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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입장에서 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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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15:29:47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계의 많고 많은 국가들중에서 한국의 위치는 상당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됬든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이자, 교육, 복지 등의 제도도 선진국들과 비교했을때 뒤쳐질 뿐 이정도 혜택을 누리면서 사는것도 어떻게 보면 괜찮은 편이죠.

다만, 현역 고등학생의 입장에서 본 우리나라는 결코 미래가 밝은 나라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어느정도 이런 고통에서는 조금 해방되어있는 편입니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있고, 금수저까진 아니어도 남들보다는 먹고 살 걱정을 조금은 덜해도 되는, 그런 환경에서 살고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 입장은 제 3자에 가까울 수도 있기때문에, 저와 의견이 다르신 현역 학생분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세상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꼬마이기때문에, 혹시라도 틀린 사실이 있다면 따끔한 가르침을 부탁하겠습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세계에서 공부량이 가장 많은 학생들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세계 통계까지는 모르겠으나, 어느정도의 교육제도가 확립되어있는 OECD국가들중 한국의 공부시간은 단연 1위입니다.
학원, 과외시간 등이 포함된 통계입니다.

한국만큼이나 교육열이 심하다는 일본도, OECD 평균 시간보다는 낮습니다. 한국의 공부시간을 보시면, 다른 나라들과는 다르게 학교공부보다는 사교육 (분홍/보라)에 할당되는 시간이 월등히 많은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공교육보다는 입시 중심의 사교육이 한국 학생들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것은 확연한 사실입니다. 

사실, 진학에 신경쓰는 미국 학생들도 고등학교 2학년때부턴 많은 시간을 대학 진학 준비에 쏟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수능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발휘하는 한국의 입시와는 다르게 (내신도 어느정도 반영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입시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기에, 필요한 지적은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미국의 입시는 내신, 과외 활동 (클럽, 스포츠 등등), 입시시험 (SAT / ACT), 수상 경력 등 학생의 능력을 '얼마나 우리가 만든 시험을 더 잘 풀 수 있는가' 라는 잣대로 평가하지 않습니다. 

물론 미국의 입시에서도 SAT와 ACT, 대학 진학 시험의 영향력이 상당히 강한 편이기는 합니다. 다만, 미국의 학생들에게는 많은 길과 선택지가 열려있기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진학 스트레스를 받아야하는건 아닙니다. 좋은 대학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해도, 좋은 SAT성적 하나로 좋은 대학교를 노리는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가까운 선배의 이야기이기에, 신뢰하셔도 좋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의 학생들은 입시를 위한 사교육에서 한국의 학생들만큼 고통받지 않습니다. 시험 보기 몇달 전부터 바짝 공부해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면, 다른 카테고리에 신경을 쓰면 됩니다. 애초에 미국의 진학시험은 세번정도 보는게 일반적이고, 1년에 한번 보는것도 아니기에 학생에게 선택의 폭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에 한국에 놀러갔을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게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강남권 학생들이기에 더 빡빡한 스케줄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매일 학교가 끝나고 밤 12시까지 사교육을 받는 광경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알고 있었고, 저도 초등학교때 어느정도의 사교육을 받긴 했었지만, 실제로 듣는 경험담은 제가 단편적으로 알고있던 지식에 비해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가끔, 친구들을 보면서 미안한 감정도 듭니다. 저도 물론 명문대 진학에 뜻을 두고 어느정도 열심히 노력하고있었다고 생각했지만, 한국 학생들의 경쟁은 차원이 다른것이었습니다. '나는 미국에서는 아이비리그를 노리고있는데,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인서울이나 가능했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언가 맞지 않다는 생각도 났습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다니고있는 제 사촌누나가 저만큼의 기회가 받았다면 아마도 하버드, 프린스턴 대학의 정치학과를 다니고 있었을겁니다. 한국의 학생들은, 노력에 비해 그 보상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덧 새벽 한시 반이네요. 그냥 평소에 담아뒀던 생각을 중구난방으로 적은지라, 글이 상당히 어지럽습니다. 더 쓰고싶은 내용도 많이있지만, 시험공부에 피곤한 몸이 침대에 누우라고 소리치고있습니다. 나중에 더 추가하거나, 댓글로 더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리봐도 글쓰는건 제 소질이 아닌듯합니다. 
희망전공은 문과쪽인데 생각은 이과처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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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2-04 15:35:09

우리나라 교육열의 문제는, 전문화가 부족한 교육 과정도 문제라고 보네요

가령, 문과계열 출신 중에서 미적분에 투자한 시간 대비 사회 나와서 이를 활용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비교해보면, 정말 시간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육열이 높은 것도 그것이 전문성이 바탕이 될때 좋은 것이지, 이것저것 다 주입시키느라 시간을 많이 들이는 거면 사실상 효율성이 굉장히 낮은 거죠
걔 중 공부 좀 한다는 얘들만 모든 과목에서 성과를 보이는 반면, 다른 아이들은 뒤쳐진다는 이유로 선택권도 별로 없죠 하지만 이런 얘들도 뭐라도 하나를 정해서 집중적으로 한다면, 분명 지금의 평균 이상을 해낼거라고 전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우리나라도 점차 고등학교도 좀 더 대학처럼 교육 과정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네요 그렇긴 위해선 어디로 가더라도 전공과 관련된 취업이 어느정도 보장이 되야 한다는 선조건이 필요하겠지만요
차라리 사회, 역사, 철학 과목이 좀 더 중요시 되면 모를까, 지금 교육 과정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02-04 15:35:18

메가스터디 주식을 사야하는 이유.txt

진짜입니다.
요즘은 미트 피트도 하더라구요.

1
2016-02-04 15:47:18

대부분 맞는 이야기입니다.  당장에 불법여권 가격만 봐도 한국여권은 꽤나 비싼 값에 팔려나갑니다. 그 부터가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을 말하는거죠.


다만 밑에도 제가 적은 바이지만 "한국"이라는 나라는 부유해질지 몰라도 "한국인"은 아주 불행한 나라로 진행이 되고 있죠. 그보다도 더 우울한 현실은 그 속도가 아주 빨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체를 알 수 없고, 이걸 한다고 해서 보장이 되어있지 않은 과정을 밟음에도 그 과정에 엄청난 비용이 소모되고, 그 후의 리워드는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그 점이 진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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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4 15:51:34

몇가지만 수정할께요.

현재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수능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수능을 통해 정시로 가는 비중보다는 내신이나 학생부를 통해 가는 수시의 비중이 60%가 훌쩍 넘었고 이 비중은 내년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학습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것은 맞지만 레이닝님이 한국에 와서 약속을 잡지 못할 정도로 바쁜 것은 아닙니다. 강남권 학생들이야 워낙 잘하는 아이들이 몰려서 경쟁력이 빡세진 것 뿐이지, 강북에 있는 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개인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노력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학업과 대학진학에 관련된 것 만큼은요. 3년 내내 공부 열심히 해서 소위 얘기하는 스카이에 진학하면 남들에 비해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되잖아요. 우리나라처럼 대학 간판이 중요한 나라 많지 않습니다.

1
2016-02-04 15:57:06

약속잡는게 불가능햇다는 건 좀 과장아닌가요??
저는2년전에 수능쳣고 지금도 나름 괜찮은 학교에 다니고있습니다
저도 고등학생때 꽤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엿는데
친구 못만날정도로 공부만 하는애들은 거의 없엇어요

WR
2016-02-04 23:19:27

제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른분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2016-02-04 16:23:42

저도 중1까지만 한국에 있어서 지금은 잘 모르지만,, 제가 학교다닐때만해도 미술, 체육, 음악같은 과목들도 전부다 실기시험도 있었지만, 정말 쓸데없는 스포츠의 규칙이라던지, 음악이론같은것도 전부다 필시시험을 봤었습니다,, 보면서도 쓸데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제생각에는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과목을 공부시키는것 같습니다...

2016-02-04 16:52:38

솔직히 수업시간에 반수 이상은 자거나 딴짓 하지 않나요

어느정도 과장이 있기는 합니다.
Updated at 2016-02-05 00:48:25

솔직히 공부할 양도 양이지만 한국 입학 시험이 미국 입학시험들보다 난이도 자체가 더 어렵습니다.<br>문제 난이도도 더 어렵지만 한국 입학시험은 시간 싸움이에요.<br>시간 안에 누가 더 효율적으로 더 잘푸는가 싸움이기도 하죠.<br>수학,과학 등등 핵심 과목들도 훨씬 더 어려운데 거기다가 다른과목들도 잘해야하구요.<br>공부량+난이도+시간압박 이 세가지 콤보가 지옥이죠 <br> <br> <br><br><br>

2016-02-07 22:13:02

저는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분배구조의 문제에서 파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고치지않고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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