 분들이 쩝쩝대는 사람들을 보는 눈길이 아마 제가 이 ㅅ......놈과 절대 밥은 같이 안 먹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게 이해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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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6-02-14 17:17:54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쩝쩝거리면서 먹는 사람들은 물하나를 마셔도

'커~, 크어~, 카~~'하면서 별나게 먹은티 마신티를 많이 내더라고요.
깍두기 씹는 소리도 별나게 크고 뭔가를 식히려고 훅훅 부는 소리도 유별나게 크고, 면 후루룩거리는 것도 전혀 조심하는게 없고 여하튼 뭔가 좋지 않은 식사매너가 쩝쩝거리는 것 말고도 이것저것 다 달라붙어있던데..


아무래도 이런 걸 보면 글쓴분 처럼 자신의 식사습관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극히 일부고 대부분은 식습관에 대해 지적받지 않았기때문에 실제로 아예 본인의 그런 모습을 의식조차 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집에서 지적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처음부터 잘못든 습관이고 우리나라 문화상 밖에서 다른 사람 뭐 먹는데 지적질을 하기 보단 그냥 그자리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 결국 개선할 계기도 생기지 않겠죠.
WR
2016-02-14 17:47:15

결국 전반적인 식사 예절의 문제라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다만 가끔씩 매니아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식사하며 코를 킹킹 푸는 경우, 음식을 휘저어대며 먹는 경우, 게걸대며 지저분하게 먹는 경우 등 더 한 식사 매너에 대한 글은 없어도 유독 쩝쩝대는 소리, 그 약간의 거슬림에 대한 글만 올라오기에 안타까워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Updated at 2016-02-14 17:22:15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식사예절을 못 배워먹었다는 표현은 굉장히 공격적인 표현이네요. 조실부모한 분들이 듣기에는 굉장히 불쾌할 발언같습니다.

WR
Updated at 2016-02-14 17:44:02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

Updated at 2016-02-14 18:14:00

근데 입안이 얼마나 크시길래 입 다물고 먹는데도 쩝쩝 소리가 나시는지 

보통 음식물이 가운데 있는 경우에 소리가 나는 거 같아요. 
그리고 쩝쩝 소리가 심하게 나는 사람들 모습 보면 입을 오무리고 있고
혀쪽에서 많이 음미하는 듯한 모습이 보이더군요. 
이게 본인은 의식한다지만 무의식 중에 입이 벌려질 수도 있어요.

저희 집 식구들은 전부 쩝쩝 거리면서 먹는데 저만 소리가 나지도 않게 먹거든요.
그래서 식구들하고 먹을 때 신경이 곤두서 있어요. 근데 이해는 해요.
습관이 쉽게 고쳐지는 게 아니에요. 어려서 잘못 든 젓가락질 성인돼서 못 고치잖아요.

음식을 섭취하실 때 어금니로 꼭꼭 씹어 먹는 다는 생각으로 드세요.
그리고 입안에 조금만 넣고 드세요.
전 쩝쩝거리면서 먹으려고 해도 그렇게 되지 않아요. 입을 벌려도요. 

제가 보기엔 대부분에 한국 사람들이 먹을 때 입을 벌리고 대부분 소리는 다 나요.
단지 그게 심하냐 심하지 않냐의 차이에요.
심하지만 않으면 음식 먹을 때 소리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닐 거에요.

2016-02-14 19:04:33

저도 먹을때 좀 쩝쩝거리면서 먹는편인데

사실 뭐가 그리 문제인지 이해가 가질않아요

예전 여자친구랑 이것때문에 많이 싸웠거든요
막 게걸스럽게 난리치면서 먹는것도 아니고 음식물 씹을때 나는정도의 소리가지고
식사예절교육이 잘못됐니 어쩌니 들으니 짜증이 나더라구요

밥먹을때 나는 소리까지 조심해야하는건지 좀 피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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