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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위험한 국가부채 그리고 아베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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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01:56:14

오늘은 D.Russel 님의 글에 대한 답으로 아베노믹스와 일본 경제에 대한 글을 쓰겠습니다. 원래는 미국와 우리나라에 대해 먼저 쓰려고 했는데, 약간 방향이 바뀌게 되었네요. 그래도 형식적으로 저의 지난 글

(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1927176&sca=&sfl=mb_id%2C1&stx=kormhs  )에 이어지는 모양새를 갖추겠습니다.


2011년 8월 5일에 세계 금융시장이 발칵 뒤집힌 사건이 있었습니다. 무디스와 함께 세계 신용평가시장을 양분한 절대강자인 S&P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로 한 단계 깎아내린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놀림을 받았던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반란을 일으킨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은 국가별 신용등급이 발표되기 시작한 194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S&P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한 첫 번째 이유로 국가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했습니다. 당시 2011년 8월의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14조 5,800억 달러로 바로 전해인 2010년 미국의 GDP를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보다 국가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한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국가부채로 인해 일본의 현재 국가신용등급은 우리나라보다 낮은 상태입니다. (무디스와 피치)



일본의 국가부채의 대부분은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국채이기 때문에 대외적인 심각성은 크지 않지만 정부가 국민의 재산으로 국가부채를 탕감하는데 쓸 수는 없으므로 국가의 재정문제가 갈수록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1970년대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의 10% 미만이었고, 경기불황이 시작된 1992년에는 GDP의 70%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90년대에 경제불황 극복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함으로 인해 재정지출은 대폭 확대된 반면에 기업의 실적 하락 및 자산가치 급락으로 인해 세수입은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게다가 부실기업의 부채가 은행의 부채로 은행부채가 국가부채로 전환됨으로 인해 1999년 일본의 국가부채는 GDP의 127%에 이르러 이탈리아를 제치고 G7 국가에서 가장 빚이 많은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아베노믹스 이전의 일본

21세기에 이르러 일본은 급격한 고령화 및 정부의 복지부담 증가 등으로 사회보장비가 크게 증가했고 08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대규모 경기부양책 실시로 재정지출 규모가 더욱 급증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속적인 세수입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거를 의식하여 세금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출 및 복지비 지출 등의 급격한 증가로 국가부채가 계속 증가하여 2012년에는 GDP의 200%를 훨씬 상회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막대한 국가부채를 해소하는 유일한 길은 경기가 살아나는 것입니다. 일본 국민들이 저축한 돈을 꺼내 쓰고, 그 돈이 돌아 내수경기가 살아나 경제에 활력이 생기면 정부의 세수가 늘어나 부채를 갚을 수 있게 됩니다. 문제는 일본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막대한 국가부채가 경제를 짓누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지출로 내수경기가 다소 회복되는가 싶으면 얼마 안가 다시 가라앉았습니다. 이미 제로금리이기 때문에 정부가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도 통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거품이 시작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1.14%였고, 그 이후 2001~2012년까지 0.79%로 저성장이 극화되었고, 2000~2012년까지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3%로 장기 디플레이션이 고착되었습니다. 일본은 장기간에 걸쳐 디플레이션→ 자산가치 하락 → 소비부진 → 생산둔화 → 물가하락 → 기업 수익감소 → 고용부진 → 소득감소라는 악순환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안전한 상품인 국채를 매입하거나, 안전하다는 이유로 가계 금융자산의 60%가 우체국 예금 및 보험상품에 집중됨에 따라 우정공사가 일본 최대의 금융기관이 되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


우체국은 예금된 돈을 기업에 대출하지 않고 국공채를 매입하는데 사용하므로 일본 국민들이 우체국에 예금한 돈은 고스란히 국가부채로 전환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2011년 원전사고 이후 무역적자국으로 전환했고, 2012년에는 중국에게 GDP를 추월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국민은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을 지지하면서 일본 경제에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베노믹스

정권을 잡은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극약과도 같은 처방을 내세웠습니다. 이 극약과도 같은 처방은 아베노믹스라고 불립니다. 아베노믹스는 ‘금융정책’, ‘재정정책’ 그리고 ‘성장전략’이라는 3대 핵심정책으로 구성됩니다. 제가 극약과도 같은 처방이라고 말한 이유는 독을 다스리기 위해 더욱 강한 독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국가부채로 인한 장기불황을 무한정 돈을 풀고, 더 많은 적자 공채를 발행해 공공사업에 투자하여 해결하겠다는 정책입니다. 경제학의 논리대로라면 이런 정책은 초 인플레이션 등 커다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베와 관료들은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은 그러한 위험을 이겨낼 만큼 강하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3대 핵심정책 중에서도 핵심은 ‘금융정책’입니다.


1. 대담한 금융정책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디플레이션으로 촉발한 악순환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정책입니다. 양적완화란 잘 알려진 대로 더 이상 금리인하가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이 국채 등 시장성부채를 직접 매입하는 정책으로 미국의 오바마 정부와 FRB도 긴 시간에 거쳐 양적완화정책을 사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양적완화는 오바마 정부와는 그 수준이 다른 것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할 때까지 무제한 돈을 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정부가 돈을 풀겠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물건 값이 오르기 전에 소비하려는 심리가 생기고 기업들은 돈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투자하게 될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아베 총리의 집권 2년 반 동안에 물가상승률 2%에 근접하긴 했으나, 그 사이 일본 중앙은행이 국채, 상장 투자신탁, 부동산 투자신탁 등을 대량으로 매입함으로 인해서 2012년 말에 138조 엔이던 본원통화량은 2015년 4월에 두 배가 넘는 300조 엔을 돌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는 일본경제는 정말로 특이한 구조입니다. 이렇게 많이 풀려진 돈은 주로 증권시장과 부동산으로 몰렸습니다. 아베 취임 2년 후 니케이 지수는 2배가 올랐고,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도 살아났습니다. 사실 아베 총리가 제시한 물가상승률 2%는 그 자체만으로 경기를 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일본 정부가 이렇게 많은 돈을 푸는 가장 큰 원인은 엔저를 유도하여 약해진 수출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더 많았습니다.


아베 취임 초에 1달러당 85엔이던 엔 달러 환율은 현재 1달러당 124엔으로 무려 46%가 상승했습니다. 이 때문에 달러 기준으로는 일본의 주가지수가 크게 오르지 않는 정상적인 모습이 되었습니다. 엔고 시대에 제품 경쟁력을 키운 일본의 수출기업들에게는 큰 호재였지만 그 반작용으로 식량 등 수입 물가도 급등했기 때문에, 수출 기업의 이득을 위해 가계가 물가상승을 부담을 떠안아 일본 국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했다는 비판에 부딪치기도 했습니다. 아베노믹스를 비판하는 일본인들은 그 정책이 일본의 부를 증가시키기 보다는 빈부격차를 심화시켰다고 주장합니다.  아베 총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초창기에 급등했던 국제 원유 값이 작년에 셰일 가스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하여 정권에게 큰 도움을 줬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출국들은 엔저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일본차와 경쟁하던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반 토막 나는 등 피해가 심각하자 우리 정부는 외교를 통해 일본의 양적완화를 막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보다는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던 미국은 일본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아베노믹스를 사실상 용인했으며, G20 국가들도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4년 1분기까지 효과를 보이던 아베노믹스는 2014년 2분기에 각종 지표가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2015년 1분기 지표는 매우 호전되었고 일본의 각종 경기가 완연히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좋아진 기업의 대부분은 수출 주도의 대기업이고, 늘어난 고용은 비정규직이 많았습니다.


아베노믹스의 대담한 금융정책은 현재까지를 기준으로 일본의 모든 파이를 더했을 때 플러스의 측면이 많은 것은 부정하기 힘듭니다. 물론 이제 겨우 시작이므로 앞으로가 훨씬 더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하락하다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런 경우에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됩니다.


2. 기민한 재정정책

공공사업을 적극 추진하여 관련 산업의 생산 및 고용 유발 효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정책입니다. 고전적인 케인즈 주의 정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규모 면에서 뉴딜 정책을 제외하고는 비교대상을 찾기 어려운 정도입니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지금까지 20조가 넘는 규모의 재정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풀었고, 향후 10년에 걸쳐 100조~200조 엔에 상당하는 재정지출을 공공사업에 투자하여 관련 산업의 생산 및 고용 효과를 유발하겠다는 전략인데, 소비세 인상을 통해 재정건전화 방안도 병행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4년 4월부터 소비세를 5%에서 8%로 인상했고, 올해에 또다시 8%에서 10%로 인상할 계획입니다. 정치인들에게 자살골과 같은 세금 인상조차 과감히 시행할 정도로 아베 정권은 자신감이 있습니다. 최근 안보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걸 보면 자신감이라기보다는 만용과 만행에 가까워 보이기도 합니다. 아베노믹스의 기민한 재정정책은 정부가 적자 공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일본의 막대한 국가부채 규모를 감안하면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하락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아베 정부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재정정책은 금융정책의 혜택이 주로 자산을 가진 부유층과 수도권에 집중된다는 비판을 감안해 주로 지역경제 활성화, 중소기업 지원, 소외계층 복지대책 등에 집중되지만 소비세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고통이 늘어난 상황이기도 합니다.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 모두 이론적으로는 극약처방에 가까울 정도로 위험한 정책입니다. 일본이 아닌 제3세계 국가가 이런 정책을 펼치다가는 머지않아 초 인플레이션을 맞이하기에 딱 맞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습니다. 아베 총리는 늘어나는 국가부채를 줄이는 데는 당분간은 관심도 없을 겁니다. 장기 불황을 겪다 보면 정치인이 이런 해법을 들고 나오는 걸 국민들이 지지할 수도 있다는 걸 일본이 지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부채가 증가하다가 갑자기 이자율이 크게 오르게 되면 일본정부가 그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할지 저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3. 새로운 성장전략

아베노믹스의 3대 핵심정책의 마지막은 새로운 성장전략입니다. 아베정부는 일본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국기업의 유치를 위해서 2015 회계연도부터 법인세 실효세율을 단계적으로 낮춰 현행 35%에서 20%대로 대폭 떨어뜨린다는 방침입니다. 그밖에도 각종 성장전략들이 있는데 현 상황에서 우리에게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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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5-07-20 05:11:27

늘 그렇듯이 잘 읽었습니다. 


1번 항목에서 아베노믹스로 돈을 풀어 엔저가 왔고, 이로 인해 피해를 입게 된 한국에서 외교를 통해 일본의 양적완화를 막으려 노력했다가 실패했다고 나오는데, 한국 또한 서브프라임 때 엄청나게 돈을 풀었던 걸로 기억하거든요(그 유명한 강만수의...). 개인적으로는 아베노믹스의 현 일본이나 서브프라임 때의 한국이나 사실상 환율조작국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글쓴이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WR
2015-07-20 09:37:37

각 나라마다 자신의 통화를 평가절하시키려는 시도를 어느정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환율조작국이라면 중국을 꼽을 수 있는데, 공산당 정부가 직접 나서서 엔화가 오르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엄청난 달러를 사들여서 세계 최대의 채권국이 되었지요.


MB 정부의 강만수 장관은 정부가 환율에 개입해야 한다는 철학을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국제경제의 판세를 잘못 읽고 말을 함부로 하는 바람에 정부가 본격적인 개입을 하기도 전에 환율이 크게 흔들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리먼 파산이후 본격적인 금융위기때 돈을 많이 푼 것은 환율조작의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엔화의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는데, 소비재의 인플레이션 대신에 기업가치의 인플레이션이 왔습니다. 그런 기업가치 인플레이션에 달러가 반응하게 되니 달러 환율이 많이 올랐고, 아마도 아베 정부가 실제로 바라던 상황이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환율 조작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15-07-20 07:49:42

잘 읽었습니다.


저런 처방을 써야할만큼 일본의 경제상황이 안좋았다고 할 수도 있는거겠죠?

과감하게 남의 눈치 보지않고(오직 미국 눈치만 보고) 정책을 추진하고 실행하고 있는데, 말씀하신대로, 향후 상황이 바뀐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되네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현 정부는 뭘 하고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WR
2015-07-20 09:43:34

감사합니다.


실제로 아베노믹스는 아주 위험한 정책일 수 있습니다. 예전의 일본 정부도 통화량 증가와 재정지출 등으로 경기부양을 했지만 한계까지 밀어부치지는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그걸 한계까지 밀어부치겠다는 것이었지요. 미국의 입장은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것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일본을 제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황이 바뀌어서 금리가 눈에 띄게 오르는 경우 일본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저도 의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아베노믹스에 계속 당하고만 있는 셈이지요.

2015-07-21 14:26:56

미국이 제지하지 않는다기보다 미국의 용인하에 저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쉐일가스 얘기를 잠깐 언급하셨는데, 쉐일가스의 채취시기도 참 극적으로 일본에 도움을 줬지요.
물론 미국이 필요한 시기에 쉐일가스를 열고 그 시기에 맞물려 일본이 운좋게 득을 봤다고 볼수도 있지만 그런 느낌보다는 미국에 선택받아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할까요?
일본의 군사적 제재가 풀려가는 것도 사실 미국의 뒷배가 없으면 불가능해 보이는 진행이고, 결국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파트너로 일본을 살리는 쪽을 택했기 때문에 저렇게 과감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2015-07-20 08:39:55

정말 잘 읽었습니다. 이자율이 올라가게 되면 어떻게 대처하게 될지 참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일본내에서 아베의 인기는 상당하더군요. 경제정책의 성공때문인 것은 이해가 되는데 지나친 우경화는 우려가 되네요.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WR
2015-07-20 09:45:21

실제로 1920년대 영국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정부 지출의 절반가량을 이자 갚는데 쓰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영국은 예전의 영광을 회복할 수 없게 되었지요. 일본의 경우는 잘못되면 더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7-20 10:03:23

아베인기가 상당하다구요?

이번 법안가결로 지지율은 지지율대로 떨어지고 시위 일어나고 장난 아닙니다;
2015-07-20 11:26:08

불과 최근까지 좋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사를 찾아보니 최근 몇주새 많이 떨어졌군요. 

정보 감사드립니다. 
2015-07-20 11:50:37

그 시위안하기로 유명한 일본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거 보면 말 다했죠. 

2015-07-20 10:11:22

궁금한게, 왜 일본 국민들은 국채를 저렇게 사주는거죠?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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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10:25:55

일본은 예전부터 저축률이 높기로 유명했는데,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은행들의 부침이 심하다보니 더 안전한 쪽으로 쏠리게 되었습니다. 경제는 10년째 디플레이션이고 단기금리는 0에 가까운데, 장기금리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하고 수익률도 비교적 높은 국채로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양적완하도 원래 목적인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갭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지요. 지금은 일본은행(중앙은행)에서 국채를 싹쓸이하다시피 해서 물량도 없고, 수익률도 거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2015-07-20 10:49:19

아베노믹스의 경제적인 분위기는 알겠는데, 외교적인 성향은 왜 그래야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궁금하더군요. 이번에도 아침에 좋은 글 읽고 갑니다!

WR
2015-07-20 12:55:41

고맙습니다. 좋은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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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5-07-20 11:19:48

안녕하세요. 전공이 무엇인지 늘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 경제가 중증이기 때문에 나온 것임은 분명하고, 결국 30년 전.. 플라자 합의가 지금의 사태까지 이르게 된 주범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몇 가지 빠진 키 이벤트를 넣어 짧게 풀어 보면
(미국의 쌍둥이 적자) - 플라자 합의로 환율 100% 절상 - 수출 경쟁력 급감 - 금리 인하 및 내수 진작 - 자산 버블 - 버블을 줄이려 금리 인상 - 90년대 초 풍선 펑!, 잃어버린 10년 失われた10年 시쟉! (물론 10년으로 끝나지 않아 함정)) - 고베 대지진이 발생, 재건사업에 무지막지한 재정을 소진 - 이후 재정 적자를 내며 확장적 재정정책, 신규 통화 공급을 통한 확장적 통화정책을 계속 썼으나 실패 - 2천년대 초 고이즈미 내각 등 민영화 및 구조개혁을 진행하였으나 백약이 무효.. - 아베노믹스.

일본 경제가 신기한 것이, 기존 주류 거시 경제학의 조절 장치인 재정통화정책이 모두 통하지 않은 것입니다. 돈 쓰라고 현금 줘도 예금하는 식으로, 재정정책의 임팩트 (승수)가 적었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시장 참여자들 역시 재정정책의 효과를 불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통화량의 증가가 지속적으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목 GDP도 움직이지 않아 (이론상으로는 명목GDP가 올라가고 환율이 떨어져 이 효과가 일부 상쇄될 것이었으나) 손발이 다 묶인 상황이었습니다.

백약이 무효한 상황에서 정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은 결국 기다리기와 대체의학(?)으로 마약 맞는 것인데, 표 심을 자극하는 데에는 마약 맞는 편이 자민당 측에서는 나았겠지요..  
그래도 이자율 상승 시 부채 부담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실 것이 없는 것이, 제로금리 탈출이야말로 일본 경제가 다시 엔진을 제대로 켜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그 때부터는 세수 확대 등 어떻게던 수가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경우 이자 상환을 위한 추가 국채도 아마 소화될 것으로...) 최악은 아베노믹스도 별 효과가 없어서 통화량 급증과 버블만 갖고 오고 GDP가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현재는 그래도 자동차에 시동은 걸린 모습입니다. 예전의 그 튼튼한 신체 (제조업 기반, 많은 인구, 저축과 국채매입으로 보여주는 열렬한 믿음(?))가 있으니 마약 맞아도 부작용은 나중에 생각하는 것으로~
WR
3
2015-07-20 13:01:20

매번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제가 글에서 염려스럽다고 한 부분은 이자율이 그냥 상승하는 게 아니라 크게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는 세수를 크게 초과하는 정부의 이자지출이 발생하게 되므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보통 정부의 중요한 정책결정은 그 결과의 핵심 요인들이 알려져 있지 않을 때 가장 유력한 결과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여러 다양한 결과들에 기반에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택합니다. 통계학적 용어를 쓰자면 베이지안 의사결정의 원리가 적용된다고 해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경우 금리의 대폭 상승이라는 거의 최악의 결과는 처음부터 아예 배제한 듯 하고, 지금 Derek Fisher 님도 그런 경우를 배제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자율은 흔히 코끼리에 비유돼서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한번 성나면 아주 사나워져서 미친듯이 날뛰고 죽음의 파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저도 걱정되지만 그런 우려가 단순한 우려로 그치게 되길 희망합니다.

3
2015-07-20 14:11:19

예. 베이지언 이라는 단어는 참 오랫만에 듣게 되네요.  (공부에 게을러서)


카지노에 가보셨는지 모르지만, 카지노에서 흔히 얘기하는 전략 (이라기엔 단순 택틱이지만)으로 줄타기..라고 더 잘 알려진 마틴게일 베팅이 일본의 지금 상황으로 비유할 법합니다. 홀/짝 베팅에서 한 쪽에 1을 걸고, 틀리면 다음에도 같은 쪽에 2를 걸고, 4를 걸고, 8을 걸며 판돈이 올라가며 계속 틀려도 한 번이라도 맞으면 손실이 복구되는 것처럼, 빚을 내어 재정/통화정책을 쓰고, 안 통해서 은행 예금이 되면 다시 그것만큼 채권 매입이라는 형태로 판돈이 되어 다시 빚을 내어 돈을 시장에 넣더라도 시장이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돌기 시작하면 그 빚을 거진 다 갚을 수 있는 건데요..
마틴게일 베팅이 만능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충분한 판돈과 더불어) 하우스의 테이블 리밋 한도가 카지노에 있듯, 경제의 기초체력 +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남았느냐가 일본의 줄타기 베팅에 있어 열쇠인 셈이고요..

말씀해 주신 리스크는 100% 맞는 말씀입니다만, 제 생각에 자민당과 대장성의 스탭들은 안전판을 믿고 (다른 말로 국민을 호구로 알고) 막 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국민들이 국가 전반에 대한 신뢰가 모두 깨지고 엔화를 모두 출금하여 달러 등으로 바꾸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정말 국가부도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인데, 애국심이 투철한 일본 특성 상 그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일본의 채권, 특히 국채 시장은 머리로는 이해가 안되는 시장이라... 
1. 올해 초 기준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보유 비중은 9% 선으로.. 애국심에 기반한 자국 채권 매입은 국채 쿠폰 가격이 타 국가에 비해 매우 낮게 유지되도록 하였습니다. 미국 30년 t-bill이 3.1%인데, 일본 40년 국채가 1.6%라는 건 리스크 프로파일 상 누가 봐도 이상한 숫자이고, 향후 이자율 급등이 오더라도 이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 있게 합니다. 해외 투자자들이 안 사도 국내에서 1:1 이상의 경쟁율로 소화될 것이니까요..

2. 아래 그림은 일본 대장성이 발표한 기간 별 채권 만기 스케줄입니다. 하단 숫자가 잔존 만기 년수. 현재 최장 40년물을 발행하여 끝 수가 39.. (후덜덜) 미국도 발행하지 않는 40년 만기 채권을 올해에도 연 이자율 1.4%~1.7%로 발행해서 국채의 듀레이션을 아주 길게 (계산은 안 해봤지만 어림잡아 10년 이상) 분산시켜놨습니다. 유통 시장에서의 이자율 급등이 발행 시장에서의 큰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혹은 국민의 충성심을 이용해먹는) 대장성의 심모원려지계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쏘쓰는 대장성 뉴스레터 15년 5월호..
http://www.mof.go.jp/english/jgbs/publication/newsletter/jgb2015_05e.pdf





WR
1
2015-07-20 15:45:36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마팅게일 게임은 19세기에 프랑스에서 유행했고, 게임참여자에게 불리한 구조이고 잠재적 위험이 너무 커서 현재는 카지노에서 금지된 걸로 압니다.^^ 저도 글을 쓸 때 아메노믹스를 마팅게일 게임에 비유하려고 했는데 Derek Fisher 님 글에서 그 단어를 보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40년 초장기 채권은 유럽에서는 이미 발행되었고, 일본 재무성에서는 7~8년 전에 처음 발행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엔화는 매력적인 안전통화로 인식되었습니다. 일본의 달러 보유량이 워낙 많아서요. 작년에 1.9%로 발행한 건 주로 일본은행에서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사들였습니다.


본질적으로 저와 Derek Fisher님은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금리가 갑자기 많이 오르게 되는 경우를 걱정한 것인데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 처럼), 금리가 많이 오르면 듀레이션이 긴 채권일수록 가격이 많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공공 민간부문 할 것 없이 엄청난 액수의 현금이 증발하게 됩니다. 일본은행이 보유중인 엄청난(거의 10%) 국채 가격이 폭락하면 그 손실은 모두 정부 재정에서 충당해야 합니다. 또한 외국인들에게 그동안 안전자산처럼 인식되었던 일본국채에 대한 신용이 망가집니다.


올 가을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 같은데, 지금까지는 한번 인상하기 시작하면 꾸준히 인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지요.) 세계적으로 이렇게 돈이 많이 풀린 시점에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주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처음부터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좋은 말씀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15-07-20 16:21:25
관점은 99가 비슷하고 1이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일본의 금리는 그다지 커플되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 - 일본의 제로금리는 10년도 넘은 일로 골디락스 시절에도 금융위기 시절에도 그랬음, 미국 대비 일본의 금리가 지금도 더 낮고, t-bill + risk premium 으로 프라이싱되지 않으며, 주로 자국에서 소화 중임. 

대장성 - BOJ + 일본 대형은행 - 일반 시민이 동일한 incentive scheme을 지니는 한 현 구조는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고, 금리는 저축이 동반되는 한 콘트롤이 되므로 예금이 이탈하는 트리거만 존재함.. 

아, 마틴게일은 현금이 무제한이라면 참여자에게 확실한 수익을 줄 수 있는 베팅 방법이고 (언젠가 한 번만 이기면 전세 역전이니) 그래서 최소 베팅금액과 최대금액을 제한하여 무제한 반복되는 것을 카지노가 제한합니다.. 보통 현실에서는 미니맥스가 6배 정도일 겁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5-07-20 11:21:53

결국 부채가 많아지면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니까요. 기업이나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금융위기나 IMF, 오일쇼크처럼 위기는 부지불식간에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아베의 정책은 그때에 가서야 제대로 평가 받지않을까 합니다.

WR
2015-07-20 13:03:11

국가부채가 국민을 습격하게 될 때는 아베가 정계를 은퇴했거나 세상을 떠난 후일 수도 있습니다. 그분이 자신의 인기와 정치적 야망을 위해 후대에게 끔찍한 유산을 물려준 악덕 정치인으로 기억되지 않게 되길 바랄 뿐입니다.

2015-07-20 12:35:50

글 잘 읽었습니다.

2011년이 딱 복학한 시기였는데 때 마침 모두가 다 알고있는 사고가 터지면서,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현 상황은 다소 정치적인 판단들이 앞서는 것 같았습니다.
미국이 엔저를 그렇게 용인하고 있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죠.
수시로 오바마는 일본을 두둔하는 행동들을 보여왔습니다.
반면 한국에 대한 태도는 친중국 성향으로 보고 있고 다소 한국이 피해를 보더라도 일본을 기세워주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태도 때문인 것 같습니다.
WR
2015-07-20 13:04:30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부의 정치력과 외교적 역량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2015-07-20 13:48:58

아베 정권의 우경화는 여러가지 요인들(외교, 정치, 지지기반, 태생적 문제 등등)이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본문에도 나온 '빈부격차 심화'에 가장 큰 원인이 있습니다.
여기에 소비세가 재차 인상되는 등 저소득층, 워킹푸어 계층의 불만이 계속 올라가는 중이죠.
이 상황에서 불만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외부의 적을 만들어서 시선을 돌리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사실상 한국와 일본 정부가 서로 짝짝쿵을 맞추고 있는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죠.
이명박의 기습 독도 방문으로 가장 이득을 본 건 아마 아베일 겁니다.
WR
2015-07-20 15:48:30

우리나라도 의도적으로 환율을 낮춰서 수출기업을 밀어주면 높아진 달러 환율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을 받습니다. 서민층의 희생으로 나라의 파이를 더 키우는 정책은 성공 여부와는 별개의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여러 면에서 MB와 아베는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2015-07-20 14:10:45

일본의 구직자 대 일자리 비율이 1.19대1 수준으로 떨어져 직장을 취업자들이 골라 가는 상황이 왔다고 하는데아베노믹스와 어떤 연관이 있나요?

WR
2015-07-20 15:49:42

올해 초부터 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좋아져서 고용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건 주로 양적인 측면에서이고, 직장을 취업자들이 골라갈 정도는 아닙니다.

2015-07-20 16:51:23

대기업이야 당연한거지만 골라가는 분위기 있는건 사실입니다. 내정 2~3개씩 받는 애들이 결코 적은숫자가 아니거든요.

2015-07-20 18:01:46

저 개인적으로는 엔화 = 달러동기화 요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의 금리가 급격하게 변해도 일본은 크게 타격이 없을거라는거죠. 오히려 그렇게 됨으로써 새로운 투기세력과 버블로 인한 경제상승을 기대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노골적인 화폐찍어내기입니다. 


사실 저렇게 화폐를 무한정 찍었다가 험한꼴을 본 나라가 바로 독일입니다. 그 뒤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나왔는데 지금의 엔화는 '합의된' 양적완화인지라 그거랑은 조금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내용은 어떤 경제학 교과서나 이론으로도 증명이 불가능한거죠. 

일본이 지속적으로 '아몰랑~'을 시전하고 중국이 저렇게 팽창하면 가운데 끼어있는 한국은 말라죽는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지금 이 순간에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봅니다.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총칼 들고 땅을 밟아야 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돈과 정치화로 새로운 위성의 건설이 되고있지 않나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5-07-20 18:03:49

일본 부채 비율이 상당하네요.그냥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는듯... 일본이 무너지면 주변국 영향이 상당할텐데 참 걱정이네요.또한 우리나라 흘러가는 상황이 일본을 많이 따라 간다고 하니 더 걱정이구요.

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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