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방위는 현행 법 체계상 피할 수 없는 불행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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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4-10-24 15:37:26
저는 판결문까지 전부 정독하고 나서 내린 결론은 충분히 실형을 선고 받을만 하다는 입장이지만
많은 분들이 그래도 좀 아닌거 같다고 씁쓸해 하는 부분도 이해는 됩니다.
왜냐면 애초에 저 도둑이 집에 침입하지 않았으면 집주인은 이 사건에 휘말일일이 없었으며
이미 도둑이 집에 침입한 입장에서는 집주인은 아무 잘못 없이 리스크 있는 선택을 강요받은 거니까요.
같은 상황에서 집주인이 내릴 수 있는 판단은 크게 나누면 두가지가 있었죠.
첫째는 도둑의 위협성에 대한 진단을 스스로 내리고, 적당히 진압하고 나서 경찰을 부르는게 있었겠죠.
다만 이것은 전문가가 아닌 집주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리스크를 수반하게 됩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당장은 위협 요소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여도
제압된 척을 하고 있다가 만약에 숨기고 있던 흉기라도 있어서 반격을 시도할 경우
자칫하면 뒤질수도 있는 상황이니까요.
일단 남의 집에 나쁜짓을 하러 온 도둑에 대해 보이는것만으로 함부로 재단을 했다가 목숨을 잃는다..
그야말로 개죽음이죠. 확률은 적어도 리스크 자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망설일수밖에 없죠.
두번째는 일단은 도둑에 대한 위협성을 진단하는것을 미루고, 완전 무력화 시켜서 확실히 제압하는거죠.
이 경우는 본인이 초기 제압에 성공했을경우 생명에 대한 안전은 보장할 수 있지만
지금 있었던 사건처럼 과잉진압으로 인해 본인 인생이 꼬여버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양형이 정당방위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졸지에 자신은 평생 남을 죽인 사람으로서 살아가야 되는건데, 그것도 역시 도둑질을 당한 대가로는
너무나도 큰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집주인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잘못하면 살인자 / 범죄자가 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선택에 직면한겁니다.
그러니까 감성적으로 아무리 집주인이 그릇된 선택을 해서 사람을 하나 죽게 만들었어도
사람들은 '애초에 그런 선택에 직면하게 만든게 침입자 아니냐.' 라고 따지는거고
그런 생각을 하는게 그렇게까지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어찌됐건 정당방위 긴급피난 면책 요건자체가 악용할 소지가 굉장히 많다고 할수는 없지만 아예 없는것도 아닌 부분이고
법적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지금처럼 엄격하게 적용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밑에 매니아분들 말씀대로 항고하고 나서 결과가 바뀔수도 있을만큼
잘잘못을 가리기 애매하고 씁쓸한 상황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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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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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기준입니다.
이번 사건과는 별개로 저희집에 누군가 침입한다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네요..