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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룹의 양대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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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2-12 16:38:58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이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사세를 확장시켜 첨단 산업에 신규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이 경우 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그 공시를 환영하지만 채권 보유자에게는 전혀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 신규사업이 대박 나더라도 주식보유자와 달리 채권보유자가 챙기는 건 원금과 미리 정한 이자뿐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기업의 고위험 고수익  투자에 대한 주식보유자와 채권보유자의 입장 차이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만일 그 기업이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신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그 채권에 대해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기업이 채권자를 설득해서 낮은 이자로 조금 모험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전환사채는 채권으로 발행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 투자자가 원하면 미리 정한 가격을 적용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만든 증권입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발행 후 일정기간이 지나 투자자가 원하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신규발행주식을 살 수 있는 자격을 주는 동시에 만기까지 채권의 이자와 원금도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즉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사채인 반면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인수권이 사은품으로 붙은 회사채입니다.





예를 들어 1억원짜리 전환사채(CB)에 전환가격이 1만원으로 돼 있다면 이를 사들인 투자자는 처음에는 1억원짜리 채권으로 그에 해당한 이자를 받다가 정해진 시점에 주가가 충분히 상승한 경우 1억 원짜리 채권을 주당 1만원 기준 1만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1억원짜리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인수가격 주당 1만원씩 1만주의 인수권리가 부여돼 있다면 투자자는 채권은 그대로 보유한 채 따로 1억원을 내야 새로 발행된 주식 1만주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1996년에 있었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과 1999년에 있었던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에 대한 내용이 주가 됩니다. 이 두 사건은 지난 10여 년 동안 끊임없이 모든 신문과 TV를 장식했고, 사람들의 입에서도 삼성그룹을 비난할 때 쉴 새 없이 거론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이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저는 별로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미 대법원 판결까지 나와서 모두 끝난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현대 경제사에 아주 중요한 두 사건들이기에 이번 글에서 가능하면 알기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1987년 삼성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과거 선대 회장은 그룹 경영권의 80%를 쥐고 비서실이 10% 각 계열사 사장들이 나머지 10%를 나눠 행사하도록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회장이 20%, 비서실이 40%, 각 계열사 사장이 40%를 행사하는 식으로 바꾸겠다.”


그 이후 삼성 비서실은 구조조정본부(약칭 구조본)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거의 10년간 그룹의 경영권은 회장이 10%, 구조본이 80%, 계열사가 10%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구조본의 파워가 막강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힘이 없었던 것은 전혀 아니고 단지 그의 분신이라고 불리던 이학수 구보본 본부장 그리고 김인주 차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습니다. 이학수씨가 그룹 경영과 인사 전권을 맡고, 김인주씨가 그룹 살림을 맡으면서 이학수 본부장을 보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분은 이건희 회장에게 절대 충성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10년 동안 회사에 출근한 것은 단 두 번이었고, 회사 일에 대해서는 그룹 계열사의 큰 설비투자나 S급 인재 영입에만 관여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그룹이 잘 돌아가고, 자신의 2세들에게 경영권이 순조롭게 이양되는 한 위임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 노터치였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특이한 기인으로 본인이 세계 일류기업의 모든 걸 책임져야 할 최후의 보루라고 믿었기에 막중한 소명의식을 갖고 있었고,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분이었습니다. 변화를 체험하기 위해 2년 동안 하루에 한끼밖에 먹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6개월 동안 왼손으로만 생활한 적도 있었습니다.


삼성그룹의 가장 중요한 안건은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 문제였습니다. 이 회장의 유일한 아들인 이재용씨의 능력은 계속 의심받고 있었고, 선대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CJ 회장)씨가 삼성의 경영권을 이어야 한다는 일부 일가친척들의 주장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는 삼성의 지분을 상속하는 방법도 있지만 막대한 세금을 물고 나면 그룹의 경영권을 지킬만한 지분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때 이학수씨가 이끄는 구조본 재무팀이 묘책을 마련했습니다. 이재용씨의 재산을 불려주기 위해 당시 우리나라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계열사를 동원하여 무리수를 둔 것입니다.


삼성 에버랜드 사건

삼성에버랜드 주식회사는 1996년 10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전환사채의 발행을 결의했습니다. 전환사채의 배정방법은 125만주를 전환가액 1주당 7700원으로 주주에게 우선 배정하되 실권시에는 이사회의 결의로 제3자에게 배정하기로 정했습니다. 125만주는 당시 에버랜드 전체주식수의 60%가 넘는 큰 규모였습니다. 전환사채 발행 전 에버랜드의 주식은 장외에게 1주당 12만원 가량이었으나, 전환가격은 황당하게도 1주당 7,700원이었습니다. 시중 가격보다 무려 15분의 1이나 저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지만 당시 에버랜드는 비상장 기업이었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관련 법규조차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전환사채의 발행 당시 에버랜드의 법인주주들은 삼성그룹의 다른 계열사들이고, 개인주주들은 대부분 삼성그룹 계열사의 전·현직 임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시가보다 15배나 싼 헐값인데도 전환사채의 청약을 거부했습니다. 전체 대상자의 무려 97%가 인수청약을 신청하지 않았고, 바로 그날 삼성에버랜드는 주주들이 실권한 전환사채를 이재용씨 남매에게 배정하기로 의결했고 이재용씨는 또 바로 그날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이재용씨는 주식전환권을 행사하여 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이재용씨가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된 직후부터 삼성그룹의 헤게모니는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1998년 에버랜드는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비상장사 삼성생명의 주식 344만주를 1주당 9천원에 구입하면서 삼성생명의 지배권을 장악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6개월 후 삼성자동차 채무를 갚기 위해 본인이 보유하던 삼성생명 주식을 350만주를 내놓았고, 이때는 주당 70만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00년 이후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구조는 “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카드 - 에버랜드”였고, 에버랜드를 장악한 이재용씨는 부동의 삼성그룹 후계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방송통신대 곽노현 교수를 비롯한 법학교수 43명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관계자들을 전원 고발했으나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 2명만 불구속 기소되었을 뿐입니다. 2009년에 대법원에서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배정에 대해 무죄판결을 확정지었습니다. 삼성 에버랜드는 2014년에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바꿨고, 2015년에는 삼성물산과 합병에 성공했습니다. 삼성물산은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의 거대기업이고 이재용씨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입니다.


삼성 SDS 사건

이건희 회장의 암 발병이 확인된 1999년에 구조본의 이학수씨와 김인주씨가 한번 더 큰일을 터트렸습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이었지만, 이번에는 비상장회사인 SDS의 신주인수권에 관련된 사건에 제3자인 SK증권을 중간에 끼워 들여 완충지 역할을 맡겼습니다. 이번에도 비상장회사가 헐값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이 갖춰지기 전이었습니다.


삼성SDS는 1999년 2월26일 이자율 연 8%로 23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 321만6780주를 주당 7150원에 발행해 SK증권에 전량 팔았습니다. 비상장 기업이던 삼성 SDS는 외환위기 이전에 한때 장외에서 1주당 100만원이 넘게 거래된 적도 있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2월 코스피지수가 500을 기록하던 시점, 장외에서 1주당 6만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황당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SK증권은 약간의 프리미엄만 남긴 채 전량을 이재용씨 4남매(막내 이윤형씨는 몇 년 후 사망)와 이학수, 김인주 등 6인에게 매도했습니다.


이들 여섯 명은 곧바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서 삼성 SDS의 대주주들에 등극했습니다. 이재용씨 남매 뿐 아니라 우리나라 재벌 역사상 유래 없이 가신들로 불리던 이학수씨와 김인주씨에게도 큰 혜택이 돌아갔습니다. 삼성 SDS는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999년 3월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는 삼성SDS 신주인수권행사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같은 해11월에 삼성SDS 이사들을 고소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무혐의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2007년 11월 23일 국회에서 통과된 '삼성 비자금 의혹관련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특검의 기소가 있었습니다.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에 발행해 넘긴 데 대해 법원은 2009년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김인주 두 사람에게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실형을 살지 않았으며 그들이 취득한 재산은 고스란히 인정받았습니다.




2014년 11월 14일 삼성 SDS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공모가격은 주당 19만원이었습니다. 공모가격으로만 쳐도 최대주주 이재용씨의 지분가치는 1조 6천억원이 넘고, 이학수씨이 지분가치도 5,800억원이 넘었습니다. 상장 10일 후 SDS 주가는 43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이후로 등락을 거듭하다 어제와 오늘 주가가 폭락한 후 19만 9천원에 종가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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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6-02-12 16:26:31

아직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비상장회사를 이용해서 출자순환지배의 악순환을 이어가고 있죠...
매번 정부가 바뀔 때마다 손보겠다고 으름장만 잘 놓지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지는 감도 못 잡는게 답답합니다.

WR
2016-02-12 16:32:20

지금은 일련의 삼성 관련 사건들 덕분에 법의 허점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대주주에게 유리한 합병, 그룹 차원에서 밀어주기, 일감 몰아주기나 비상장기업을 이용한 순환출자 등에는 손을 대기 어려운 점들도 있습니다

1
Updated at 2016-02-12 16:39:39

덕분에 법인세법 한 챕터를 새로 쓰게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죠. 뭐 삼성뿐이냐만은..

워낙 치밀하고 정확하게 허점을 찌른 거라 흑역사라기보단 노림수라고 봐야죠.

저 사건에 대해 부끄러움의 감정은 단 하나도 가지지 않았을거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WR
2
2016-02-12 16:46:10

흑역사라고 쓴 건 일반 사람들의 정상적인 상식으로는 명백한 범죄행위인데, 당시 법이 갖춰지지 못해서 처벌을 면하고 모든 이득을 챙겼기에 한 말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참여연대나 재야단체들이 삼성만을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다른 대기업들은 보다 편하게(?) 편법을 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안 부끄럽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삼성과 우리나라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로 남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식사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 합니다.)

2
2016-02-12 16:46:19

흑역사라길래 삼성 자동차 말하는줄 알았네요.


오히려 법 위에 삼성 있음을 확인한 경사 아닌가...
WR
1
2016-02-12 16:54:27

두개를 묶다 보니까 저렇게 되었네요

2016-02-12 16:50:49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당시에 법이 저런 꼼수(?)를 허용할 정도로 빈틈이 많았는데 법정에서 유죄로 판결 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법을 어기지 않았다면 법적으로는 유죄로 판결 할 근거가 있었나요?

WR
1
2016-02-12 16:57:42

나가려다가 이 글을 보고 급히 댓글을 답니다. SDS BW사건 무마 처리를 맡은 변호사가 바로 2007년에 양심선언을 한 김용철 변호사였습니다. 김용철 변호사는 그 사건에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인 계획이 있었음을 증언하고, 이학수씨와 김인주씨에 대한 비밀들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사안의 중대성은 에버랜드 사건보다 훨씬 약한데도 이건희, 이학수, 김인주에게 부분적으로 유죄판결이 내려진 겁니다..(저 이젠 나갑니다)

2016-02-12 16:56:13

삼성이 경제에 이바지한 바가 크지만..역효과도 너무 많이 가져왔다고 봅니다.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당연하고, 국가위에 삼성이 있다고 생각될 정도니깐요..

WR
2016-02-12 18:23:53

말씀처럼 경제에 이바지한 바도 많고 역효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두 사건은 삼성의 입장에서는 돈욕심 때문이 아니라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서라고 주장할테지요. 그런데 저런식이 불법과 편법을 넘나들면서 경영권을 이어받으면 국민들의 불신감만 높여줄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고속성장시절 정부의 선택과 집중의 밀어주기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인데 말이지요

2016-02-12 16:56:59

참 비상장사의 주가라는게 평가금액을 정하기가 참 애매하죠... 상장사는 장에서 거래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가격이 정해지지만, 비상장주식은 양도자와 양수자가 합의하기 나름이라... 그래서 통상적으로 가장 최근에 거래 된 가격을 기준으로 해서 회사가 그 이후에 얼만큼 성장하였는가를 놓고 가격을 정하는 것인데, 이것도 매우 주관적인 것이라서... 회계학에서는 비상장 주식을 평가하는 계산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걸 지켜야 한다는 법도 없고, 또 이걸 적용하기도 참 애매한 것이라서... 만일 그런 법이 있었다면 아마도 분식회계를 통해서 주가가 내려진 명분을 만들었겠죠?

그런데 저런식으로 단합해서 주가를 말도 안되게 내리면 원래 기존 주주들이 자기들 손해라며 반발하는데, 기존 주주들이 반발을 안 하고 인정을 해준다면, 불법이라는 것을 적용하기에도 애매하죠... 

현재는 이와 관련 된 법이 어떻게 바뀌었고 적용되었는지 혹시 아시나요?
WR
1
2016-02-12 18:29:06

에버랜드 주주들은 이재용이 들어와서 큰 혜택을 입었습니다. 삼성계열사 중에서 존재감이 가장 없던 에버랜드가 졸지에 모든 혜택을 다 받게 되고,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고 삼성물산까지 흡수합병해서 우리나라 3번째 기업이 되었으니까요. 반면에 SDS 주주들은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오래 오래 걸린 밀어주기를 통해 피해보상은 한 셈이지만 당시에 많은 주주들이 실망해서 떠났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법은 바로 그 다음해에 당장 바뀌었습니다. 다음해인 2000년에 상속밎증여세법 개정안에 CB나 BW로 얻은 편법적 이익은 증여로 간주한다는 조항을 실설했고, 그 이후에는 더 강화했습니다. 상속밎증여세법은 매년 개정되는데 올해 개정안은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에 유리했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WR
2016-02-12 18:36:46

여튼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이재용씨는 CB & BW 로 얻은 차익을 거의 대부분 세금으로 토해내야 되고, 그 일을 주도한 임원들은 배임죄 등의 형사처벌과 함께 주주들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당할 겁니다.

1
2016-02-12 20:21:10

문제는 이런 법 개정으로 인해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기업입니다. 후계승계가 정작 원할이 이루어져야 하는게 중소기업인데, 이게 상속세 문제로 제대로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대기업에 오히려 매각되고 있죠. 하다못해 전통의 식당들도 이런 상속세에 적용이 되니...

WR
2016-02-12 20:32:38

바로 맞습니다. 실제로 중소기업더러 법을 지키지 말라고 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법을 지키면 거의 절대 상속 못합니다.

2016-02-12 19:15:50

준 놈은 준대로 법인세, 받은 놈은 받은 대로 증여세로 이중과세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꽤나 틀어막긴 했지만 또 작정하고 파고들면 편법이 아예 없지는 않을겁니다.

1
2016-02-12 17:22:58

이와 관련해서는 김영란 전 대법관이 쓴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라는 책에도 소개가 되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에서도 언급된 내용인데, 삼성에서 법의 허점을 찾아 이익을 만들어 내고, 이후에 문제제기가 되어 법이 바뀌는 경우를 보면서, 법의 후진성에 아쉬움이 남기도 하더군요. 한편으로는 이런 발상을 해내는게 대단하기도 했구요.(도의적 잘잘못을 떠나서 제도의 빈틈을 파고드는 능력 자체는...)

WR
1
2016-02-12 18:32:29

제가 김영란 선생님을 두번 모셨는데, 두번 모두 그 얘기를 하셨습니다. 첫번째는 그분이 국민권익위원장에 계실 때 하필이면 바쁜 국감 날짜에 약속을 잡아서 세시간을 같이 있었고, 두번째는 석좌교수로 오셨을 때 훨씬 편한 마음으로 또 세시간을 같이 보냈네요. 사적인 일이 아니라 공적인 일로요.

1
Updated at 2016-02-12 19:06:31

양아치들이죠.
있는 놈들이 세금 내기는 싫고.
회사는 지키고 싶고....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얼마전에도 무려 국민연금이 손해 감수하면서도 백기사해줬자나요.

저 손해들은 대체 누가 보상해주는건가요? 진짜 부끄럽네요.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거죠.
전 지금 삼성이 똑같은짓을해도 결과는 비슷할것같습니다. 저만 이렇게 생각하지않을 것 같네요

WR
2016-02-12 19:14:10

어쩌면 똑같은 짓을 다른 방법으로 할 수는 있겠지요.

2016-02-12 19:15:47

너무 객관적으로 잘 적어주셔서 참담하기까지하네요.

저래놓고 작년에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광고내는 꼬락서니하구는...

WR
1
2016-02-12 19:19:00

애국심 호소는 부작용도 없지는 않지만 가장 효율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25년 전에는 미국에서도 애국심에 호소한 마케팅이 주류였습니다. 일본제품을 상대로요

1
2016-02-12 19:05:18

법의 헛점을 이용해서 당연히 납부해야 할 세금을 회피해서 국고에 큰 손실을 입힌 사람들을 위대한 기업인으로 추앙하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WR
1
2016-02-12 19:16:30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에 그런 시각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첨단상품이 스마트폰인데, 벌써 몇년째 삼성전자가 그분야에서 1위입니다.

낮은 생산성을 더 많은 노동시간과 근무강도로 만회하는 전략이기도 한데, 그 때문에 직장인들이 죽어나갑니다

2
2016-02-12 19:37:23

세법을 뜯어고친 에버랜드사건...저럴거면 상증세를 없애고 재산세를 늘리는게 맞지않나 싶습니다.

WR
2
2016-02-12 19:40:20

재산세는 너무 뜨거운 감자라서 함부로 건드리지 못할 겁니다. 재산세의 원래 취지에는 백번 공감합니다

2
2016-02-12 21:13:28

상법이나 세법 공부하는 사람들이 저것 때문에 삼성을 싫어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죠. 복잡하게 개정된건 거진 삼성때문이라는 세법을 열심히 공부해서 빈틈을 찾는 순간 인생역전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그 길로 대기업에 찾아가라고...
나중에 데이먼님께서 시간 나실 때 일감몰아주기 법안도 한 번 짚어주실 수 있나요? 에버랜드 CB사건처럼 뭔가 사후약방문 격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는 데이먼님처럼 흡입력 있는 글을 쓸만한 글솜씨도, 그와 관련한 배경지식도 부족해서...

WR
2016-02-12 21:20:05

네. 감사합니다. 저도 틈나는 대로 세법의 빈틈을 열심히 찾아봐야겠습니다.^^

일감몰아주기는 법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대기업들은 요리조리 피해갑니다.

에버랜드 CB 같은 것보다 훨씬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한번 훑어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2016-02-12 22:31:50

정말 좋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고 많이 배워갑니다~
WR
2016-02-12 22:34:59

네~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2016-02-13 00:22:22

삼성물산 제일모직합병 사건도 있죠. 흑역사를 넘어선 대한민국 주식역사에 길이남을, 온갖 편법을 다동원한 불법합병입니다. 국민연금의 합병찬성으로 인한 수조원대 손실, 삼성물산 고의수주회피, 연금과 기관들의 삼성물산매도와 제일모직매수. 이재용부회장과 최치훈 사장은 다른나라였으면 징역을 살아야했을겁니다.

WR
2016-02-13 01:15:59

제가 봐도 합병비율은 어불성설에 가까웠습니다. 전체 스토리는 너무 복잡해서 제가 자신있게 글쓰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껴서 글에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2016-02-13 02:44:28

삼성물산 주주로서 피해가 막심했던터라, 언젠간 게시판에 글을 쓰려고 생각중입니다. 합병사태를 보고 우리나라는 자본주의가 아니란걸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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